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의 사자성어] 樂而不流(낙이불류)
[미학의 사자성어] 樂而不流(낙이불류)
  • 하영균(상도록 작가)
  • 승인 2019.11.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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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而不流(낙이불류)

이 뜻은 즐거우면서도 지나치게 들떠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이 사자성어는 만들어진 이유가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은 제자들의 음악을 듣고 한 말이다. 우륵은 가야금을 만들어 낸 사람으로 가야의 가실왕 때 중국 수나라 당나라의 악기인 쟁(箏)을 본떠서 만들었다. 그리고 우륵이 12곡의 가야금 연주곡을 지었다. 우륵이 지은 곡은 경상도의 지역별 지명을 기준으로 곡을 만들었고 그 지역의 놀이를 바탕을 두고 만들었다고 한다.

가야가 멸망하지 우륵은 진흥왕 때 신라에 투항하고 충주에 살았다. 진흥왕은 신라 사람을 우륵에게 보내어 가야금을 배우게 했다. 우륵이 작곡했다는 그 곡들을 배우게 했다. 그런데 이를 배운 제자들 즉 대내마(大奈麻) 법지(法知)와 계고(階古), 대사(大舍) 만덕(萬德)은 12곡을 배운 후 가락이 복잡하고 담백하지 못하다고 이 12곡을 줄여서 5곡으로 편곡을 하였다. 우륵을 처음에는 이 5곡을 듣고는 언짢게 생각했지만 계속 들으면서 내린 결론이 바로 ‘낙이불류애이불비(樂而不流 哀而不悲)’라고 한 것이다. 여기서 낙이불류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 음악은 신라의 궁중 음악으로 채택이 됐다고 한다.

그런데 우륵이 한 이 말은 논어의 팔일(八佾) 편에 공자가《시경》의 〈관저(關雎)〉를평하면서 樂而不淫 哀而不傷라고 말했다. 이 말은 즐거워하되 넘치지 않고 슬퍼하되 손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즐거움과 슬픔이 중도를 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중도라는 말은 다른 말로 바꾸면 바로 중용이다. 공자가 시경을 평하면서 한 이 말을 우륵은 그 끝의 글자를 바꾸어서 낙이불류애이불비라 한 것이다. 즉 논어가 이미 그 시대에 전해졌다는 의미도 된다. 음악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 것이 바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는 중용의 도를 실천해야 음악의 제대로 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우륵이 비록 한 말이지만 이 말은 전해져서 중용의 도를 실천하며 살려고 했던 조선의 선비들에게 중요한 미학 사상으로 전해졌다. 즉 낙이불류(樂而不流)는 결국 공자에서 우륵으로 다시 조선의 선비로 이어져 조선 시대 음악을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미학 정신이 됐다. 그래서 조선의 선비 음악은 풍류다. 이 풍류는 민간에서 전해진 음악과는 다른 음악이다. 즉 세속적이라는 의미로 민간 음악은 과하고 넘친다고 보았다. 넘치고 과하다는 의미는 감정 표현이 너무 자유롭고 음탕하다는 의미이다. 이 미학적 정신은 조선의 모든 음악에 담겼다.

그런데 현대에도 이런 음악의 전통을 이어 오는 이가 있다. 바로 황병기 교수이다. 황병기 교수의 음악을 들으면 바로 낙이불류(樂而不流)의 음악으로 들린다. 넘치지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 않은 가락으로 가야금 소리가 들린다. 어쩌면 황병기는 조선 시대의 풍류를 즐겼던 선비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가야금이 여성들을 위한 악기로 생각되지만, 실제는 우륵과 같은 남성이 만들어 내고 연주했다. 기생들에게 연주되는 전통과는 다른 것이다. 기생들이 연주했던 이유도 보면 바로 선비들이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낙이불류(樂而不流)의 미학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아직도 이런 미학 전통을 이을 수 있는 장르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특히나 명상 음악이나 뉴에이지 음악에서는 이런 미학 정신을 이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학적 표현은 정신과 감정을 표현한다. 낙이불류(樂而不流)는 바로 선비 정신이고 넘치지 않겠다는 감정의 표현이다. 절제와 중용 그렇다고 부족하지 않고 술잔에 적당히 부어진 술과 같다. 이런 중요의 미학이 조선 시대 선비의 미학 정신이라 생각된다. 낙이불류(樂而不流) 참 멋진 미학의 사자성어이다.

필자소개
서울 대학교 농생물학과 졸업,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 전공 수료, 가치투자 전문 사이트인 아이투자 산업 분석 칼럼 연재(돈 버는 업종분석), 동서대학교 전 겸임교수(신발공학과 신제품 마케팅 전략 담당), 영산대학교 전 겸임교수(신제품 연구소 전담 교수), 부산 정책과제-글로벌 신발 브랜드 M&A 조사 보고서 작성 책임연구원, 2017년 상도록 출판, 2018년 대화 독법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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