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호 캔사스시티한인회장 “캔사스시티는 한국 근대교육 일깨운 요람터”
안경호 캔사스시티한인회장 “캔사스시티는 한국 근대교육 일깨운 요람터”
  • 캔사스시티=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8.0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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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캔사스시티한인100년주년 기념 행사··· ‘한인100년사’ 책도 발간
안경호 캔사스시티한인회장
안경호 캔사스시티한인회장

“한국학생으로는 1913년 차의석이 처음으로 입학했고, 백낙준 김자형 그리고 정신학교 출신인 이선행 김마리아 여사가 뒤를 이었다.”

칸사스시티를 방문했을 때 안경호 칸사스시티한인회장이 이런 내용이 담긴 팸플릿을 건네줬다. ‘칸사스지역 한인들의 이야기’라는 타이틀의 소책자로 ‘KC Arirang Korean Traditional Festival’이란 부제가 영어로 붙어 있었다.

칸사스시티 소재 파크대학교를 설명한 부분에는 이런 내용도 담겨 있었다.

“한국 초기 근대교육에 크게 영향을 미친 자조부(Self Help Department)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한 교육시스템이 파크대학의 창립자인 John Mcafee의 교육사상인 ‘신앙과 직업(Fides et Labor)에서 비롯됐다. 한국에서 활동했던 선교사 메리 헤이든, 김마리아, 윤산온 선교사 등이 이 학교 출신이며, 배위량 방위량 선교사들도 파크대학의 교육철학을 숭실학교와 신성학교에 도입했다고 전해진다.”

말하자면 캔사스시티 파크대학 출신이거나 영향을 받은 선교사들 한국에 와서 숭실학교 신성학교 등을 세우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였다.

배위량은 미 북장로교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William Baird, 1862-1932)의 한국 이름이다. 1891년 조선에 와서 선교를 시작한 그는 1897년 평양에 숭실학당을 만들고 1907년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1931년 숭실전문학교와 숭실중학교의 개교식에 참여한 지 한달 후 장티푸스로 타계했다.

방위량(1876-1970)은 선교사 윌리엄 블레어(William Newton Blair)의 한국 이름이다. 1876년 캔사스주 샐리나(Salina)에서 출생한 블레어는 1901년에 한국으로 와서 평양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안경호회장은 캔사스시티에서 오리엔탈마켓이라는 식품점을 경영하고 있다.

백낙준(1896-1985)은 1896년 평안도 정주군에서 출생해 선천에 있는 기독교학교인 신성학교에 입학해 공부한 후 신성학교 설립자인 조지 맥쿤(1872-1941, 한국 이름 윤산온)의 도움으로 파크대학에 가서 수학한다. 광복후 연세대총장, 문교부장관도 역임했다. 하지만 그는 일제 강점기 부역혐의로 인해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올라 있다.

김마리아(1892-1944) 여사는 황해도 장연 출신으로 지금의 정신여중인 연동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했다. 1919년 동경 2.8독립선언에 참여한 그는 직후 독립선언서를 지니고 한국으로 잠입해 3.1운동에도 참여했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그 후 1923년 칸사스 파크대학으로 유학해, 미국에서 황에스더 박인덕 등 옛동지와 만나 재미대한민국액국부인회를 만들어 회장을 역임하고 어렵사리 귀국해 원산에서 교육활동에 힘쓰다 1944년 타계했다.

미중서부 도시인 칸사스시티는 미시시피강으로 흘러드는 칸사스강과 미주리강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두 강이 합류해 이루는 Y자형 강안(江岸)에 모두 캔사스시티라는 도시가 들어서 그레이터 캔사스시티를 이루고 있었다. 함께 한 정영로 전 캔사스시티한인회장은 대캔사스시티에서 미주리주의 캔사스시티가 칸사스주의 캔사스시티보다 훨씬 큰 도시라고 소개했다.

안경호 회장은 캔사스주 속한 오벌랜드파크에 ’오리엔탈 마켓‘이라는 대형 식품점과 CJ뚜레주르 점을 경영하고 있었다. 정영로 전 회장과 함께 그를 찾았을 때 그는 오는 11월8일부터 10일까지 캔사스 존슨카운티에서 캔사스한인회 주최로 치르는 코리안페스티벌을 소개하는 책자를 건네줬던 것이다.

안경호 회장(왼쪽)과 정영로 전 한인회장
안경호 회장(왼쪽)과 정영로 전 한인회장

책자 안에는 캔사스 한인사회와 관련된 내용들이 간단하게 소개돼 있었다. 그중에는 독립신문 1920년 2월 3일자에 캔사스시티에서 한국독립후원회 지부를 조직하였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미국 캔사스시에서는 작년(1919년) 11월10일에 한국독립후원회 지부가 또 조직되다. 당일 한국학생단에서는 제1장로교회 내에 만찬회를 열고 내외국 빈객을 초대하다. 서재필 박사와 학무총감 겸 구미위원회 김규식씨의 연설이 있다.”

1920년이면 독립신문이 폐간되고도 한참 지난 때다. 이 때문에 정확히 어느 신문에 실린 것인지는 다시 고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내용에 따르면 당시 서재필 박사와 김규식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미위원장이 11월10일 캔사스시티를 방문해 강연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비서를 지내고 프린스턴 대학에서 영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한 김규식 선생은 1차대전이 끝나고 1919년 파리강화회의가 열리자 신한청년단 수석대표로 파리에 파견됐다. 이어 그의 주문으로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3.1운동이 일어나고, 4월11일 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그는 임시정부 구미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하지만 어느 나라도 호응하지 않자 실망한 그는 파리에서 김복 김탕 여운홍 장택상 등과 함께 1919년 8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뉴욕 워싱턴 등을 거쳐 10월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한국 교민들과 면담했고, 10월30일 캘리포니아주 맥스웰, 10월 31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11월1일 디뉴바, 11월2일 로스앤젤레스 등의 한국인 교포들을 순방하고 11월3일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시 임시정부를 위해 독립공채 발행에 심혈을 쏟았는데, 한인사회 순방하고 이어 캔사스시티를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1월 출간될 '캔사스시티지역 한인이야기' 에는 캔사스 한인 100년사가 담길 예정이다.
11월 출간될 '캔사스시티지역 한인이야기' 에는 캔사스 한인 100년사가 담길 예정이다.

“캔사스시티 한인사회는 이렇게 잡아도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는 11월 한인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면서, ‘캔사스한인100년사’도 출간합니다.”

‘캔사스한인100년사’에 과거 한인사회 역사가 얼마나 자세하게 나올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윤산온, 방위량, 안의와, 애니 아담스, 배위량 등 많은 선교사가 한국에 파견돼 한국 교육을 도왔고, 이들의 도움에 힘입어 김마리아여사와 백낙준박사, 한경직 목사 등이 캔사스로 와서 공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캔사스시티는 우리 근현대사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을 새삼 알리는 책이 될 게 분명하다.

한인사회 100년을 맞아 오는 11월 캔사스에서 열리는 코리안페스티벌은 전통의상 패션쇼, 코리안 퍼레이드, 한식문화 시식회, 태권도 시범, 오송문화원 초청 전통음악공연, 난타 공연,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음악회, 문화체험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준비 중이다. 이 행사에는 캔사스시티한인이민100년사 출간회와 캔사스시티한인역사 세미나, K-pop컨테스트 등도 함께 열릴 예정이라고 안경호 회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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