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한인유학생의 ‘좌충우돌’ 한국부스 체험記
상해 한인유학생의 ‘좌충우돌’ 한국부스 체험記
  • 상해=조수진 학생기자(상해교통대)
  • 승인 2019.04.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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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전공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소떡소떡, 떡볶이 300인분 준비
행사 당일날 전기 들어오지 않아 ‘황당’··· 강의실 복도에서 만들어 부스로 날라
막걸리 맛에 반한 중국 학생들 표정도 흥미로워
한국문화 알린 귀한 추억 남겨
한국 막걸리 맛에 반한 중국학생. 사진 가운데가 조수진 학생기자.
한국 막걸리 맛에 반한 중국학생.

상하이교통대학 개교 123주년 기념일을 맞아 학교동아리총회가 4월7일 SJTUers’ Festival(交大人节) 축제를 열었다. 한국어당 동아리(韩语堂)도 요청을 받아 한국부스를 차렸다.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무려 3만명이 참가한다. 일 년에 한번뿐인 특별한 행사이기 때문일까? 학교에선 갈수록 그 스케일을 키우고 있다.

2012년 시작해 올해 8회째인데, 나라별 부스 중 한국 부스는 3년 동안 맡을 사람이 없어 비어있었다고 한다. 올해는 2017년 설립된 한국어동아리 한국어당이 도맡아 부스를 차렸는데, 부스 부원들이 학업에 바쁜 3학년인지라 실제로 일할 사람은 2명밖에 없었다.

행사 2주 전인데 준비 된 게 하나도 없었다. 큰일이었다. 갈 길은 멀고 앞길은 막막했다. 상하이교통대학 한국유학생 위쳇단톡방에 황급히 홍보해 4명을 더 모집했다. 6명이 머리를 맞대고 사전에 모여 열렬히 토론을 했다. 어떤 음식을 해야 할지, 몇인 분을 해야 할지부터 고민이었다.

200인분의 소떡소떡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200인분의 소떡소떡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작년 한국 예능프로그램으로 뜨기 시작해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는 ‘소떡소떡’과 한국이면 떠올리게 되는 떡볶이를 준비했다. 그 외에 기념도장을 만들어 한국 먹거리를 구매한 사람에겐 도장을 찍어주기로 결정했다. 구매를 안 했더라도 한국에 관한 퀴즈를 맞히면 도장을 찍어 주기로 했다. 상상만 해도 흥미로웠다.

행사 10일 전 친구 집에 모여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았다. 떡볶이는 떡을 충분히 안 불려서 그런지 딱딱했고 맛이 겉돌았다. 소떡소떡은 레시피에 따라 케첩, 고추장을 3대1 비율로 섞어 만들었는데 신맛이 지나치게 강했다. 소떡꼬치 200인분, 떡볶이 100인분 총 300인분을 만들려고 하는데 소스양 조절조차 감이 안 왔다. 어머니와 요리를 전공하는 친구들에게 연락해 여물어보면서 요리준비를 계속했다. 과연 행사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닥치는 문제 마다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그 후 며칠 동안 틈틈이 시간을 내어 한인 타운에 있는 한국마트와 학교 근처에 있는 Auchan(欧尚) 백화점을 수차례 다니며 필요한 재료의 가격을 비교했다. 학교에서 1000원의 예산을 준다고는 하지만 최대한 아껴 쓰기로 했다.

케첩, 기름, 꿀, 종이컵, 휴지 등 보조 재료는 Auchan에서 구매하고, 고추장, 떡, 어묵, 소시지등 메인 맛을 내는 재료는 한인 마트에서 구매했다. 원래 요리 소스에 들어가는 마늘은 생마늘을 직접 빻아 정성스럽게 준비하려 했으나 양이 많기에 간편하게 다진 마늘을 구매했다. 그 외에 필요한 인덕션과 전기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은 아는 가정집의 것을 빌려서 사용했다. 상하이 한국 문화원에서 한복도 대여했다.

행사 하루 전, 오후 2시에 시작해 새벽 2시까지 떡볶이에 들어갈 채소랑 소떡꼬치 같은 걸 미리 준비해 놓았다. 소떡에 들어갈 떡을 삶고 소시지도 데쳤다. 꼬치를 만든 후 서로 붙을 까봐 기름을 미리 발라 비닐 팩에 넣어 두었다.

소스를 만드는 게 제일 큰 난관이었다. 여러 시행착오의 끝에 왜 레시피대로 했는데 소스가 신지 깨달았다. 한국 케첩은 단맛이 강하기에 많이 넣어도 되지만 중국 것은 농도가 강하기에 비율을 낮춰야 했다.

우리는 얼른 단맛이 강한 꿀과 생수를 넣어 희석했다. 신맛을 어느 정도 없앤 후 소스를 끓여주니 기막히게 맛있는 소스가 완성됐다.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드디어 행사 날이 밝았다. 오전 9시 반부터 행사장은 각 부스마다 세팅을 하느라 분주했다. 한국어당에선 전동차로 짐을 날라 계획대로 진행을 했다. 오전 10시 반이 되자 사람들이 슬슬 모이기 시작했다. 전자 프라이팬에 꼬치를 가지런히 올려놓고 인덕션 위에 떡볶이 할 냄비도 미리 준비해 놨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날씨도 참 좋았다. 이제 동풍만 불길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돌발 사항이 닥쳤다. 전기 공급이 시작하기도 전에 끊긴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무려 86개의 부스가 전기를 사용하기에 전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동아리 총회에선 계속 5분 뒤에 전기가 들어온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 여러 전기 공급 라인이 있는데 전력이 많이 필요한 한국 부스는 작은 불을 사용했지만 전기가 유난히 많이 끊겼다. 결국 총회에선 전기 공급 라인을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한 시간 넘게 걸렸다. 다른 부스는 한창 홍보와 재미를 선사하는데 한국어당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니 모두 애가 탔다.

이때 한 친구가 이걸 강의실 건물에서 요리하고 가져오자고 제안 했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현제 상황에선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제일 가까운 건물을 찾았다. 교실 문은 행사 날 외부인이 많은 지라 잠겨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찬 복도에 앉아 만들기 시작했다. 떡볶이랑 소떡꼬치를 요리해 만드는 데로 부스로 날랐다.

북적이는 한국부스.

부스에 올려놓자마자 순식간에 팔렸다. 이게 한류 열풍이 가져다준 효과 인 것 같다. 요리 공급이 딸릴 정도였다. 속도를 더 내어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 부스에 많은 학생들이 왔다. 음식이 금세 떨어져서 우리는 5분 뒤에 다시 방문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부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소떡을 꼭 먹고야 말겠다는 심정이 느껴졌다. 기다리면서 이번 학기에 펼쳐질 한국어당 활동을 소개했다. 학생들은 소떡 소스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 하자 우리는 재료는 어디서 구매하고 레시피를 자세히 알려줬다. 떡볶이, 소떡 하나에 각 6원, 두개 같이 사면 10원을 받았다. 옆에선 퀴즈 하는 코너로 맞추는 사람마다 도장을 찍어 줬다. 무슬림 학생들 도 왔었는데 소시지가 들어가 있어 아쉬움을 갔고 돌아갔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떡만 끼운 꼬치도 몇 개 준비해야겠다.

한손엔 소떡소떡, 다른 한손엔 막걸리.
한손엔 소떡소떡, 다른 한손엔 막걸리.

중간에 한복 입은 친구들은 퍼레이드도 다녀왔다. 퍼레이드 다녀온 친구는 처음 해보는 거라 모든 게 새롭다고 하며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냐며 즐겼다. 퍼레이드를 마치고 각자 맡은 역할을 계속했다. 국선당 막걸리 협찬을 받아 시음 행사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람이 더 많아졌다. 오리지널, 복숭아, 바나나 세 가지 막걸리의 맛을 본 중국 학생들은 중국의 미주(米酒)와 맛이 묘하게 비슷하다며 신기해했다. 막걸리 맛에 반해 있는 학생들의 표정도 흥미로웠다. 막걸리 협찬을 받아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경험을 가져다 줘서 좋았다.

전기는 끝내 안 들어왔다. 한국어당은 전기가 없는 상황임에도 불고하고 음식을 만들어 300인분을 다 팔았다. 100인분을 더 준비해도 좋았을 것이다.

29°C나 되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4시까지 한국문화를 알렸다. 대학생활에서 친구들과 함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해서 좋았다. 행사를 통해서 한국어 동아리도 홍보하고 한글 수업을 만들어 중국친구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리키며 사귐을 갖을 수 있어 좋았다. 행사를 마치고 한국어당에선 뒤풀이를 했다.

학교 측에 부탁해 상장을 만들어 수여했다. 그리고 서로 소감을 얘기하며 기록을 남기고 남은 재료들을 나눠 가졌다. 풍부한 대학생활을 즐기고 처음 보는 친구들과 한 팀이 되어 귀한 추억을 남길 수 있어 행복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어당 퍼레이드.
한국어당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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