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소년 모국연수 참관기] 타향에서 느낀 따뜻함
[재외동포청소년 모국연수 참관기] 타향에서 느낀 따뜻함
  • 강우흔(영구개발구직업고등학교 3학년)
  • 승인 2019.08.28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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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營口, 잉커우)는 중국 요녕성 발해만 연해에 있는 도시다. 인구 약 200만명이 있는 이 도시에는 800여 교민과 조선족 동포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이곳 재외동포 청소년들이 올여름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2019 재외동포 중고생 모국연수’에 참가해 느낀 점을 적어 사진과 함께 본지에 보내왔다. 재외동포 중고생 모국연수는 올해 2차례 진행됐다. 1차 연수는 7월17일부터 23일까지 광주, 대구, 여수, 영천, 울산, 제주에서, 2차 연수는 7월31일부터 8월6일까지 고양, 파주, 군산, 대전, 전주, 진안에서 진행됐다. 총 5편의 참관기 중 2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영구개발구직업고등학교 3학년 강우흔 학생의 참관기.

타향에서 느낀 따뜻함

올해 7월17일, 나는 운 좋게도 2019 청소년 모국방문 프로그램(OKfriends homecoming teams camp)에 참가했다. 7월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진행됐다. 참가확정이 발표된 날부터 나는 흥분되고 설레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날이 다가왔다. 대한민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짐을 들었다. 행사장 문을 들어서자 우리를 마중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광주, 부산, 대구, 제주도 등의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하늘의 뜻이었는지, 내가 가장 가고 싶은 제주도로 가게 됐다. 선생님들은 동그랗게 모여 환영해주셨고 낯가림이 많은 나도 이 따뜻한 분위기에 쉽게 젖어 들었다.

대다수가 외국인이었다. 영어가 부족한 나는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우울해졌다. 선생님들이 나의 옆에 앉아 격려해 주시고 다 같이 자기소개를 하며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게 도와주셨다. 나는 긴장이 사라지고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캠프의 첫 번째 활동으로 교수님께서 한국의 역사를 강의해주셨다.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했을 때, 일본인의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만행을 보고 분하면서 슬픔이 밀려왔다. 중국도 더없이 끔찍한 ‘남경대학살’ 사건이 있다. 한국에 온 첫날 밤, 한국에 대한 이해가 조금 깊어졌다. 다음날 나는 아침 일찍 잠이 깨서 세면을 마치고 베란다 밖에 서 있었다. 나는 서울 아침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했다. 창밖은 숲으로 가득했고, 햇빛이 잎사귀를 비추고, 안개가 바람에 흩어졌다. 먼 곳의 하늘에 안개가 차츰 옅어지는 것이 굴뚝의 연기 같았고, 가벼운 비단 같기도 하였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떠나기 싫었지만, 오늘 제주도의 일정이 큰 기대를 안겨주었다.

먼저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보러 이동했다. 개막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서는 한국 전통무용단의 멋진 공연이었다. 뛰어난 예술성과 아름다운 몸짓이 이 춤을 화려하면서 섬세하고, 우아하면서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공연은 중국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더 신기하고 즐거웠다. 개막식을 마친 후에, 우리는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2시간 후에 나는 피곤한 몸으로 제주도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제주도에서의 환영식은 굉장히 열렬했다. 나는 피곤하였지만 따스한 느낌을 받았다. 한 친구가 나의 옆에 다가와 앉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그 ‘한지민’이라는 친구가 홈스테이를 하게 될 친구인 것을 알았다. 우리는 아주 맛있는 뷔페 식사를 함께했다. 지민이의 엄마는 아름답고 온유하셨다. 식사 후 유쾌한 파티를 했는데, 우리는 함께 제주도의 명곡인 ‘제주도의 푸른 밤’을 합창했다.

지민 어머니는 내가 조용한 성격인 것을 아시고 내 옆에 앉아 내 손을 잡고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셨다. 지친 나는 제주도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꼈고, 집에 오는 길에 기념사진을 찍었다. 내가 몸이 약한 것을 알게 된 지민이의 가족들이 나를 더 따뜻하게 챙겨 주셨다. 타국에서의 사랑에 감동받아 밤에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아름다운 시간은 항상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다음 날 우리는 떠나야 해서 지민이의 가족과 포옹하며 작별했다.

우리는 한국 학생들의 하루 생활 체험, 한국 청소년 교실 문화 파악 및 견학을 통한 한국 교육 문화 이해를 위해 학교에 방문했다. 서로 소개하면서 민족적 공감을 깊게 하였고, 선생님이 한국 학생들이 좋아하는 ‘몸으로 말해요’, ‘일심동체’ 등 놀이를 하였다. 영어 수업도 듣고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넷째 날은 내가 한국에 와서 가장 기쁘고 가장 많은 느낌을 받은 날이다. 날씨 때문에 물놀이와 캠프 파이어가 취소되어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박물관은 아시아에서 규모와 기능이 제일인 항공우주박물관으로 33만 제곱미터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비행기모형이 눈에 들어왔다. 해설을 들은 바에 의하면, 이곳에 전시된 비행기는 과거 한국전쟁과 한국의 영공을 수호하는 공군이 사용하던 전투기의 모형이었다. 또 1903년 라이트형제가 발명한 첫 비행기 ‘플라이어호’의 복원모형이 있었다. 모든 비행기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박물관에는 비행기의 횡단면도 전시돼 있었다. 기체의 내부에는 거대한 엔진, 굵은 체인, 수천 개의 부품이 전시돼 있어 비행기의 구조를 더욱 잘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항공박물관에서 나는 세계항공역사와 한국공군 연혁을 알게 됐고, 여러 종류의 비행기모형을 감상했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알게 됐다.

두 번째로 제주풍속자연사박물관에 갔다. 제주도에 흩어져 있는 전통민속유물, 자연사적 등을 수집, 연구 및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제주도민의 생장과정, 의식주와 생산산업 등을 생태학적 시각으로 전시하여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관광객이 쉽게 알게 되어 있었다. 문에 들어서자, 나는 가득 찬 문화적인 분위기로 둘러싸였다. 모두 여러 개의 전시실과 암석모형이 있어 굉장히 사실적이고 아름다웠고 한 걸음마다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았다. 제주도민의 결혼식, 그리고 그들의 삶은 다른 나라들과 비슷해 보였다. 밤에 친구들과 파티에서 즐겁게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었다. 동갑끼리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지만,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파티 장기자랑에서 우리 조가 1등을 차지하여 상품을 얻어서 기쁜 밤을 보냈다.

다섯째 날은 서울로 돌아오는 날이다. 나는 3일간 함께 지낸 지민과 작별을 고했다. 중국에는 “천하에 헤어짐 없는 만남은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나는 언젠가 다시 만남을 기대하며 서울에 도착했다. 선생님이 우리를 한국전쟁기념박물관에 데리고 가셨다. 이곳은 세계 최대규모의 전쟁기념관이고 1994년 6월10일에 개관했다. 한국전쟁의 사료를 수집, 보존하고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야외 전시관에서 유명한 ‘광개토대왕비’ 모형, ‘형제상’과 ‘한전기념비’를 보았는데, 기념관 양쪽 복도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한국병사의 소장품과 소장고가 있었다. 소장고에는 전쟁자료와 유물과 전쟁장비가 있었고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과 중동전쟁 중 다른 나라들이 사용한 전투 장비의 실물과 모형도 있었다. 전쟁기념관의 2층에 아이들이 그린 전쟁과 평화에 대한 그림들, 전사들에게 쓴 시들 그리고 전쟁을 풍자하는 만화 등 전시품이 기억에 남았다. 아래층 서점의 카페에 있는 책들도 전쟁과 관련된 것들로 가득 차 있어서 기념관 전체에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벽에는 장년인 남성, 노인과 포대기에 싸인 아기 등 전쟁희생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나는 전쟁의 잔인함에 대한 비통을 참을 수 없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내 걸음은 느려지고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동영상 시청 중 들린 아이의 울음소리와 여인의 비명 소리가 내 귀에 계속 맴돌았다. 차에 탔을 때야 비로소 나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또다시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낯익은 곳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의 마음은 예전처럼 어색하지 않았고, 여러 도시를 다녀온 친구들이 서로 경험담을 나누며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저녁에는 주최 측이 폐회식을 준비하였다. 폐회식에서는 친구들의 소감을 듣고, 공연을 보고 무수한 추억을 회상케 하는 동영상도 보았다. 모든 사람의 얼굴에 미소로 가득한 식장에는 벌써 이별을 슬퍼하며 훌쩍이는 친구들도 있었다.

중국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날이다. 나는 선생님들이 눈물을 참지 못하는 것을 보며 덩달아 슬퍼졌다. 우리는 낯선 사이지만 서로 껴안고 이별의 슬픔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나는 낯을 가리지만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을 마음을 다해 반기고 우정을 나누었다. 우리는 같이 춤을 추고, 해보지 못한 것을 했다. 나만의 세계에서 나오도록 도와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나를 이끌어주던 친구들에게 감사했다. 그날 밤, 우리는 늦은 밤까지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마지막 날, 지나간 날들의 추억이 기억에 남았다. 이번 행사는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준 것 외에도 한국 역사의 무거운 면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 외국인 친구에 대해서 더 알게 됐고 하나의 이치를 깨닫게 됐다. 나라는 다르고, 문화가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것이다. 존중함으로 우리는 친구가 됐다. 많이 서운하지만 모든 헤어짐은 다음의 더 좋은 만남을 위한 거라고 굳게 믿는다. 사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인상 깊었던 일을 한 가지만 고를 수는 없다. 모국방문 프로그램의 하나하나가 다 나에게 소중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한 것보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기뻤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은 비가 많이 와서 야외활동이 많이 취소된 것이다. 게다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친구들과 깊은 교류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영어를 열심히 배워서 먼저 친구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성장의 기회를 주신 영구한국인회 신현돈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회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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