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뉴욕 한인이민사박물관을 찾아… 뉴욕 관광명소로 ‘부상 중’
[탐방] 뉴욕 한인이민사박물관을 찾아… 뉴욕 관광명소로 ‘부상 중’
  • 뉴욕=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5.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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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24가 뉴욕한인회관에 열어… ‘큰절하는 조선 보빙사절단’ 원본신문도 전시

뉴욕한인회관은 맨해튼 24가에 위치해 있다. 맨해튼 코리아타운인 32가에서는 걸어서 15분 남짓한 거리다.

이곳을 찾은 것은 5월7일이었다. 하버드대학과 MIT가 있는 보스턴에서 승용차로 아침 일찍 출발해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학 인근에서 점심을 하고, 이어 오후에 맨해튼의 뉴욕한인회관을 찾았다.

“한인회관에 한인이민사박물관이 개관했으니, 반드시 시간을 내서 들러보라”고 한 정영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고문의 당부에 따라서였다.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

뉴저지 포트리에 거주하는 정영인 고문은 뉴욕한인사회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이다. 스포츠의류업체인 터보홀딩스를 운영하면서 한인사회의 일에 앞장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왔다. 뉴욕한인회관에 한인이민사박물관을 만드는데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이런 연유도 있어서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을 지낸 김기철 전 뉴욕한인회장, 김민선 직전 뉴욕한인회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한인이민사박물관을 가볼 것을 권유했던 것이다. 한인회장으로 이민사박물관 건립사업을 맡아 진행한 김민선 회장도 기자가 방문하면 기꺼이 안내할 것을 약속했다.

뉴욕한인회관 정문 입구에는 ‘한인이민사박물관’이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A Korean in New York’이라는 작은 표지판 위로 태극기와 한인회 깃발도 나부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선물한 ‘직지’ 금속활자판 모형입니다. 유엔을 떠나실 때 제게 선물해서 뉴욕총영사관에 일시 비치했다가, 이민사박물관이 만들어지면서 여기로 옮겼습니다.”

약속대로 이민사박물관 안내를 맡은 김민선 회장이 설명을 했다. ‘직지심경’ 맞은편으로는 이민사 박물관 건립 및한인회관 지킴이 활동에 참여한 기부자 명단이 크고 작은 황금색 팻말로 내걸려 있었다. 그중 큰 팻말은 기부금액이 1억원을 넘는 사람들이라고 김민선 회장이 소개를 했다. 쉐이크앤고, 김민선, H마트, 정영인&정혜선 등의 이름이 큰 팻말로 전시돼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널찍한 전시실이 나타났다. 전시실 3면벽을 따라 미주한인사회의 변천사가 정리돼 있었다.

“1903년 한인들이 사탕수수 노동자로 하와이에 이주할 때 탔던 갤릭호의 모형입니다. 한인들의 첫 미주이민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렇게 소개한 김민선 회장은 “이민사박물관을 준비하면서 여러 학자들한테 자문을 구한 결과 미주한인사회의 시작은 서재필 박사가 한인으로서 처음으로 미국시민권을 딴 1890년으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보면 미주한인역사는 내년으로 130주년을 맞는다.

전시관은 초기 이민시대(1880-1940), 중기 이민시대(1940-1960), 대거 이민시대(1970-1990), 세대교체 및 변화의 시대(2000)로 나눠서 주요 이벤트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초기 이민시대 전시벽면 아래에는 1883년 조선에서 미국에 파견한 보빙사절단이 미국 대통령한테 큰 절을 하는 일러스트를 담은 신문도 전시돼 있었다. 원본으로, 이를 소장하고 있던 교민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김민선 회장은 소개를 했다. 이 신문은 큰절하는 조선의 사절단 기사를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악수를 하려고 했는데 사절단이 큰절을 해서 모두들 놀랐다”는 내용도 담았다.

벽 한쪽에는 초대 서상복 회장부터 35대 김민선 회장까지의 역대 뉴욕한인회장의 얼굴이 걸려있었다.

“역대회장 중 연임을 한 사람은 두 사람입니다. 한인회관을 구입한 17대, 18대 강익조 회장이 연임을 했고, 한인회관을 지킨 제가 34대, 35대회장으로 연임을 했습니다.”

김민선 회장이 이렇게 소개하면 역대한인회장들을 사진을 가리켰다. ‘한인회관 매각소동’을 일으켰던 33대 회장의 얼굴에는 탄핵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아래 수납장에는 역대 집행부의 서류들이 정리돼 있습니다. 한인회의 역사입니다. 이를 정리하느라고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김민선 회장이 수납장을 열어 정리된 서류철들을 보여줬다.

2000년 이후를 소개한 ‘세대교체 및 변화의 시대’에는 ‘이민패턴의 변화’와 ‘정치력 신장의 선두주자들’이란 항목도 전시돼 있었다. 국무부 법률고문을 지낸 고홍주, 뉴욕주 최초의 한인 하원의원 론 김, 뉴욕주 최초의 한인판사 대니 전, 뉴저지 에디슨 시장을 역임한 최준희, 뉴욕주 최초의 한인 여성 판사인 주디 김의 사진이 간략한 소개와 함께 전시돼 있었다.

전시관의 또 다른 공간은 ‘소녀상’과 ‘미래관’, ‘민속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한국에서 만들어 어렵사리 뉴욕으로 들여왔다는 ‘소녀상’ 뒤로는 넓은 판넬 스크린에 일제 위안부의 참상을 고발한 애니메이션이 영상으로 비치고 있었다. 소녀상은 정영인 터보홀딩스 회장이 거액을 쾌척하고, 자체 모금에 나서서 건립했다고 김민선 회장이 설명했다.

미래관은 현재의 건물을 증축한 상상도로, ‘청사초롱’을 본받아 만들었다고 하며, 민속관은 이재록 편신자 부부가 평생 수입한 우리 민속문화 유산을 차세대 정체성 교육 및 한국문화 홍보용으로 기증해, 이를 특별관으로 만들어 전시했다는 소개다.

“모두 200만불을 기증받아 한인회관을 매각위기로부터 지켜내고, 이민사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이민사를 소개하는 사진 구입에도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언론사들로부터 구입했거든요. 출판물로도 만들고 싶지만, 저작권 문제로 인해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 소개하는 김민선 회장은 “민속관도 120여 기증품을 지금은 그냥 전시하고 있지만,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유리 전시관을 만들어 전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몰고 온 렌트차량을 골목에 그냥 세웠는데 문제 안 될지”를 궁금해서 묻자, 김 회장은 “바로 딱지를 뗀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아쉽지만 그러면 빨리 가야겠다”고 하자 김 회장은 붙들지 않았다. 뉴욕한인이민사박물관을 찾을 때는 차 딱지 떼이지 않도록 주차에 신경 쓸 것과 토,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고,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에만 문을 연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 참고할 만한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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