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범사련, 시애틀과 LA서 ‘사회적 대화’ 추진
[동행기] 범사련, 시애틀과 LA서 ‘사회적 대화’ 추진
  • 시애틀, LA=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6.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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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가 ‘싸움 없는 대화’ 시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평가 쏟아져
6월21일 시애틀 페더럴웨이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사진 오른쪽부터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 유종렬 흥사단 이사장, 장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6월21일 시애틀 페더럴웨이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사진 오른쪽부터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 유종렬 흥사단 이사장, 장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해법을 둘러싸고 세 가지 상반된 주장이 있다.

하나는 비핵화가 먼저 실현되어야 평화체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핵위협이 있는 한 한반도에 평화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여러 차례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깨고 핵개발을 지속했다. 대화국면을 이용해 국제적 압박을 피한 후 핵무장의 길을 걸었다. 따라서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북한이 완전히 핵폐기를 한 후에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평화체제가 먼저 실현되어야 비핵화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없이는 비핵화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북한 핵무기 개발은 미국 및 남한과의 군비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고, 체제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 비핵국가였던 리비아나 이라크가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붕괴된 사례를 봐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선행해서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는 평화체제와 비핵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북과 북미 사이에 불신이 커서 어느 일방도 먼저 양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한도 미국도 기종 합의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단계적으로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이 주장들 가운데 어떤 편에 가까울까?

이런 이슈들을 주제로 해서 미국 시애틀과 LA에서 보수와 진보가 모여서 대화를 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평화통일비전 사회적대화 전국시민회의가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한 행사로 시애틀과 LA에서 열렸다.

6월21일 시애틀 페더럴웨이의 코앰TV 강당. 정오가 다가오면서 현지의 한인들 100명 가량이 속속 모여들었다. 한국에서 간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대표단 등 30여명도 자리를 함께 해 열기를 북돋웠다.

개회식은 국민의례와 양국 국가 제창으로 시작됐다. 행사는 이형종 총영사의 환영사, 이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동행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의원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대철 전 대표는 “미국에서 북한문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북한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 사이비종교집단이 이끌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이 보수 진보, 반북 종북으로 나뉘어 망국적인 대립을 이루고 있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초래한 폐단이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헌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또 “북한은 수령제를, 남한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너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김무성 국회의원.
사진 왼쪽부터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김무성 국회의원.

김무성 대표는 축사에서 “국회에서 여야가 파트너가 아니라 사생결단을 하면서 싸우는 것은 권력 독점 때문”이라면서 “진영논리에 빠져서는 되는 게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가 단상에 올라, 광주사태 때 LA에서 학생회를 이끌며 민주화투쟁에 앞장섰던 얘기와 함께 ‘사회적 대화’에 범사련이 앞장선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현지 한인들이 참여한 ‘사회적 대화’가 시작됐다. 한국에서 건너가 행사 진행을 맡은 임헌조 평화통일비전 사회적대화 전국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 겸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이 대화 진행 방법과 행사 배경을 안내했다.

“분단 70년의 남북 대결구도는 서로에 대한 혐오와 불신만 남겼습니다. 지난해 남북 북미간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 계기가 마련됐지만 아직 속시원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조건과 환경 탓만 할게 아니라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문제해결의 길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진영논리를 떠나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것이 사회적 대화입니다.”

사회적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에서 간 참석자들은 현지 한인들에게 대화의 장을 물려주고, 제20회 미주체전이 열린 페더럴웨이 메모리얼 필드로 향했다.

20일 시애틀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린 미주체전 전야제.
20일 시애틀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린 미주체전 전야제.

사회적 대화는 지난해 한국에서 이미 권역별로 4차례가 진행된 바가 있다. 지난해 6월에서 7월에 결쳐 광주와 세종시, 부산, 서울에서 각기 200명씩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를 진행했다. 올해 해외 한인사회에서의 행사는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다.

시애틀에 이어 두 번째로 ‘사회적 대화’가 진행된 것은 6월25일 LA에서였다. 이날 오후 LA코리아타운에 있는 옥스퍼드호텔에서 LA지역 민주평통과 한인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같은 형식의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완중 LA총영사와 서영석 민주평통 LA협의회장,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가 각기 올라 환영사와 축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애틀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적대와 극복의 대상인가 아니면 존중과 협력의 대상인가? 한반도 통일은 재앙인가 축복인가? 인도적 지원은 군사적 상황과 분리할 수 있는가 아닌가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진행됐다.

그랜드캐년 투어

“기대밖으로 정말 뜻깊고 진지하며, 생산적인 대회가 이뤄진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서영석 민주평통 LA협의회장은 행사를 마치며 이같이 소개했다. 앞서 대화를 가진 팀별로 소감을 발표한 것을 총괄한 평가였다.

그리고 임헌조 사무총장의 소개로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한 현지 대학생들도 짧게 인사를 했다.

“의자를 나르고 커피를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그와 달리 통일에 대해 너무 많이 배운 날인 것 같아요.”

“우리말도 잘 안 되지만 모국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또 우리말도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행사에 참여해 미국을 방문한 주요 인사들은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 윤성기 고문, 장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유종렬 흥사단 이사장, 권오금 대한뉴스타임즈 회장, 최윤정 뉴리더국민연합 공동대표, 전대열 한국축구클럽연맹 회장, 전상제 사회안전예방중앙회 회장, 고재철 한국사회적경제포럼 대표, 이형철 ㈜스페이스퍼플 대표이사, 이청산 부산민예총 회장, 최병환 환경과사람들 대표, 윤경로 전 한성대총장, 방춘석 마산 은혜병원 회장 등이다. 이들은 시애틀 행사와 LA 행사의 틈새 시간을 활용해 라스베가스 한인사회와 그랜드캐년을 둘러보는 일정도 소화했다.

LA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LA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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