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익산 팸투어··· 역사와 문화 어우러진 웰니스여행
[탐방] 익산 팸투어··· 역사와 문화 어우러진 웰니스여행
  • 김미자=한국웰니스산업협회 회장
  • 승인 2019.04.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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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6일 42명이 출발··· 미륵사지-식품클러스터-보석방물관 등 둘러봐

지난 4월6일 토요일, 익산시 팸투어를 다녀왔다. 이날 행사에는 변도윤 전 여가부장관, 세종로국정포럼 박승주 이사장(전 차관), 남산 월명사 월명주지스님 등 42명이 참여했다. 일행은 세계문화유산도시 익산의 미륵사지, 국가식품클러스터, 왕궁리 유적지, 보석 팰리스, 고스락 등을 탐방하면서 익산 문화에 흠뻑 젖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날 바쁜 일정 중에도 일행을 환영했으며, 서동과 선화공주의 러브스토리가 있는 서동축제, 지난해 전국체전 주최도시, 역사문화 유적지 등을 열거하고 자랑하며, 앞으로 적극적인 익산 홍보를 당부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필자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 왕궁유적지를 비롯,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소개 및 안내했다. 이어서 2019년 1월 대한민국 최초 웰니스추진 1호 도시로 선정된 익산시에 패도 전달했다.

이날 익산시 문화관광과 김형훈 과장, 김재숙 계장, 국가식품클러스터 고상봉 국장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의 강희택 차장, 정준재 차장, 고스락 고태곤 회장 등이 익산시 홍보를 위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은 봄꽃 흐드러진 한식날이었다. 봄까치꽃 동백 벚꽃의 환영 속에 최근 복원된 ‘미륵사지 9층 석탑(국보 11호)’을 다시 만난다는 설렘과 함께 우리 일행은 익산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함께 한 전직 장관, 여러 협회회장, 산업현장을 누비는 최고경영자(CEO), 멀리 멕시코 라스베이거스와 북경에서 온 참여자들의 얼굴에도 설렘이 가득했다.

토요일이라 서울시내는 금세 빠져나왔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주차장이었다. 봄나들이 여행객과 한식 맞아 성묘 가는 차량이 한꺼번에 나와 거북이 걸음이었다. 당초 3시간 걸려 11시에 첫 목적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1시간30분이나 더 지난 12시 반에서야 닿았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분들의 멋진 자기소개가 이어진 덕분이었다. 유기농 쌀로 만들어 구수하고 향기에 침샘을 돌게 한 누룽지도 한몫을 했다.

고속도로 사정 때문에 첫 방문지인 고스락을 건너뛰려고 했다. 하지만 고태곤 고스락 회장이 현장에서 기다린다는 연락에 일정대로 갔다. 가서 보니 안 갔으면 후회했을 뻔했다. 3만평이나 되는 널찍한 항아리정원에 어른 키와 몸보다 큰 항아리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내 다시 사로잡힌 건 코. “숨 쉬는 항아리 4000개에서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들이 익어가는 내음”이라는 게 고회장의 설명이었다.

‘고스락’이란 으뜸 최고 정상 등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아주 예쁜 이름을, 멋진 장맛에 어울리게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근한 독(항아리)의 유혹을 뒤로 하고 ‘마약밥’을 먹으러 ‘본향’으로 향했다. ‘마약밥이라니? 요즘 재벌3세와 연예인들이 마약을 복용해 TV화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무슨 마약밥…’이라는 의구심과 궁금증은 본향에 도착해서 곧 풀렸다. ‘마약밥’은 ‘마약 밥’이 아니라 ‘마 약밥’이었던 것이다. 유래는 다음과 같다.

익산은 백제 무왕이 어린 시절 마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마 파는 아이(薯童, 서동)’였을 때, 신라 선화공주가 선녀보다 더 아름답다는 얘기를 듣고 서라벌에 가서 아이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해서 선화공주를 데리고 왔다는 전설이 살아있는 곳이다. 그때 부른 노래가 삼국유사(三國遺事, 삼국유사) 「기이-무왕」에 전한다.

“善花公主主隱 他密只嫁良置古 薯童房乙 夜矣卯乙抱遣去如(선화공주주은 타밀지가량치고 서동방을 야의묘을 포견 거여.” 한자에 한자로 조사를 붙인 방식의 鄕札(향찰)로 쓰인 이 노래는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좋은 사람과) 사귀어 두고 서동 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는 뜻이다.

이 아름다운 설화에 이곳에서 많이 나는 마(薯, 서)를 얹어 맛좋은 마약밥을 만들어 냈다.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다. 한정식으로 나오는 마약밥에는 마와 당귀 헛개나무 등의 약초를 넣은 마약밥 외에 마로 만든 튀김 부침개 샐러드 곁들여 나오고 반주로 마약주를 추가할 수 있다. 후식으로는 마약식혜를 맛볼 수 있다. 가성비 최고의 행복한 밥상이었다.

고스락의 4000독에 빠진데다 밥 때가 많이 지난 후 마약밥을 허겁지겁 먹었으니 졸음이 공격을 해댔다. 하지만 무너질 수는 없는 일. 각오를 다잡고 마음을 추슬러 미륵사지 9층 석탑을 찾아 나섰다.

彌勒(미륵)산(옛 龍華(용화)산) 아래에 넓게 자리 잡았던 미륵사. 미륵사지에 이르러 주변을 돌아보니, 그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과연 미래의 부처, 미륵을 왜 이곳에 정했는지 가슴으로 와 닿는다. 아마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에서 맑고 상서로운 기운을 받아 하는 일이 만사형통, 다 잘 될 것 같았다.

미륵사는 601년(무왕 2년)에 창건돼, 조선중기까지도 남아 있다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앙에 20층 높이의 9층 목탑이 세워졌고, 동서에 9층 석탑이 만들어졌으며 각 탑 뒤에 금당(金堂, 부처를 모신 본당, 대웅전)을 각각 3개 모신 ‘3탑 3금당’의 독특하고 유일한 구조를 가졌다는 터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서쪽 9층 석탑(국보11호)만 남았는데, 그마저도 지진 벼락 오랜 세월 비바람 등으로 무너질 우려가 있어 20년의 공덕을 들여 최근 복원했다.

새롭게 나타난 9층 석탑에서 1300 여 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낸 그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마치 이번에 새로 만든 새 탑, 그러니까 3~4년 전에 새로 만든 동쪽 9층 석탑처럼 보였다. 물론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다르게 보이겠지만. 일제가 1910년대에 시멘트 콘크리트 땜질로 훼손한 것을 정상화시킨 것은 응당 해야 할 일이었지만, 세월의 때가 낀 대리석을 닦고 갈아내 새 대리석으로 만든 일은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재청 등 주무부서에서 좀 더 고증에 박차를 가해 원래의 완전한 9층 석탑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일본에 전파한 찬란한 백제 문화의 정수 미륵사는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

이어서 동북아 식품수도의 ‘국가식품클러스터 푸드폴리스(FOODPOLIS)’로 옮겼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 89만5000평)에 맞먹는 232만㎡(약71만6000평)의 넓은 땅에 식품관련 기업, 연구소, 학교 정부기관 등이 입주해 연구개발(R&D)와 교육 및 생산기능을 두루 갖춘 곳이다. 한식거리가 포함된 상업지구와 식품특성화고등학교 및 대학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것이 다 완공되면 식품과 관련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도시, 즉 푸드폴리스(식품도시)가 탄생한다. 네덜란드의 바헤닝언, 미국의 나파밸리,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등에 손색이 없는 국제명소로 거듭날 그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다른 나라의 식품클러스터와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다. 마한의 고도이자 백제 문화의 진수가 있는 이곳 익산시에 국가식품 클러스터가 입지한 것은 입주회사 및 직원들에게도 또 다른 문화의 진수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지가 지난 지 4개월째인 춘삼월 초순이지만 하루해는 턱없이 짧았다. 마음은 익산의 또 하나 세계문화유산인 왕궁리 유적과 이병기 생가 및 가람문학관으로 가고 있지만, 발길이 따라주지 않았다. 벌써 해가 서산에 걸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었다. 좋은 것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무리이며 욕심이라는 가르침을 되새기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다음은 보석박물관에 들렀다. 익산시는 전국에서 최고의 보석세공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보석박물관에는 보석트리를 비롯,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계적인 보석 들이 즐비하다. 제한된 시간이 있어 다 볼 수 없었지만 다음에 시간을 내어 천천히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잠시나마 눈부심을 뽐내는 보석으로 눈이 행복했다.

이어서 맛있는 한방 닭백숙이 기다리고 있는 ‘전원가든’에서 멋진 고스락을 즐기고는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세계문화유산 도시 익산시 다양한 문화재를 비롯해 볼거리, 먹거리 등이 너무나 많다. 또한 4대 종교의 성지가 익산에 있다. 나바위 성지, 두동교회, 원불교 본산 등. 이곳을 비롯 왕궁리 유적지와 가람문학관을 보러 다시 오마고 속으로 약속하며 익산을 떠났다. 익산 팸 투어는 역사와 문화,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웰니스 여행이었다.

김미자 한국웰니스산업협회 회장
김미자 한국웰니스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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