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 회장 “워싱턴한인연합회는 두 개 아니다”
김영천 회장 “워싱턴한인연합회는 두 개 아니다”
  • 워싱턴DC=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6.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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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박이 자의적으로 연합회 명칭 사용”··· “9월 코러스 준비에 집중”
김영천 회장

워싱턴한인연합회는 지난 연말 제40대 회장 선거를 실시하면서, 법적 소송이 거듭되는 파행을 빚었다. 연임에 도전한 김영천 회장에 맞서 월드옥타 워싱턴지회장을 지낸 폴라박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선관위가 폴라박 후보의 공탁금 수표 효력을 문제 삼아 실격을 시킨 게 계기였다. 당시 폴라박 후보가 공탁금 수표의 수취인을 잘못 기재했다.

김영천 회장과의 대화는 6월4일 워싱턴한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마침 이날 현지에서 발행되는 교민신문들은 ‘김영천 회장 직무 개시’ 기사를 일제히 게재했다.

5월 말 실시된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장 재선거에 폴라박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단독 입후보한 김영천 후보가 40대 한인연합회장 직무를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언론들은 또 지난해 한인연합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재선거를 요청하며 워싱턴한인연합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폴라박 후보가 소송을 취하한 만큼 김영천 회장이 임시총회 없이도 회장 업무를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김인덕 선관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애난데일에 있는 연합회 사무실은 그간 김영천 회장과 폴라박 회장 사이에 ‘쟁탈전’이 벌어져 경찰이 수차례 출동하고 헬기까지 뜨는 사태가 벌어진 곳이었다. 헬기까지 출동한 2월9일의 해프닝을 소개하면 이렇다.

그날 폴라 박 씨는 지인 몇 명과 함께 오전 8시 30분경 열쇠 전문가를 대동해 한인연합회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문 잠금장치를 제거하고 다른 것으로 바꿨다. 박씨가 열쇠전문가를 대동해 문을 따는 장면은 감시 카메라로 포착됐다. 연합회 측은 이런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이 헬기와 함께 출동했다.

박씨는 경찰에게 자신이 40대 한인연합회장에 당선된 연합회장이라면서 자신의 이름이 회장(Governor)으로 등록된 DC에서 발행한 서류를 보여줬다. 박 씨는 한인회정상화위원회에서 회장 당선증을 받은 후 DC에 자신을 한인연합회 회장으로 등록했던 것이다.

경찰이 물러간 후 낮 12시경 박을구 씨는 한인연합회 측 고문 변호사인 챕 피터슨과 연락을 취한 후 또 다른 열쇠 전문가를 대동, 폴라박 씨가 바꾼 잠금장치를 부수고 새로운 잠금장치를 부착했다. 이런 사실은 인근 목격자에 의해 폴라 박 씨의 귀에 들어갔고 박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을구 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양측이 당분간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했다.

김영천 회장은 “폴라 박이 그동안 문을 무려 다섯 번이나 따고 들어왔다”면서, “그 과정에서 태극기와 성조기, 연합회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포토존으로 꾸며진 곳을 가리키며, “전에는 깃발이 많았다”고 말을 흐렸다. 다음은 김영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폴라박 후보가 재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무슨 이유인가?

“원래부터 선거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에도 등록을 한다고 하면서도 펜으로 지운 수표를 들고 왔다. 수표에는 낙서가 돼 있으면 안된다. 그런데 일부 내용을 펜으로 지운 수표를 공탁금용으로 가져왔다. 이것은 은행에서 유효한 수표라고 보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수표가 문제 있었다고 했는데?

“그렇다. 수취인 철자가 틀렸다. 워싱턴한인연합회 영어 이름을 잘못 기재했다. 그렇게 하면 은행에서 돈을 내주지 않는다. 무효수표인 것이다. 그래서 선관위가 실격을 선언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에 문제 있는 수표를 가져왔다는 것인가?

“그렇다. 그때 가져온 수표를 카피해놓았다. 직접 보면 알 수 있다.”

김 회장은 수표 카피를 가져와서 내보였다. 수표에는 펜으로 일부분을 지운 것이 보였다.

-이번에도 무효수표를 공탁금용으로 가져왔다는 것은 등록을 제대로 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나?”

“그렇다. 폴라박 후보는 애초부터 후보 공탁금을 제대로 낼 생각이 없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두 번이라 이런 식으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로 소송을 취하했는데?

“변호사들이 만나서 5월31일자로 소송을 취하했다. 폴라박 후보는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했다. 그런데 재선거가 열리자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법원이 좋게 볼 리가 없다. 그런 가운데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연락이 와서 변호사들이 만났다.”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장 직함을 쓰지 말것, 한인연합회 로고를 사용하지 말것, 2020년 12월31일까지 한인회장 행동금지(RO) 판결이 법원에서 나왔다는데...

“그렇다. 그런데 최근 기사를 보니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이라고 하도 다니더라. ‘지구’라는 글자만 뺀 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를 일반적으로 워싱턴한인연합회라고 해왔다. 그런 점에서 워싱턴한인연합회라고 써서는 안 된다.”

-영어명칭이 달라 문제가 안된다는 얘기도 있다.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가 원래 쓰던 영어명칭과 다른 이름의 단체명으로 법원에 등록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영어 이름을 바꾸고, 일반적으로 연합회에서 사용해왔던 워싱턴한인연합회라는 우리 이름을 계속 쓰고 있는 것은 옳지도 않은 일이고, 의도도 불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회장으로 활동을 못하도록 한 법원 판결도 있다.”

-다시 법원에 제소할 것인가?

“문제가 되니 법원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분규문제는 이제 해소된 것인가?

“워싱턴한인연합회는 분규였던 게 아니다. 폴라박은 선거 후보로 등록되지도 않았다. 등록할 생각도 없어서 문제 있는 수표로 들고 온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분규가 아니라 쿠데타다. 선거를 안 하고 새로운 단체 이름을 쓰면서 마치 원래의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김영천 회장은 자신의 회장직책이 중단되었을 때도 수석부회장이 대행해서 워싱턴한인연합회를 이끌어왔다면서 이제 회장 직무를 다시 개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계획은?

“폴라박으로 인해 지난 6개월의 시간을 허비했다. 5월 예정이었던 풀뿌리 컨퍼런스를 치르지 못했다. 오는 9월 하순에는 매년 개최해온 코러스축제 행사가 있다. 한인회가 개최하는 이 행사는 현지 주류사회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한국문화축제다. 올해도 9월28일부터 치러야 하는데, 올해는 규모를 줄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11월에는 교민사회가 참여하는 감사의 밤 행사가 있다.”

김영천 회장은 1991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볼티모어지역에서 여러 개의 델리샵과 치킨점 등을 경영하고 있다. 2009년-2010년 2년 임기의 35대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을 지내고, 2017년-2018년 39대 회장도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 40대 회장 선거에 연임을 위해 도전했다가 폴라박 후보라는 ‘복병’을 만나 파행과 소송전을 겪었다.

“미국 수도에 걸맞는 한인사회가 되도록 한인회가 구심점이 되어야 하는데, 파행을 겪어서 안타깝다”는 그는 “남은 기간이라도 열정을 갖고 동포사회가 뭉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김영천 회장은 워싱턴중앙일보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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