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75] 수요집회
[아! 대한민국-175] 수요집회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9.09.07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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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수요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시민들에 의한 시위집회로,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열리기 시작,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다. 2019년 8월 14일, 제74회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제1400회 수요집회’가 열렸다. 동일한 주제로 열리는 시위집회로는 세계 최장기간(27년 7개월) 기록을 갖고 있다.

1991년 8월 14일, 열다섯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당한 성노예로서의 치욕적 삶의 실상이 김학순 할머니의 입과 몸으로 “내가 바로 살아있는 증거”라고 세상에 처음 밝혀짐으로써 역사적 진실이 공론화되기 시작하였다.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계기로 이옥분, 김복동, 이기분,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 등이 이어졌다. 여자정신대로 끌려간 이가 15만에 이른다는 추정에 비해서는 어림도 없지만, 239명의 할머니들이 용기 있게 나서 정부 당국에 등록을 했다. 그들 중 2019년 8월 15일 현재, 생존자는 20명뿐이다.

2012년 대만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 14일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림의 날’로 지정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2018년 8월, 유엔의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정부가 충분한 사죄와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7월에는 유엔의 강제적 실종위원회가 일본정부가 피해자들의 권리를 부인할 뿐만 아니라 배상도 불충분하다는 최종견해를 밝혔다.

수요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정부에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그러한 주장에 동참하는 양심적인 시민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2011년 1000회 때까지만 해도 노환과 궂은 날씨를 무릅쓰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다만 몇 분 씩이라도 참석해왔다. 어떤 할머니는 “일본정부는 우리가 죽기만을 기다리겠지만 우리는 쉽게 죽을 수 없다”면서 참석했다. 그러나 연세가 많아지고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정신적으로는 항상 시위대와 함께 하면서도, 현장에는 나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당신들의 생전에 일본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진정 어린 사과를 받고 눈을 감고 싶어 하지만,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한일간의 ‘미해결의 장’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들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있어서 세계는 비로소 위안부 문제에 얽힌 역사적 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또 이들 할머니들은 단순한 역사의 증언자를 뛰어넘어 여성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인권운동가로 거듭 태어났다. 이번 1400회 수요집회 때는 일본, 미국, 호주, 필리핀, 대만 등 12개국 37개 도시에서 동참했다. 일본의 공식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미래세대와 함께 인권을 깨우치고 평화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교육의 공간으로 수요집회는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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