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66] 효창공원
[아! 대한민국-166] 효창공원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9.04.06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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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효창공원 하면 떠오르는 것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백범(白凡) 김구(金九)주석이다. 그의 무덤이 거기에 있고, 2002년에는 백범김구기념관이들어서서, 독립운동, 민족정기와 관련한 행사가 여기서 열리고 있다. 그러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독립운동 기념공원이라 할 수 있다. 백범의 묘소 외에도 독립운동가 7인의 묘 또는 가묘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효창공원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22대 정조가 30세에 그가 처음으로 얻은 아들 문효세자가 홍역으로 숨지자 이곳에 묻은 이후, 문효세자의 생모 후궁 의빈성씨, 순조의 후궁 숙의 박씨와 영은옹주의 묘가 들어서면서 왕실묘역이 된 뒤, 고종 때 효창원으로 명명되기 시작하더니, 일제강점기에 공원으로 개발, 1944년에는 전쟁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충혼탑을 세우기 위해 왕실무덤이 고양시 서삼릉으로 강제 이장되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백범의 주도 하에 독립운동가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3의사(三義士)의 유골을 봉안하는 국민장이 치러졌다. 1932-34년, 일본 감옥에서 순국한 세의사의 유해를 모셔온 것이다. 세 사람 모두 백범의 지휘 아래 거사를 했던 인물들이다. 윤봉길 의사는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으로 일본군 장성들을 응징했고, 용산 출신의 이봉창 의사는 도쿄의 일왕(일왕)에게 폭탄을 던졌다. 백정기 의사는 상하이에서 주중 일본공사를 습격하다 체포되어 옥중에서 순국했다.

이들에 이어 1948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이동녕, 군부부장 조성환, 비서장 차리석 선생의 유골이 묻혔다. 이듬해 안두희에 의해 암살된 백범 김구의 유해도 국민의 오열 속에 이곳에 묻혔다. 국립현충원이 생기기 전인 당시로서는 이곳에 유해를 모시는 것이 최고의 국가적 예우였다. 일제가 조성한 공원에 항일독립투사들을 모신다는 점에서 극일(克日)의 의미도 컸다. 삼 의사의 묘역에는 비석 없는 가묘가 하나 있으니 아직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묻힐 자리다.

묘역에는 무궁화 다섯 그루가 서있다. ‘김구 무궁화’는 한때 백범이 승려 생활을 했던 마곡사에서 가져다 심은 것이요, ‘안중근 무궁화’는 그가 신앙했던 천주교의 명동성당에서, ‘이봉창 무궁화’는 그의 모교가 있던 숙명여대 교정에서, ‘윤봉길 무궁화’는 그의 예산 생가에서, ‘백정기 무궁화’는 정읍에서 각각 왔다.

5만2천평에 이르는 효창공원 안에는 백범기념관 외에도 이봉창 의사 동상, 의열사, 창열문 등 독립운동 관련 시설이 일부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축구장인 효창운동장, 원효대사 동상 등 독립운동과 관련이 없는 시설물들도 혼재되어 있다. 이들을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효창공원이 명실상부한 독립운동의 성지, 독립운동기념공원이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효창공원은 1989년 대한민국 사적 제330호로 지정되었다. 효창공원의 분위기는 경건하면서도 평화롭다. 누구나 한번쯤 가봐야 할 곳이요, 또 가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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