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68] 인도의 허왕후 기념공원
[아! 대한민국-168] 인도의 허왕후 기념공원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9.05.1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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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는 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 왕이 허왕후(?~188)와 결혼하게 된 과정이 실려 있다. 허왕후는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로 태어났으며 이름은 허황옥(許黃玉)이다. 아유타국은 기원전 6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에 번성한 도시국가였는데,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꿈에서 공주를 멀리 김수로왕의 배필로 하라는 상제(上帝)의 명을 받았다.

허황옥은 16세에 배를 타고 와 경남 김해의 해안에 도착했다. 김수로 왕을 만난 자리에서 “상제의 명에 따라 그대와 혼인하러 왔다”고 청혼했고, 김수로왕이 흔쾌히 받아들여 결혼해 그의 왕비가 되었다. 허황옥은 태자 거등공(居登公)을 비롯 10명의 아들을 낳았다. 허왕후가 타국살이에다 자신의 성(姓)마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자 김수로왕은 둘째와 셋째에게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하니, 이 두 왕자의 후손이 김해 허씨와 하양 허씨다.

조선시대인 1647년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한 허적(1610~1680)이 관할지에 있던 허왕후릉에 ‘허왕후가 아들 열을 낳고 그 중 두 아들에게 허씨 성을 하사했다’는 비석을 세워 이설이 굳어졌다.

허왕후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중국, 베트남 등에서 왔다는 다른 설도 있다. 그러나 아유타국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서정선 서울의대 교수는 2004년 허왕후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김해고분의 왕족 유골을 분석한 결과, 인도계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허왕후 이야기는 외교무대에서 한국과 인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인도 측은 허왕후가 인도 출신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해 왔다. 2007년에는 니게사 라오 파르타사라티 주한 인도대사가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사랑을 그린 소설 『비단왕후』를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한인도대사로 부임하는 사람은 먼저 김해에 있는 김수로왕릉과 허왕후릉을 참배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정착된 느낌이요, 2010년 1월 인도의 프라티바파틸 대통령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2천년 전 허황옥 공주가 김수로왕과 혼인한 인연을 시작으로 양국은 오랜 교류의 전통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8년 7월, 인도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역시 2차례나 허왕후를 언급함으로써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나 허왕후 신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크게 부풀려져 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허왕후가 실존인물이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고려시대까지 전해지는 허왕후 신화에는 단지 아유타국에서 건너왔다는 기록 밖에 없었지만,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장유화상’이란 허왕후의 오빠가 불교를 한반도에 전했다는 이야기와 허왕후의 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국을 세웠다는 설화가 덧대졌다.

2018년 11월6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에서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이 있었다. 인도정부가 1만㎡규모의 사업부지와 공사비 90억원 투입하고 한국정부는 설계와 감리를 맡기로 역할분담을 했는데 공원에는 허왕후의 기나긴 뱃길 여정을 느낄 수 있는 조형물과 팔각정으로 된 김수로왕 누각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갠지스 강변에 있는 아요디아는 아유타국이 있었던 곳으로 인도 문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 착공식에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 두 나라간 협력과 우의를 다졌다.

지난해 11월6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야에서 열린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김정숙 여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요기 아디티야나트를 우타르프라데시주 총리 등이 참석했다.[사진제공=청와대]
지난해 11월6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야에서 열린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김정숙 여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요기 아디티야나트를 우타르프라데시주 총리 등이 참석했다.[사진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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