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송칼럼] 미국 미용업계가 보여 준 멋진 아이디어
[이계송칼럼] 미국 미용업계가 보여 준 멋진 아이디어
  • 이계송(재미수필가)
  • 승인 2019.06.21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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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방암 초기검진방법을 미용사들에게 교육해, 검출서비스를 미용실 고객들에게 실시하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용실을 통해서 국민건강을 챙기고, 사회적 비용도 줄이는 아이디어다. 최근에는 더 멋진 아이디어가 실현됐다.

일리노이주가 가정폭력방지를 위한 방편으로 미용사들의 도움을 받기로 법제화한 것이다. 앞으로 일리노이주 내 모든 미용사는 면허증획득 및 갱신 때 ‘가정 폭력방지’ 프로그램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미용사들이 고객들 가운데 가정폭력 피자들을 발견하면, 컨설팅과 함께 재발 방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장려하는 법이다. 미용사들이 가정폭력의 증후를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어 이런 법이 제정됐다.

가정 폭력범들은 대부분 우연한 사고처럼 보이도록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머리 뒷부분 같은 곳을 찾아 폭력을 쓴다고 한다. 미용사들은 고객들의 머리를 만질 때 그런 타박상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고객들과 미용사들은 또한 오랜 인간관계를 맺고 있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경우 자기 사정을 미용사들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다. 미용사들과 고객들 간 이런 깊은 신뢰 관계를 이용, ‘가정 내 폭력’을 방지할 수 있을 거라는 멋진 아이디어가 실용화되는 것이다. 물론 가정폭력사건을 미용사들이 당국에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다.

이 법은 Bill Cunningham 주상원의원(민주)이 제안했는데, 자기 부인이 미용사로서 고객들의 가정폭력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민들이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보여 준 사례이다. 우리 미용사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음을 또한 알려준다. 동네 골목길마다 산재해 있는 미용실은 이웃 여성들이 가장 자주 찾는 친근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유방암 검출기술, 가정폭력방지 참여 같은 아이디어는 ‘미용사’란 직업의 전문성과 품위를 높여가는 일이다. 미국 사회는 각 분야 직업마다 전문성을 스스로 강화함으로써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또한 향상한다. 대표적인 예는 장의사들이었다. 그들은 장의 대학을 만들어 전문가를 배출해 냄으로써, 천하게 여겨졌던 직업을 최고의 직업으로 바꾸어 놓았다. 물론 평생 자기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고, 직업의 귀천이 없는 이유는 이런 전문성 때문이다.

미용사들의 경우 매년 상당 시간 미용기술 및 경영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면허증이 갱신된다. 그들은 1년 자기 총수입의 5-10% 정도는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에 투자한다. 더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수많은 뷰티엑스포행사도 미용 컨테스트 같은 데에 주력하기보다는 컨퍼런스(Conference), 즉 교육에 역점을 두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형 뷰티행사의 경우 보통 600여 개의 클래스를 준비한다. 컨퍼런스를 통해 직업의 품위와 전문성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업계 전체의 질을 매년 업그레이드해 가는 것이다. 미국이 국제 뷰티 업계를 리드하는 이유다.

한국의 미용상품, 미용기술, 전문성도 이제 세계적이다. 주요 수출품 가운데 삼성 셀폰이나 자동차가 대표적이지만, 뷰티제품과 기술도 이에 못지않다. 아모레퍼시픽이 샤넬·디올를 제치고 세계 7위 화장품업체로 우뚝 서 있다. 또한 일본의 쉬세이를 누르고 중국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K팝이 앞장서고 K-뷰티가 인류를 아름답게 하는 주요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재미동포들이 흑인뷰티서플라이시장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음도 주목의 대상이다.

글로벌시대, 우리 미용업계는 미국 못지않게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다양한 여건들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 이제는 좀 더 내실을 다지며, 세계화 대전략을 세워가야 할 때다. 예를 들면, 미국 미용사처럼 우리 미용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서 스스로 위상도 높이고, 끊임없는 자기교육에 매진,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전 세계 미용업계를 선도해 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필자소개
이계송/재미수필가,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광주일고, 고려대정치외교학과졸업
저서: <꽃씨 뿌리는 마음으로>(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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