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열정으로 하나 된 ‘2019 시애틀 미주체전’
[참관기] 열정으로 하나 된 ‘2019 시애틀 미주체전’
  • 시애틀=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6.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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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전역에서 3천여명 선수단 참여··· LA팀이 종합우승

제20회 미주체전이 열린 페더럴웨이 메모리얼 필드는 널찍한 노천 운동장이었다. 육상 종목을 치를 수 있는 운동장 양쪽으로는 수천명이 앉을 수 있는 계단식 관람석도 만들어져 있었다.

6월21일 오후, 개막식장 입구로 가자 각 지역에서 온 선수들이 입장 채비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었다. 미국 26개주에서 3천여명의 선수단이 참여해 20개 종목을 겨루는 3일간의 스포츠축제였다.

2년마다 열려온 미주체전은 올해로 20회째였다. 첫 개최지는 LA로 1981년에 열렸다. 한인청소년들이 출전하는 체전이어서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 하순에 격년으로 열려 왔다. 올해도 이같은 관례는 예외가 아니었다.

1회 LA, 2회 뉴욕, 3회 시카고, 4회 샌프란시스코.... 이렇게 돌아가며 열린 미주체전은 1997년 제9회 체전이 시애틀에서 열린데 이어, 이번이 시애틀에서는 두 번째 개최였다.

이규성 재미대한체육회장(왼쪽)과 장석태 조직위원장.

운동장에 들어서자 풍물단이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쓴 깃발과 꽹과리를 앞세우고 흥겨운 농악을 울려 퍼뜨렸다.

이어 기수단이 입장하고, 선수단들이 주별 도시별 알파벳 순서에 따라 제각기의 유니폼으로 장내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첫 등장한 팀은 뉴욕이었다. 2년 후인 2021년에 열리는 제21회 미주체전을 개최하는 도시여서, 맨 먼저 등장하는 영예를 누린 듯했다. 가장 긴 줄은 달라스로, 전회 체전 개최지답게 이번에 가장 많은 수의 선수단을 파견해 왔다.

선수단들이 피켓과 함께 운동장을 가득 메우자 애국가와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개회식이 시작됐다. 애국가는 페더럴웨이 유스 심포니, 미국 국가는 소프라노 양우리가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앞서 아리랑배우 김정주는 대북공연으로 포효 같은 큰 북소리를 운동장에 쏟아냈다.

이어 이번 행사를 준비한 장석태 조직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커피의 도시 시애틀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면서 환영사를 했다. 그는 “더 높이 더 멀리 열정으로 하나 되자”는 시애틀 미주체전의 구호를 소개하며,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한민족 공동체의식과 정체성 확립으로 미 주류사회와 공존하며 협력 화합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대회사는 이규성 재미대한체육회장이 맡았다. 수영선수 출신으로 오렌지카운티에 살고 있는 그는 “철저한 준비로 미주한인 스포츠 잔치 한마당을 마련해 주신 장석태 조직위원장과 조직위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올해 20회를 맞는 미주체전은 미국에서 한인동포사회만이 개최하는 전국적 스포츠 행사”라고 소개했다.

체육헌장 낭독과 선수대표 선서, 심판대표 선서에 이어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의원, 이형종 주시애틀총영사, 애덤 스미스 하원의원의 축사가 뒤따랐다. 이날 정대철 대표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런 나라가 됐다”면서 각종 수치를 소개했으며, 김무성 의원은 “이렇게 멋진 체육행사를 모국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공로패 수여에 이어 성화맞이 공연이 김백봉 부채춤과 안병주 반고춤 등으로 이뤄지고, 2박 3일의 체전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가 주니어 골퍼 정재현 등 4명의 손에 의해 점화돼 타오르기 시작했다.

개막식에 앞서 전날인 20일 저녁에는 페더럴웨이 더블트리호텔에서 전야제도 열렸다. 미주 체육회 각 지역 대표들과 한국에서 온 정대철 대표, 김무성 의원,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200여명의 내빈들이 참여한 가운데,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도 특별 초청돼 가야금산조(김혜진), 해금 아리랑연가(김민정),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정선희), 신호수 등이 참여한 민요메들리를 선보였다.

이튿날 기자가 찾은 곳은 테니스경기가 열린 오번고등학교와 축구경기장이었다. 테니스경기장을 찾았을 때는 마침 뉴욕선수단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어서 김영환 뉴욕선수단장과 김일태 뉴욕대한체육회장 등 관계자들과 담소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이어 축구경기장을 찾았을 때는 싸늘한 날씨로 인해 본부석에서는 불을 피울 정도였다. 이 자리를 안내한 시애틀의 이원규 재미체육회 홍보이사는 “시애틀이 이상날씨를 보이고 있다”면서 “선수들이 뛰기는 오히려 이상적인 날씨”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장석태 위원장이 이끄는 조직위원회의 지원활동도 돋보였다. 조직위는 경기 첫날 페더럴웨이 고교에서 삼겹살 3천파운드를 구워 선수와 임원, 시애틀지역 한인들에게 제공하는 파티를 벌인데 이어, 경기 마지막 날인 23일 점심에도 삼겹살 명란 빵 라면 등으로 점심을 대접했다. 고경호 워싱턴주 체육회 부회장은 한인 중고생 자원봉사자들을 이끌고 직접 삼겹살을 굽기도 했다. 한편 페더럴웨이 제일장로교회(담임 최병걸)도 경기 이틀동안 1천명이 넘는 선수와 임원들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등 봉사에 나섰다.

장석태 조직위원장은 23일 오후 진행된 폐막식에서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준 조직위 임원과 자원봉사는 물로 시애틀 한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20회째였던 이번 대회를 통해 또다른 20회를 준비하자”는 호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당초 한국에서 제작해 보내기로 했다 차질을 빚어 중국에서 긴급하게 조달했던 메달이 통관이 늦어지면서 대회 기간에 도착하지 못해 ‘옥에 티’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로스앤젤레스가 종합점수 4,796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텍사스주 달라스가 3,477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주최 도시인 워싱턴주는 달라스에 28점이 뒤진 3,449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워싱턴주는 배드민턴에서 5개의 금메달을 땄고, 축구 장년부가 우승했으며, 타코마한인회장인 정정이 선수 등이 사격에서 금메달, 탁구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중에 전해진 바에 따르면 조직위는 6월26일 오전 10시 메달을 픽업했으며, 바로 각 지역 체육회로 전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석태 조직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메달이 ‘미중 무역 분쟁’ 때문에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묶여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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