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WORLD’로 돌아오는 고려인 피겨 스케이팅 스타 데니스 텐
‘D10 WORLD’로 돌아오는 고려인 피겨 스케이팅 스타 데니스 텐
  • 알마티=김상욱 객원기자(카자흐스탄한일일보)
  • 승인 2019.10.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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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19일, 차량 강도의 피습으로 25세의 나이로 요절한 세계적인 고려인 피겨 스케이팅 스타 데니스 텐(Denis Ten). 구한말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을 일으켜 일제에 항거한 민긍호 장군의 외고손자로도 유명했던 그를 추모하는 전시회 ‘D10 WORLD’가 오는 11월7일에서 11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이즈 갤러리에서 열린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과 알마티에서 성황을 이루었던 ‘D10 WORLD’는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의 후원으로 서울에 초청됐다.

총 120여 점에 이르는 전시물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유수의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던 데니스 텐의 생전 경기 모습, 동료 스케이터들과 지인들의 회고 영상, 그가 직접 찍은 작품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다. 피겨 스케이팅뿐 아니라 다방면의 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던 르네상스맨(Renaissance man) 데니스 텐의 진면목을 사진과 미술, 영화 시나리오와 시작(詩作)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그가 남긴 사진에는 동료로서 우정을 나누던 세계 각국의 유명 스케이터들의 경기장 밖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우리에게는 민긍호 의병장의 후손이자, 피겨 여제 김연아와 같은 소속사 선수로 친숙했던 데니스 텐. 선조들이 피의 희생으로 지키려 한 이 땅에 돌아오지 못한 채 이역만리 이국땅에 정착하게 된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에게는 자존심의 상징이었고, 나고 자란 카자흐스탄에서는 최초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스포츠 영웅이었으며, 국제 피겨 스케이팅계에서는 불모지에서 홀로 피어 차별과 편파 판정에도 꺾이지 않은 기적의 꽃으로 불렸다.

2015년, 서울에서 열린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 후 빙판에 무릎을 꿇은 채 감격에 겨워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할아버지의 나라이자 마음의 고향인 한국에서 우승하게 되어 더없이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늘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한국을 사랑했던 데니스 텐은 2017년 여름, 올댓아이스쇼에 초청되어 연습하던 중 공연 전날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성치 않은 몸으로 무대인사를 하며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으며, 2018년 평창올림픽에도 출전을 감행했다.

5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열리는 2020년 사대륙선수권대회를 석 달 남짓 앞두고 전시회로 귀환하는 챔피언 데니스 텐. 짧지만 치열했던 그의 25년 인생에서 한국 근대사의 비극과 한민족의 희망을 동시에 본다.

D10 WORLD 포스터. 개막일은 포스터에 적힌 날짜보다 하루 연기됐다.
D10 WORLD 포스터. 개막일은 포스터에 적힌 날짜보다 하루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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