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원 민단동경본부 단장 “대통령 연설문 팩트가 틀려서야”
이수원 민단동경본부 단장 “대통령 연설문 팩트가 틀려서야”
  • 동경=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7.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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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7일 오사카 동포간담회··· “2002 한일월드컵 때 민단-조총련 공동응원단 구성 안 했다”
이수원 민단동경본부 단장
이수원 민단동경본부 단장

7월8일 동경 아자부에 있는 민단동경본부를 들렀을 때 이수원 단장은 지난 6월27일 오사카에서 열렸던 문재인 대통령의 동포간담회 얘기부터 꺼냈다. 문 대통령이 G20에 참여했을 때였다.

“대통령께서 인사 말씀에서 재일동포들의 모국에 대한 기여를 많이 언급했습니다. 6.25 학도의용군 참여도 말씀하시고, 한국 연간수출액이 1억불에 못 미치던 1970년 당시 오사카 세계박람회에 재일동포들이 50만불을 모금해 한국관 건립을 지원하고, 88올림픽 때는 100억엔을 기부했으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회송금운동에 앞장선 얘기들을 하셨어요.”

이수원 단장은 이런 얘기를 소개하면서 “하지만 팩트가 틀린 게 있다”면서 오사카 동포간담회 때의 대통령 연설문을 꺼내 틀린 부분을 지적해 보였다.

그가 지적한 내용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관련한 대통령의 언급이었다. 연설문은 이랬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역사적인 화합의 장이었습니다. 민단과 조총련은 최초로 공동응원단을 구성했고, 하나된 응원의 함성은 월드컵 4강 신화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민단과 조총련이 공동응원단을 조직했던 것은 1990년대 일본에서 탁구대회가 열렸을 때였지 한일월드컵 때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그는 “대통령 연설이 이처럼 팩트가 틀려서는 곤란하다”고 말하고, “바로 이어진 문장들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연설문에 줄을 쳐가면서 설명을 이었다. 연설문은 “작년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재일동포의 성원이 함께 했습니다. 민단을 중심으로 후원금 2억엔을 모금하고, 응원단을 결성해 평창의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고 이어졌다.

“그냥 읽어가면 한일월드컵 공동응원단 구성에 이어서, 평창올림픽에 공동모금하고 응원단도 공동 구성한 것처럼 여겨집니다. 문맥으로 봐서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모금에 조총련은 일절 참여하지 않았고, 공동응원단도 구성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이수원 단장은 재일동포 간첩 조작사건을 언급한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군부 독재시절 많은 재일동포 청년들이 공안통치를 위해 조작된 간첩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재일동포 유학상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재일 한국 양심수 동우회’가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 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 초 서울고법에서 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에게 34번째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 같은 대통령의 연설문 내용에 대해 이수원 단장은 “조작된 간첩사건도 있기는 하지만, 고속정을 타고 이북을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조사를 받은 사람들도 많았다”면서 “연설문으로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이 대부분 조작된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원 단장은 민단 지방본부 단장으로서는 드물게 동경의 조선대학 출신이다. 그는 초중고를 전부 민족학교를 나오고, 대학도 조선대학을 나왔다. 지금으로 얘기하면 모두 조총련계 학교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조총련이 생기면서, 민족학교들이 공립인 동경도립학교에서 조총련이 운영을 떠맡은 각종학교로 바뀌었습니다. 1955년입니다.”

그해 조총련이 출범하면서 민족학교들을 모두 조총련 산하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광복 후 재일동포들이 만든 민족학교들을 1955년 조총련 출범과 함께 조총련에게 빼앗겼다”고 주장한다.

“조총련이 민족학교를 가져가면서 민단계는 신주쿠의 한국학교로 전학을 했습니다. 우리 반에도 10명 정도가 전학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통학에 문제가 있어서 못간 학생들도 많습니다. 당시 동경에는 조선인학교가 제13초급학교까지 있었고, 저는 제4조선인초급학교에 다녔습니다. 한 학년에 두 반이 있었고, 전교생은 400명 가량이었습니다.”

초급학교에서 대학까지 우리말로 하는 학교를 다니다보니 이수원 단장은 우리말에 불편한 데가 없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어내려가면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이 같은 우리말 실력과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이 재일동포 문제를 언급하면서 팩트가 틀리면, 우리 입장에서는 아프고 상처를 받습니다. 무관심하고, 나아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대통령 연설문은 팩트가 틀리지 않고 동포들이 가슴도 아프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이수원 민단동경본부 단장의 따끔한 조언이다. 1947년생인 이 단장은 1996년부터 2002년 민단 아다치지부 부의장, 2002년에서 2005년까지 아다치지부 의장,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아다치지부 단장, 2010년부터 올 4월 동경본부 단장이 될 때까지 민단동경지방본부 감찰위원장, 민단중앙본부 직선중앙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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