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아프리카중동 한인회장단의 1박2일 강원도 가을소풍
[동행기] 아프리카중동 한인회장단의 1박2일 강원도 가을소풍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9.10.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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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횡성-정선-영월을 돌아··· 정선 아리랑축제와 영월 청령포 단종 유배지도 찾아

“산정상에 스카이 디즈니랜드라도 세워서 이 시설들의 활용 폭을 넓히면 좋을 듯해요. 평창올림픽 때의 알파인경기장인데, 겨울에 스키 탈 때만 시설을 가동하면 효율성이 떨어지잖아요.”

“말레이시아 윈팅(雲頂) 리조트는 산꼭대기에 세워져 있어요. 작은 도시입니다. 사시사철 시원한 데다 카지노까지 있어서 관광객들로 늘 붐빕니다.”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의 알파인 경기장을 둘러보며 아프리카중동지역 한인회장들이 말을 주고받았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임도재)는 세계한인회장대회가 끝난 10월5일부터 6일까지 이 이틀동안 경기도 양평과 원주, 횡성, 정선, 영월을 둘러보는 여행을 했다. 당초 2박3일간 울릉도를 찾는 여행을 계획했으나, 태풍 등의 이유로 인해 급하게 행선지를 바꿨다.

10월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제13회 세계한인의 날 행사를 마지막으로 2019 세계한인회장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아프리카중동 한인회장단을 태운 버스는 행사장인 서울 워커힐호텔을 떠나 양평 용문산으로 향했다.

호텔 오찬을 뒤로 하고 양평의 맛집에서 전통된장과 청국장을 재료로 한 요리로 점심을 한 일행은 이어 원주 치악산으로 들어가 구룡사와 계곡을 따라 오르는 산행을 즐겼다. 이날은 우산 없이 걸어도 좋을 만큼, 가는 실비가 내렸다.

구룡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높이 자리잡은 대웅전의 기둥에는 ‘달마는 무슨 일로 강을 건너 왔는가’(達摩何事踏江來) 등 마치 화두 같은 주련들이 걸려 객을 맞고 있었다.

이어 향한 곳은 횡성의 한우 맛집이었다. 고기는 식당 매대에서 손님이 구입하고, 상차림 값을 받는 널찍한 크기의 맛집이었다. 한국에서 쇠고기 육질을 자랑하는 지역이 많지만, 횡성은 쇠고기를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지자체다.

횡성은 횡성한우를 브랜드화하기 위해 1981년부터 횡성군민축제를 횡성한우축제로 바꾸고, 외양간체험 소 밭갈이체험, 소달구지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행사를 진행해왔다.

그 덕분인지 횡성 일대로 들어서자 곳곳에 한우맛집 간판이 걸려있어서, 횡성 일대가 한우맛집촌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많은 집이 한우 한품목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날 저녁을 푸짐한 횡성 한우구이로 즐긴 일행은 이어 전세버스에 올라 정선의 파크로쉬 리조트에서 여장을 풀었다. 파크로쉬 리조트는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장의 임원 및 선수숙소로 지어서 호텔로 운영하고 있었다. 동계올림픽용으로 지어진 호텔이어서인지, 건물 전체에 유럽풍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튿날 일행 일부는 조식을 끝내고 알파인경기장을 향해 트레킹을 했다. 알파인은 스키를 타고 산 정상에서 가파를 비탈을 따라 빠르게 아래로 내려오는 활강경기다. 시속 100km 속도가 난다고 한다. 숙소에서 활강경기가 끝나는 경기장까지 걸어서 오르는데도 30분 정도 걸렸다. 숙소에서 이곳까지를 오가는 리프트가 설치돼 있고, 이곳에서 산 정상으로, 또 숙소에서 산정상의 활강경기 출발점까지도 논스톱 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이 리프트 시설들이 운영되지 않고 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리비아의 신현성회장, 마다가스카르의 원현희 회장, 나이지리아의 김부진 회장 등이 ‘시설 활용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짜낸 것들이 맨 위의 대화다.

일행은 이어 정선 읍내의 5일 장터로 향했다. 정선 읍내를 휘돌아가는 강은 조양강으로, 강변에서는 아리랑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일행은 5일장터를 찾아 송이버섯과 더덕, 취나물, 고추 부각, 야관문 등 특산물들을 둘러보고는 강변의 축제장으로 향했다.

축제장은 일요일이어서인지 사람들로 붐볐다.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는 이벤트도 열리고 있고, 주무대에서는 정선아리랑을 부르는 노래자랑대회 시상식도 진행되고 있었다. 볼거리 먹을거리들이 한껏 전시된 부스를 지나서는 품바극단도 나와서 구성진 목소리로 사람들을 이목을 끌고 있었다.

더덕과 취나물 등 현지 특산물이 가득한 한상차림으로 점심을 마친 일행은 이어 영월의 청령포로 향했다. 청령포는 삼촌인 세조에게 왕위를 넘긴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돼 유배를 당한 곳이다. 청령포는 하회마을처럼 물굽이가 U자형으로 감돌아 가는 지형이어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만 했다. 이날은 일요일이어서인지 정원 48명의 배 한척이 쉼 없이 오가면서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일행은 어린 단종임금이 유배당해 살았던 곳을 둘러보면서 비감에 빠졌다. 과거 단종임금이 살았던 곳에는 위치를 알리는 비석이 서 있고, 거기서 100미터 쯤 거리에는 돌 이끼 낀 ‘금표비’도 서 있었다.

“동서로 300척, 남북으로 490척과 차후에 진흙이 쌓여 생기는 곳도 영역”이라고 한 ‘금표비’는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뜻이라고는 하지만, 비문으로만 봐서는 무슨 뜻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금표비는 영조 때 세워졌는데, 영조 임금이 친필로 단종임금이 살던 곳이라는 비석의 비문을 내린 뒤 ‘잡인들은 그 주변에 얼쩡거리지 말라’는 뜻으로 세워진 듯했다.

청령포 일대는 소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었다. 숲에는 수령 600년이 넘었다는 관음송도 서 있었다. 관음송은 단종의 애틋함을 보고, 그 목소리도 들었다는 소나무다. 주변 소나무 숲은 이 관음송의 후예들일까? 일행은 관음송 앞에서도 단체 사진을 찍고, 청령포의 소나무숲의 솔바람(송뢰)도 즐겼다.

청령포 소나무숲은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것을 안다(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는 ‘세한도’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다시 배를 타고 청령포를 나와서는 원주를 거쳐 서울로 향했다. 원주에서 오만의 김점배 회장과 탄자니아 염보화 회장 등이 하차했다.

이어 일행은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하남으로 와서 해조류와 해물로 저녁을 마친 후 1박2일의 일정을 끝냈다. 이 행사에는 가나의 임도재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과 김점배 오만한인회장을 비롯해 아중동 한인회장과 부인회 등 3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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