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칼럼] 영화 ‘봉오동 전투’를 보고
[김현중칼럼] 영화 ‘봉오동 전투’를 보고
  • 김현중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 승인 2019.09.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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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과 치른 첫 대규모 전투··· 지린성 왕청현에 있어

영화 ‘봉오동전투’를 관람했다. 한일간의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미묘한 때였다. 관람객이 손익분기점을 넘긴 500만 육박했다고 한다. 필자는 ‘예전의 독립군 영화, 뭐 그렇겠지’ 하고 안 보려 했다가 뒤늦게 보았다. 하지만 달랐다. 영화관에 가면 웬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면 눈을 붙이는 스타일이지만, 이 영화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꼬박 보았다.
 
봉오동(봉오골)은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가 있는 옌지(延吉)에서 멀지 않은 지린성(吉林省) 왕청현(汪淸縣)에 있다. 지금으로부터 99년 전인 1920년 6월7일 독립군 최초의 대규모 전투를 치른 곳이다. 독립군은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일본군을 죽음의 계곡으로 끌어들여 보기 좋게 이긴 전투이다.

봉오동 전투는 왕청현 봉오동에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대한북로독군부의 한국독립군연합부대가 일본군을 격파하고 승리한 전투이다. 봉오골의 승전보는 당시 국내외의 모든 동포에게 독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또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대첩 등 독립군의 무장 저항 운동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독립군연합부대는 “어제는 농사짓던 농부가 오늘은 독립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인들의 간도이주 역사는 1869년과 1870년 대흉년으로 생활이 어려워 월강죄(越江罪)를 무릅쓰고 넘어갔다. 1910년 일제의 강제병합 이후에는 탄압과 착취가 심해 만주지방에만 5만여 명에 달했다. 당시 일제강점기 때 만주 등 해외로 이주한 한인들은 농사꾼 등 직업에 관계 없이 독립운동의 자원이었다. 동북 3성에는 길림성의 대한독립단 등 70여 개의 독립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무장 독립투쟁을 전개했다. 당시 만주지방에는 1911년 삼원보에 설립된 신흥학교 등 민족교육기관이 100여 개에 달했다. 

일본군은 포, 소총 등 신식무기와 기마병으로 구성되었다. 이에 독립군은 칼과 몽둥이 그리고 체코 용병이 쓰던 장총으로 맞서며 육탄전을 벌여 승리를 거둔다. 이들은 가파른 산등성을 가로지르며 달려 일본군 19사단 월강추격대를 봉오동(鳳梧洞)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한다. 포와 소총 등 신식무기와 기마병으로 구성된 일본군이지만 어제의 농사꾼, 어부, 포수 출신으로 구성된 투지 백배의 독립군 결사 항전에 무릎을 꿇는다. 일본 군인들은 그 보복으로 어린이, 임산부 등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거기에 더해 시시덕거리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도 했다.

중국 동북3성에 갈 기회가 있으면 옛 봉오동을 꼭 찾아보고 싶다. 지금은 댐이 가로막고 있다지만, 해발 1200m의 고려령, 당시 독립군으로 전투에 참가했던 후손들이 살고 있는 조선족 마을 수남촌 등은 찾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금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해이다.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많이 열렸다. 중국의 동북3성(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의 용정, 왕청, 삼원보, 밀산 등지와 임시정부가 있었던 상해, 항주, 중경, 류주 등지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톡, 우수리스크 등 임시정부 유적 이외 독립운동을 했던 유적지들이 많이 있다. 그 외 미국과 일본 등 동포들이 거주했던 곳에는 크고 작은 항일 유적들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이들 유적지에 대한 느낌이 새로웠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미국, 캐나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호주, 뉴질란드, 중국,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상영된다고 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일본군과 싸우다 죽은 동지들의 유골 가루를 담았던 ‘봉오동 태극기’가 나온다. 이를 보러 천안독립기념관을 찾기도 했다. 가슴이 뭉클했다. 이 전투로부터 1세기의 긴 세월이 지나는 시점이다. 5200만 국민과 740만 재외동포가 다 같이 봉오동 전투의 정신을 음미하며 새로운 100년을 대비해야 할 듯하다.

필자소개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전)건양대학교 국제교육원장
(전)도쿄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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