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회장대회가 개최되기 전인 지난 9월2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의 강남대학교에서는 이국적인 얼굴의 한인후손들이 참여한 가운데 조촐한 수료식 행사가 열렸다. 재외동포재단이 초청한 ‘멕시코 쿠바 한인후손 청년직업연수’에 참여한 한인청년들의 수료식이 열렸던 것이다.
윤신일 강남대 총장과 기춘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 등이 참여한 이 행사에는 연수에 참여한 한인후손들이 교수의 지도를 받아가며 공들여 만든 헤어 및 네일 작품들도 전시됐다.
“쿠바에서 9명, 멕시코에서 13명 등 22명의 한인후손들이 직업연수에 참여했습니다. 25세에서 35세까지가 대상으로 2016년부터 4년째 매년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에 들어와서 3개월간 위탁교육을 받았습니다.”
이 수료식에 참여한 기춘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의 소개다. 그는 “멕시코와 쿠바 한인후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작년에는 한식과 제과, 제빵 분야 직업연수를 제공했다”면서, “지난해에는 현지 한인후손 15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창업가능한 업종을 선택했습니다. 지난해 제과제빵만 해도 창업에 시설비용 등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올해는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인 미용 분야를 선택해 교육을 제공했습니다.”
참여한 후손들은 한인 4세, 5세로 모두 이국적인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3개월간 열심히 기량을 닦았다는 게 이들에게 헤어미용을 가르친 민하경 교수의 얘기였다. 민교수는 물론 다른 교수들도 수료식에 참여해, 한인후손들을 가르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참여한 재외동포재단과 강남대 교수진, 멕시코와 쿠바의 한인후손들 외에 미주 ‘뷰티21’ 모임의 이영일 회장을 비롯해 여러 회원도 참여했다. 수료식을 축하하면서 개업 사후지원을 위해 직접 태평양을 건너왔다는 얘기였다.
“뷰티21 모임에서 졸업생들의 창업 지원을 위해 1인당 2천불 상당의 제품을 제공했습니다. 붙임머리를 1인당 10개씩 제공하고, 두개들이 한 세트당 50만원선인 미용 가위세트도 제공합니다. 네일도 지급합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손지용 회장도 얘기를 거들고 나섰다. 손 회장은 전 미주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 10대, 11대 총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뷰티21은 10여년전 미주 각지역에서 대형 뷰티서플라이 매장을 경영하고 있는 한인들이 참여해 만든 단체로 현재 회원은 17명이라고 한다. 이 단체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부에 참여해서 한인후손들의 창업기금이 될 제품들을 모아 전달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인후손들이 돌아가서는 멕시코에서 공동브랜드로 아리랑뷰티살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연수기간 창업계획서도 만들었는데, 혼자 창업하는 것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서로 내고, 공동브랜드로 창업하기로 한 것입니다. 멕시코한인후손회가 브랜드 상표권을 갖고, 이들의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기춘 사업이사는 “뷰티21 모임에서 이들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공동브랜드를 통한 창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외동포재단은 해마다 다른 업종의 직업훈련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내년에는 멕시코 쿠바 한인후손들을 위해서도 다른 업종의 직업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재외동포재단은 이들 한인후손들에게 왕복항공료 전액 및 교육비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이와 달리 중앙아시아 카레이스키 후손들을 위해서도 비슷한 직업연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