[현장] 홍콩에서 울려퍼진 ‘대한독립만세’...3.1운동 100주년 기념식 개최
[현장] 홍콩에서 울려퍼진 ‘대한독립만세’...3.1운동 100주년 기념식 개최
  • 홍콩=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3.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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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한국국제학교 대강당에서 개최...400명 참석해 ‘만세’ 3창

홍콩한국국제학교 대강당에서 ‘대한독립만세’ ‘대한민국만세’의 우렁찬 함성이 울려퍼졌다.

홍콩총영사관(총영사 김원진)과 홍콩한인회(회장 김운영)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3월1일 오전 10시 홍콩한국국제학교(KIS) 강당에서 교민과 학생 등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김원진 총영사와 김운영 한인회장 및 여성회 상공회 체육회 등 각종 한인단체, 한인사회 원로, 홍콩한국국제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홍콩총영사관 주최로 열리는 3.1절 행사는 매년 영사관내에서 개최돼 왔으나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생들에게도 3.1운동의 의미를 알리고, 행사에도 참여시키자는 뜻으로 학교에서 대규모 행사로 개최했다고 한인회측은 밝혔다.

기념식은 오전 10시 학교 학생들의 기념공연으로 시작됐다. 먼저 학교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학교 오케스트라단의 반주에 맞춰 ‘아름다운 나라’를 부르고, 이어 6명의 어린 학생들이 전통복장으로 ‘꼭뚝각시’ 춤을 앙증맞게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국제학교의 한국과정 학생들은 물론, 인터내셔널과정에 다니는 외국국적 학생들도 참여해 공연내용도 우리말과 영어 두 언어로 소개됐다.

이어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이 낭독됐다. “오늘 우리들의 거사는 정의 인도 생존 번영을 위하는 겨레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치닫지 말라. 마지막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한 순간에 다다를 때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스럽게 발표하라....” 이런 내용의 기미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학생대표 2명이 무대에 올라 우리말과 영어로 번갈아가며 낭독했다.

본 행사는 이윤지 전 YTN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함께 진행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 애국가는 4절까지 제창되고,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이 뒤따랐다. 애국가를 부를 때는 사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한국의 자연경관과 문화가 대형화면에 애국가 가사와 함께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메인 프로그램인 대통령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는 김원진 홍콩총영사가 대독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100년 전 오늘, 우리는 하나였습니다”로 시작하는 기념사는 “3월 1일 정오, 학생들은 독립선언서를 배포했습니다. 오후 2시, 민족대표들은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가졌고, 탑골공원에서는 5천여 명이 함께 독립선언서를 낭독했습니다. 담배를 끊어 저축하고, 금은 비녀와 가락지를 내놓고, 심지어 머리카락을 잘라 팔며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던 노동자와 농민, 부녀자, 군인, 인력거꾼, 기생, 백정, 머슴, 영세 상인, 학생, 승려 등 우리의 장삼이사들이 3.1독립운동의 주역이었습니다”로 이어졌다.

김원진 홍콩총영사가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하고 있다
김원진 홍콩총영사가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신한반도체제’를 일궈나가겠다”면서,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는 남과 북을 넘어 동북아와 아세안, 유라시아를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사는 “지난 100년의 역사는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앞으로의 100년은 국민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이 될 것이며, 안으로는 이념의 대립을 넘어 통합을 이루고 밖으로는 평화와 번영을 이룰 때 독립은 진정으로 완성될 것”이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기념사에 이어 3.1절 노래가 울려퍼졌다. 현장에 함께 한 남녀노소 400명이 ‘그날은 우리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를 목청껏 외쳤다. 3.1운동을 소개하는 기념영상도 대형 스크린으로 방영됐다. 아리랑TV가 제작해 영어로 소개한 영상이었다.

이어 3.1절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만세3창이 뒤따랐다. 만세3창은 김재강 제38대 한인회장이 선창했다. 김재강회장은 1994년부터 96년까지 홍콩한인회장을 지낸, 교민사회 원로다.

만세3창이 끝나자, 김운영 홍콩한인회장이 단상으로 올라 인사말을 했다. 홍콩한인회 제50대 회장인 김운영 회장은 홍콩한국국제학교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김회장은 “100년 전 오늘, 우리의 선조들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여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전국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면서, “3.1운동은 우리 민족에게는 민족의식을 깨우친 계기가 되었고, 임시정부수립을 통해 독립의 단초가 되었으며, 민중에 의한 비폭력 평화 운동으로서 중국, 인도, 이집트, 터키 등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민족운동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었다”고 소개했다.

김운영 홍콩한인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운영 홍콩한인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올해는 홍콩 교민사회에도 큰 의미가 있는 해”라면서, “70년전인 1949년 오늘, 홍콩 한인회가 창립총회를 통해 설립되었고, 같은 해 5월 1일 홍콩 영사관이 설치되어 홍콩에서 우리 교민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김회장은 홍콩한인사회의 발전사도 소개했다. 1950년대 홍콩은 작은 항구도시였고, 1960년대에 우리나라의 5개 무역상사가 진출했으며, 1960년 3월 1일, 영사관 사무실을 빌려서 교민 자녀 6명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친 것이 현재 470여명이 재학중인 토요학교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교민의 수가 많아지면서 1988년 Pok Fu Lam Road 서남쪽의 유치원 자리를 임대하여 9명의 교직원과 49명의 학생으로 ‘홍콩 한국학교’가 설립됐고, 홍콩 정청과 협의를 통해 1992년 현재의 사이완호 부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1994년에 마침내 한국국제학교를 만들게 됐다고도 소개했다.

현재 홍콩 한국국제학교는 학생수는 700명을 넘어섰고, 대학입시에서도 한국과정과 국제과정 모두 많은 학생들을 세계 명문대에 진학시키는 성과를 이루면서, 홍콩의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김회장은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70년간 홍콩 교민의 역사는 삼일정신을 이어받은 단결과 화합의 역사”라면서, “선배들의 헌신과 봉사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단합하는 홍콩 한인사회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기념식은 다시 학생들의 ‘강강술래’ 축하공연에 이어, 이윤지 사회자의 제안으로 모두 일어서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3창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인사회 원로들은 학생들도 대거 함께 한 3.1절 기념식에 격동된 나머지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기념식장 입구에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위원들의 대형 사진과 함께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어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한참동안 이어졌다.

행사후에는 대강당 현장에서 한국식 점심 상차림이 마련돼 떡과 떡볶기, 김밥, 식혜 등으로 오찬시간을 즐겼다.

홍콩한인회는 이날 행사후 한국학교 4층 회의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해, 올해 행사계획을 통과시켰으며, 시내의 아리랑 레스토랑으로 옮겨 뒷풀이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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