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교부는 왜 대통령 순방국에서 늘 키르기즈를 뺄까?
[기고] 외교부는 왜 대통령 순방국에서 늘 키르기즈를 뺄까?
  • 전상중 키르기즈스탄 한인일보 대표
  • 승인 2019.04.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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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좋고 지하자원 많아... 국제사회에서도 한표 행사하는 나라
전상중 키르기즈스탄 한인일보 대표
전상중 키르기즈스탄 한인일보 대표

“주변의 카자흐스탄이나 중화인민공화국과는 달리 국내에 사막이 없고, 천혜의 기후를 가지고 있다. 동서로 뻗어있는 계곡 부분은 거주하기 적절하며, 온대 지중해성 기후로, 이탈리아의 로마나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기후 지역이다. 톈산 산맥을 끼고 남쪽의 중화인민공화국, 아라 산맥을 끼고 북쪽으로 카자흐스탄에는 스텝기후와 사막기후가 펼쳐진다.”

위키백과가 키르기즈스탄의 기후를 소개한 내용이다. 기후는 좋지만, 인구 6백여만명의 저개발국가여서인지 영어판이나 일본판에 소개된 ‘경제’ 항목은 우리 위키백과에는 나오지 않는다.일본판을 찾아 번역하면 이렇다.

“농업 및 목축, 광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수출품목인 면화 및 담배 재배가 활발하다. 금, 수은 안티몬 우라늄 매장량이 많다. 1997년 채굴이 시작된 쿰토르(Kumtor)광산은 세계 굴지의 금 광산이다. 또 수은(하이다르칸 광산)은 2002년 생산량 세계 제3위를 기록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는 관광산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말 위키백과가 키르기즈 ‘경제’를 생략할 정도여서인지 몰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부터 방문한 중앙아시아 순방지 리스트에 키르기스스탄은 이번에도 빠졌다.

이번에 방문한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중앙아시아 3개국은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 국가들이다. 하지만 우리 대통령이 늘 옆나라만 스쳐 지나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키르기즈 교민들은 지지리도 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카자흐스탄을 최초로 공식 방문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2005년과 2009년에 역시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다녀갔다. 또 총리들도 몇차례 중앙아시아 지역을 다녀갔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을 다녀간 대통령이나 총리는 없다.

대통령의 방문국 결정을 주제넘게 논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통상 대통령 순방국이 정해지면 인근 국가의 방문도 진행하는 게 관례인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샌드위치처럼 끼여 있는 키르기즈는 매번 VIP 방문 대상국에서 제외되는 게 교민으로서 아쉬워서다.

키르기즈는 한류가 뜨겁게 휘몰아치고 있는 나라다. 1만8천여명의 고려인들과 1천7백명 교민이 살고 있다. 교민들은 대통령이 중앙아시아를 순방하면, 한번쯤 격려차원에서 다녀가지 않을까 늘 기대를 해왔다.

카자흐스탄은 오는 6월8일 새대통령 선거를 한다. 굳이 말하자면 어수선한 상황이다. 대통령 방문도 잦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중앙아시아에서 그나마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을 찾아봐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수세계해양박람회 유치를 위해 2007년 8월 키르기즈를 방문한 이상수 당시 노동부 장관은 "키르기즈도 국제사회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국가다. 박람회 유치 지원을 받으러 왔다"고 말한 기억이 새롭다. 키르기즈도 한표가 있는 국가다. 대통령 순방일정을 짜는 외교부도 이 점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필자소개>
전상중
키르기즈스탄 한인일보 대표
키르기즈한인경제인협회장 역임
세계한인무역협회 비쉬케크 지회장 역임
민주평통 키르기즈스탄 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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