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탬파에서 게낚시를··· 플로리다 낚시회를 따라
[체험기] 탬파에서 게낚시를··· 플로리다 낚시회를 따라
  • 탬파=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6.0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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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 11척 보유…오정연 회장이 낚시회 이끌어

“또 한 마리 내려오네요. 오른쪽 방향으로 갈 것 같으니, 준비하세요.”
“게 눈에 불빛이 정면으로 비치지 않도록 조금 아래로 겨냥하세요.”

플로리다 탬파만을 가로지르는 275번 고속도로 대교 옆 옛 다리 위에서 ‘탬파베이한인낚시협회’ 멤버들이 꽃게들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바쁘게 움직였다. 플로리다에서 ‘블루 크랩’으로 불리는 꽃게다.

“지금은 크랩 시즌입니다. 저쪽 노스 피어는 잡히는 고기 종류가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쪽 사우스피어로는 크랩이 많이 내려와요. 왕새우도 내려옵니다. 삼치는 1년 내내 잡히고, 그루퍼라고 불리는 다금바리도 잡혀요.”

정경모 회원이 소개를 했다. 87년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청소용역업을 경영하면서 틈나면 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그는 게낚시를 하기 전에 스푼낚시 혹은 공갈낚시라는 미끼 없는 낚싯대로 삼치를 연거푸 잡아 올렸다. 이렇게 잡은 삼치를 오정연회장이 현장에서 정성스레 회를 떴다. 1년 전 뉴욕에서 내려왔다는 박경규 회원은 이날 만찬을 위해 돼지고기 바비큐와 치킨도 준비해왔다. 오 회장의 사모는 밥과 상치, 귀한 명이나물 등을 차려와 다리 위에서 저녁식탁을 만들었다. 이날 참석자는 오 회장 부부와 정경모, 박경규 회원, ‘김투망’으로 불리는 투망 전문의 김성학 회원, 사진 전문가인 최영백 회원 등 10명이었다. 기자는 낚시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익군 민주평통 마이애미협의회장의 차를 타고 ‘체험취재’를 위해 낚시팀에 합류했다. 5월23일 목요일 저녁 무렵이었다.

삼치 낚시에 이어 저녁 만찬을 들고 나니 낙조가 지고 다리 위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다. 이 다리는 새로운 295번 고속도로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현역으로 활동한 도로교였다. 하지만 새 다리가 놓이면서, 항공모함이 지나는 중간 부분은 없어지고 양쪽으로 긴 도로교만 남아서 노스피어, 사우스피어로 나뉘어 플로리다 지역 조사들에게 낚시터로 활용되고 있었다.

“오늘 배를 띄울까도 했는데, 바람이 심하고 물도 흐려서 제철낚시인 게낚시를 하기로 했어요. 배를 타고 나가면 작살로 도다리 같은 물고기를 잡아요. 바다속을 보고 작살을 내려칩니다.”

오정연 회장이 낚시회를 소개했다. 낚시회가 만들어진 것은 2010년 4월이었다. 오 회장이 소유한 낚싯배를 활용해 멤버들이 함께 배낚시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회원들도 늘고, 낚싯배도 늘었다. 지금은 무려 11척이나 된다고 한다. 대부분 24피트 전후한 길이의 배들이다.

오정연 회장 부부
오정연 회장 부부

1992년 미국에 건너와 인조치아를 만드는 치공업에 27년간 종사해온 오 회장은 낚시회를 만든 주역이자 지금의 규모로 키워낸 공로자였다. 그는 이날도 연거푸 블루크랩을 낚아올렸다.

블루 크랩 낚시는 정통 낚싯대가 아니라, 뜰채로 뜨는 방식이었다. 2인1조로 해서 한사람은 라이트를 비추고, 한사람은 뜰채를 잡았다. 라이트를 밤바다에 비추면 블루크랩이 물살을 타고 떠내려 오는 모습이 비쳤다. 블루크랩은 희한하게도 빠른 물살을 타고 마치 수영을 하는 듯 둥둥 떠내려 왔다.

자동차용 배터리를 사용한 라이트를 물에 비추면 게가 보이고, 다리 밑을 통과할 때쯤 뜰채로 게를 낚아서 떠올리는 방식이 게낚시법이었다. 왕새우도 게와 비슷하게 둥둥 떠내려 와서 뜰채로 잡을 수 있었다.

“자 한번 잡아보세요.”

멀리 게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옆에 있던 정경모 회원이 체험을 권유했다. 그는 백발백중이었다. 게를 보고는 놓치는 경우가 없었다.

뜰채를 넘겨받아 떠내려 오는 게를 겨냥했다. 뜰채를 물속으로 빨리 내려서도, 늦게 내려서도 잡기 어렵다고 했다. 뜰채 아가리가 적시에 물속에 반쯤만 잠기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

“자… 잡았….”

하지만 뜰채를 내렸으나 결과는 비었다. 매미채 같은 그물바구니로 게가 들어간 것 같았는데, 올려보니 빈 그물망이었다. 또 다시 시도했다. 이제는 쨍 하는 느낌이 뜰채를 통해 손으로 전해오면서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뜰채의 동그란 쇠바퀴에 부딪치면서 게게 빠르게 달아나버린 것이다. 잡아서 위로 뜰채를 끌어올리는데, 뜰채가 흔들리면서 게가 바다 속으로 튕겨나가는 가하기도 했다.

무려 7번째 시도 끝에 겨우 한 마리 잡는데 성공을 했다. 자꾸 놓치면서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하기 짝이 없었는데 겨우 체면치레를 한 셈이었다. 그들은 거의 놓치는 일이 없었다. 3미터 넘는 듯한 다리 위에서 묵직한 뜰채를 다뤄서 게를 잡아 끌어올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익숙한 듯, 쉽사리 보는 족족 잡아 올렸다.

탬파베이한인낚시협회는 이렇게 잡아 올린 게와 고기들을 모아서 한 달에 한 번씩 한인회관에서 회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기자가 탬파를 도착하기 전날인 5월19일 일요일 저녁에도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이때면 그동안 낚시로 잡은 고기를 나눠주기도 하고, 회를 쳐서 함께 즐긴다. 이번에는 회는 물론이고 꽃게도 듬뿍 삶아서 모두들 질리게 먹을 만큼 푸짐한 꽃게잔치도 벌였다고 한다.

플로리다 낚시회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여는 낚시대회에는 올랜도 등 플로리다 지역에서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서도 참여한다는 소개다. 혹 탬파를 방문하면, 낚시회의 출조에 동행해서 플로리다의 손맛을 즐기는 행운이 따를지도 모른다. 카페이름은 ‘플로리다선상낚시클럽’, 주소는 www.cafe.com/fishinginflorida’ 다.

네이버 플로리다선상낚시클럽(http://cafe.naver.com/fishinginflorida?viewType=pc)
네이버 플로리다선상낚시클럽(http://cafe.naver.com/fishinginflorida?viewType=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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