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소년 모국연수 참관기] 감사합니다, 한국이여!
[재외동포청소년 모국연수 참관기] 감사합니다, 한국이여!
  • 라지훈(영구시조선족고급중학교)
  • 승인 2019.08.30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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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營口, 잉커우)는 중국 요녕성 발해만 연해에 있는 도시다. 인구 약 200만명이 있는 이 도시에는 800여 교민과 조선족 동포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이곳 재외동포 청소년들이 올여름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2019 재외동포 중고생 모국연수’에 참가해 느낀 점을 적어 사진과 함께 본지에 보내왔다. 재외동포 중고생 모국연수는 올해 2차례 진행됐다. 1차 연수는 7월17일부터 23일까지 광주, 대구, 여수, 영천, 울산, 제주에서, 2차 연수는 7월31일부터 8월6일까지 고양, 파주, 군산, 대전, 전주, 진안에서 진행됐다. 총 5편의 참관기 중 2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영구개발구직업고등학교 3학년 강우흔 학생의 참관기.

감사합니다, 한국이여!
   
올해 여름방학 운 좋게도 한국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모국연수에 참여했습니다. 비록 짧디짧은 모국연수지만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 언제 들어도 친절하고 귀맛 좋은 노래가락과 익숙한 선율이 아직도 귀가에 울려퍼집니다. 세계 50여개 나라들의 한민족 친구들이랑 만났습니다. 내 생에 이처럼 뜻깊고 행복한 만남이 있다는 게 꿈 같았습니다. 비록 같지 않는 국가에서 거주하고 있으면서 같지 않는 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다들 한국어를 괜찮게 쓸 줄 알고 듣고 교류할 수 있어서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한문화의 힘이 얼마나 무궁무진한가를. 그리고 아름다운 우리 말이 생소한 우리 사이를 얼마나 끈끈히 이어주고 있는가를.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어도 영원히 한겨레 한 핏줄이라는 것을, 한민족이라는 자랑스러움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는 것을.

감사합니다, 애국지사들. 저에게 있어서 2019년에 조직된 모국연수에 참여하게 된 것은 너무 행운입니다. 왜냐하면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칠흙 같이 캄캄한 감방 속에서도, 강도 같은 일제 침략자들의 채찍 아래에서도 오로지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만세!”를 웨치며 목숨마저 바친 한민족 지사들, 그 비장하고 위대한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보이는 듯합니다. 억압받던 굴욕을 잊지 않고 역사 속에서 치국의 교훈을 얻은 한민족, 모든 열정과 지혜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한민족,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민족의 기개를 굽히지 않은 한민족, 다시 한번 자신이 이런 위대한 민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감개무량해집니다. 

캄캄하고 불타오르는 끝없는 지옥에서
희망을 꽁꽁 손에 쥔 그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모든 아픔과 상처를 사랑하는 그대.
지옥 속에서도 만발하고 있는 불끝의 꽃
그대가 바로 독립된 코리아-내 마음속의 영웅입니다.

감사합니다, 홈스테이
따스한 아침 햇살
소박한 농가생활
지친 내 마음을 살살 어루만져 주네.
인성화한 농업제도
농가생활이 더더욱 행복하네.
자상한 어머니
힘들어도 빨래 깨끗이 해주었어요.
부지런한 아빠
아무리 고생해도 불평이 없었어요.
유모아적이고 마음이 너그러운 형
례절이 밝고 신사적인 동생
만나서 좋았어요.
만나서 기뻤어요.
만나서 행복했어요.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진안 사랑해!
“같이 사진 찍자!” “싫어요, 안 찍을래요.”
“같이 노래하자!” “싫어요, 부끄러워요.”
“같이 춤추자!” “싫어요, 부끄러워요.”

바로 저입니다. 무엇도 하기 부끄러워하고 신심이 없는 ‘자폐’ 소년이었습니다. 항상 번데기와 같이 꼭꼭 자기 자신을 감싸놓고 있은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번데기도 나비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번 모국연수를 통하여 저는 많이 변해졌습니다. 이전에 사진 한 장 찍기 싫어하는 제가 주동적으로 친구들과 셀카하고 춤이라면 벌벌 떨던 제가 적극적으로 춤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구호를 부를 때도 모기소리만 했었는데 그 후로는 우렁차게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진안! 어이, 진안! 어이. 3000만큼 사랑해! 니 호우···”

감사합니다, 리더님. 처음에 저는 행사에만 관심했지 리더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친구들을 데리고 유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리더들이 일하는 곳을 보았는데 문건이 엄청 많았습니다. 매일 밤을 새워 가며 정성 들여 일하는 모습에 너무 마음이 훈훈했습니다.

다행히 리더들이 있어서 무사하게 연수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배우고 훗날 리더가 돼 재외동포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습니다. 백의, 그것이 있어 신성한 민족. 윤동주, 조명희 그대들이 있어 거룩한 민족, 된장국 그 맛이 있어 구수한 민족. 오늘도 우리 민족의 향이 그립습니다. 모국연수에 참가해서 행복했던 나날들이 그립습니다. 내 사랑 한민족 저도 언젠가 그대의 한 가닥 그윽한 향기가 되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이여! 그대는 항상 우수의 대명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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