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 “북한에 할머니와 고모 두고, 6.25때 내려왔어요”
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 “북한에 할머니와 고모 두고, 6.25때 내려왔어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8.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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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서 ‘가족사’ 소개··· “남북분단 현실에 관심 가져야”
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
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

“제 아버지는 평안남도에서 태어나서 6.25때 할아버지를 따라 남쪽으로 피난을 왔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큰딸이 임신 9개월째여서 함께 오지 못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당시 가족이 헤어지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슬프게도 아버지는 2008년 타계했습니다. 6.25때 헤어진 어머니와 누이를 그후 한번도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1972년 7살 생일날 한국을 떠났습니다. 하루 후 캐나다에 도착했지만 같은 날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캐나다가 그해 네 생일 선물’이라고 하셨습니다.”

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이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했다. 연아 마틴은 8월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6회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 참가했다. 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회장 신디 류 미국 워싱턴주 하원의원)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한 행사였다.

연아 마틴은 둘째날인 8월28일 오후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을 위한 동포사회 기여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발표자로 연단에 올라, 가족사와 함께 자신이 살아온 길, 현재의 활동, 재외동포로서의 모국에 대한 기여방안 등을 소개했다.

그의 발표에 앞서서는 정치평론가 이종훈씨를 좌장으로 해서 ‘동포사회의 거주국 정치 참여 확대 및 차세대 정치인 육성방안’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 주제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안그렌 시의원인 이바짐, 미국 조지아주 하원의원인 박의진, 입양인 출신으로 프랑스 하원의원으로 일하는 요하임 손 포르제 씨가 나와 발표를 했다.

연아 마틴 의원이 등단한 것은 두 번째 프로그램 때였다. 심규선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좌장으로 한 포럼에서 연아 마틴 의원은 첫 발표자로 올랐고, 이어 러시아 아스트라한주 주의원인 최 세르게이, 미국 버지니아 하원의원인 마크 김씨가 차례로 등단했다.

연아 마틴은 발표에서 2009년 1월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고 소개를 이어갔다. 한국계로서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9월, 한국을 방문해 미국이 이끄는 16개 참전국 대표들과 함께 한국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 대통령은 그를 한국의 딸이자 캐나다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그간의 활동에 대해 성취와 함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계시를 느꼈다고 한다.

연아 마틴은 자신을 정치로 이끌어준 인사도 즉석에서 소개했다. 함께 이날 행사에 참여한 샌디 리씨였다. 그는 학교 선생이었을 때 캐나다에서 한국계 여성정치인이었던 신디 리씨를 만났다. 1.5세의 아이콘 같았던 신디 리씨는 캐나다 한인 젊은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해답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태어났든 아니든, 이들은 100% 한국인이자 100% 캐나다인으로, 이 같은 이중정체성이 200% 장점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었다. 한국과 캐나다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고, 남북을 위해 일할 수 있으며, 캐나다 현지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캐나다와 한국의 오랜 인연도 소개했다. 그의 가족사와도 관련된 얘기였다. 캐나다 선교사가 한반도에 처음 온 것은 1888년이었다. 그 이래 200명이 넘는 캐나다 선교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우리말 영어사전을 처음 번역하고, 성경 번역에도 도움을 줬으며, 영어학교를 세우고 서양의학도 가르쳤다고 한다.

프란시스 스코필드 박사도 그중 한사람이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국내의 3.1운동을 해외에 알린 사람이었다. 연아 마틴은 며칠 전 스코필드 박사의 ‘제자’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연아 마틴은 아버지가 한국 최초의 기독교계 대학인 숭실대를 다니면서 셰익스피어 문학을 전공했으며, 고려대에서 영문학으로 석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13살 때 영어사랑에 빠졌으며, 한국전쟁 전후에 초서와 빅토리아시기 문학에 빠진 것이 너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 년 전 이 퍼즐을 풀 수 있었다면서 일제 강점기 한국에서 선교사를 지낸 롤란드 베이컨 박사의 아들 휴지 베이컨 박사가 빛바랜 흑백 졸업앨범을 보여준 것이 계기였다고 말했다. 롤란드 베이컨 박사는 당시 함흥에 영어학교를 만들었는데, 이들 학생의 졸업앨범이었다고 한다. 이 앨범에 찍힌 교실 벽에는 마치 자신의 아버지 필체 같은, 영어 에세이와 시가 예쁜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연아 마틴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따라 이북에서 내려왔지만, 또래 친구들은 어찌 되었을지, 이북에 남은 고모가 아이를 잘 낳았는지, 전쟁에서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사촌이 되는 아이는 무사히 태어나 3.8선 이북에서 우리를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연아 마틴은 자신이 한국계 유일한 상원의원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캐나다 관계에 관련된 일들이 자신에게 몰려왔다면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한 일이나 탈북자 지원 같은 일도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1년 캐나다의 한인 1.5세와 2세들을 위한 의회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캐나다의 유대인 베트남인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참조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한인 2세들의 시각을 넓히고 캐나다계 한국인으로서 200%의 잠재력을 발휘할 것을 격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와서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목소리를 듣고, 북한인권문제를 다루는 캐나다 토론토의 NGO 한보이스와 함께 한국에 온 탈북자들을 캐나다 의원실 연수를 시키는 한보이스 파이오니어 프로젝트(HPP)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아 마틴은 이날 탈북자들을 위한 이 프로그램과 한보이스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연아 마틴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캐나다 이주 작곡가 고 안병원의 노래를 강연의 대단원으로 소개했다. 당초 이 노래는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독립을 노래했던 것이 분단 후 가사가 통일로 바뀌었다고 말한 그는 이 노래가 이산가족이 된 부모와 할아버지 세대에 큰 메아리를 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현실이 남아있는 한반도 문제에 해외한인 정치인 지도자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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