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8회 유럽차세대웅변대회에 26명 출전...웃고 우는 발표 무대 만들어
[현장] 제8회 유럽차세대웅변대회에 26명 출전...웃고 우는 발표 무대 만들어
  • 마요르카(스페인)=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3.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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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와 임시정부, 유럽한인이주 100주년 기념...이탈리아의 양서현양이 대상 수상

“3월2일 제가 다니는 로마한글학교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연날리기를 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정성들여 예쁘게 연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연 위에 ‘대한민국’이라는 글자를 크게 썼습니다. 콜로세움 앞에서 우리는 마음껏 연을 날렸습니다. 태극기가 그려진 연들과 ‘대한민국’이라 쓰인 연들이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휘날렸습니다. ‘대한독립만세’도 큰 함성으로 울려퍼졌습니다.”(중고등부, 이탈리아, 주세삐 나혜원, 우리나라 대한민국)

“제가 다니는 노르웨이국제학교에서도 K-POP은 유명합니다. 최근 저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에서 1주일 뒤에 춤경연대회가 있는데요. 저는 그룹을 만들어 친구들한테 한국 K-POP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K-POP을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를 알리고 대한민국의 명예를 높이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K-POP전도사가 되겠습니다.”(초등부, 신효경, 노르웨이, 한국문화 K-POP 전도사)

“안중근 의사가 당긴 그 권총의 방아쇠는 단지 이토 히로부미만 겨냥한 게 아니라 우리를 유린하고 집어삼키려 했던 일본 제국의 야만적인 행동과 비인간적인 처사에 대해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쏜 방아쇠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우리에게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입니다.”(중고등부, 독일, 최한나, 포기할 수 없는 역사)

“3.1운동으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많은 소녀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소녀들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리면서도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저 우리끼리 사랑한다고 우리말로 말할 수 있는 자유, 그 당연한 권리를 주장했던 것입니다. 어린 영혼들의 이 작은 소망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탄생을 낳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간절한 외침으로 탄생한 소중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요즘 김치녀 한남 헬조선이라며 서로를 비난하고 비하하는 부끄러운 글들을 인터넷에서 종종 봅니다. 그때면 눈을 감고 그날의 함성을 떠올려봅니다.”(중고등부, 스페인, 이보미 엘리사 가스탈디, 숭고한 사랑)

3월23일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에서 낭랑한 웅변소리가 호텔 실내에 울려펴졌다. 유럽한인총연합회(회장 유제헌)가 주최하고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회장 김영기)가 주관한 제8회 유럽한인 차세대 웅변대회가 열렸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유럽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의 뜻도 담은 유럽한인 차세대 웅변대회에는 유럽 각국에서 온 청소년 연사 26명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웅변대회는 마요르카 중심지인 팔마데마요르카의 멜리아 팔마 마리나호텔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렸다. 마요르카는 휴양지로 유명한 지중해의 섬이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비행기로 한시간이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며, 유럽 각지로도 항공노선이 연결된다.

이 섬은 특히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타계할 때까지 살았던 곳으로, 당시 그가 살던 집에는 셋째 딸이 지금까지 살면서 기념관으로 꾸며놓고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비는 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찾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웅변대회에 참여한 연사들과 가족, 유럽지역 전현직 한인회장 등 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애국가’ 제창으로 막을 올렸다.

유제헌 유총연 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해이며, 유럽 최초 한인단체인 '재법(在法)국민회'가 설립돼 조국 독립에 기여했고, 1921년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최초의 유학생 단체인 '유덕(留德)고려학우회'가 설립됐다”고 소개하며, “우리의 아이들이 3.1운동의 정신을 노래하고 외치는 오늘이 남북통일을 향한 위대한 역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영기 스페인연합회장은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다”면서 웅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힘든 여건에서도 열심히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우리말을 배우는 유럽한인 차세대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환영사를 했다.

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참석한 재외동포재단 오영훈 기획이사는 “재외동포재단은 가칭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를 통해 재외동포의 모국에 대한 기여를 알리고 내외동포간의 이해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성원을 당부하는 한우성 이사장의 축사를 전달했다.

마드리드에서 온 전홍조 주스페인대사는 “스페인에서도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스페인내 5개 대학에 한국학과가 개설돼 있고, 세종학당도 2개가 있다”면서 “우리 차세대들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포부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어달라”고 축사했다.

이어 심사기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웅변대회가 시작됐다. 연사들은  초등 중고등 다문화부 구분 없이, 전날 제비뽑기를 한 순서대로 연단에 올랐다.

“제가 처음으로 친구들한테 알려준 말은 ‘안녕’입니다. 만날 때도 안녕, 헤어질 때도 안녕. 그러고 보니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은 참 똑똑한 것 같습니다.”(초등부, 독일, 이나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 살기가 어렵고 고달픈 것은 압니다. 학생이나 어른 모두 인생이 힘든 것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역사를 배우며 살아야 합니다.”(중고등부, 스페인, 박하이)

“처음 본 사회 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습니다. ‘죽은 사람을 왜 화장 할까요?’ 저도 궁금했습니다. 결국 저는 ‘죽어서도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라고 답을 썼습니다.”(중고등부, 폴란드, 서동민)

연사들의 ‘돌출적’ 발표내용에 객석에서는 웃음꽃이 터지는 해프닝도 반복됐다.초등부와 중고등부 다문화부의 3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진 이날 대회에는 초등부에서 11명, 중등부에서 10명, 다문화부에서 5명의 연사가 참여해 기량을 겨뤘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치러진 열띤 대회에서 대상인 외교부장관상은 이탈리아에서 온 초등부 양서연 양이 받았다.

“스페인에는 한국 민요와 가곡을 부르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있습니다. 지휘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페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최고의 합창단입니다. 이 합창단이 부르는 ‘아리랑’을 들으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낍니다. 이 외국사람들이 머나먼 나라에서 우리의 음악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개개인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입에서 입을 통해 세계인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이 될 때까지 여러분의 목소리를 보태 주세요.”(초등부, 이탈리아, 양서현, 세계속의 아리랑)

최우수상인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상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발표한 독일의 이나라(초등부), ‘애국의 길’을 발표한 오스트리아의 유준(중고등부), ‘나라를 사랑하는 노래’를 발표한 이탈리아의 마르코 아울렐리오 가스틸리(이율, 다문화부)가 수상했다.

우수상인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상은 ‘대한독립만세’를 발표한 스페인의 권용현(초등부), ‘숭고한 사랑’을 발표한 이탈리아의 이보미(중고등부), ‘3.1독립만세와 유관순’을 발표한 스위스의 엘리사 와그너(다문화부)가 받았다.

심사는 내용 표현력 발음 태도 호응도 등 5개분야를 두고 채점했으며, 오영훈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 나상원 프랑스한인회장,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가 심사위원을 맡았다.

심사평에서 오영훈 이사는 “연사들이 발표를 위해 공부하고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며, “너무 잘한다”고 말했고, 나상원 회장은 “웅변대회인 만큼 낭독이 아니라 음의 높낮이를 통한 전달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환 대표는 “오늘의 키워드는 ‘100년의 반성과 다짐’인 듯하다”며, “3.1운동에 대한 발표는 많은데 임시정부 주제에 대한 발표가 없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에 앞서 재능자랑도 이뤄져 생기발랄한 유럽 차세대들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재능을 활발하고 재미있게 펼쳐 웃음과 감탄을 자아냈다.

유럽한인총연합회는 웅변대회 전날인 22일에는 같은 호텔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유럽한인이주 100주년 기념행사 진행을 위한 추진위 결성, 여름 유럽총연 체육대회 개최 장소 선정 등을 두고 밤늦게까지 토의해 집행부에 결정을 위임했다.

22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로 열린 이 행사는 23일 마요르카 섬 관광과 팔마데마요르카 시내 관광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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