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를 사랑하고 조국을 꿈에 그리다··· 영화 ‘헤로니모’
쿠바를 사랑하고 조국을 꿈에 그리다··· 영화 ‘헤로니모’
  • 홍미희 기자
  • 승인 2019.11.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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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 용산 CGV에서 헤로니모 시사회 열려
강경화 외교부장관, 배우 정우성, 가수 노사연 등 참석
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우성, 가수 노사연 그리고 헤르니모의 감독 전후석 변호사.
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우성, 가수 노사연 그리고 헤르니모의 감독 전후석 변호사.

영화가 끝났음을 알리는 크레딧이 올라가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옆에 앉아 있던 중년의 여자는 영화 후반에 가서는 콧물까지 훌쩍이며 계속 눈물을 닦았다. 이역만리 쿠바 땅에서 노래 ‘만남’이 울려 퍼졌을 때 마음이 어땠을까?

이 영화를 본 가수 노사연씨는 말했다. “너무 감동적인 영화를 만났다. 멀리 쿠바에서 사람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뭉치는데 저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영화배우 정우성씨는 말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헤로니모와 헤로니모의 가족을 발견한 전후석 감독이다. 1년 전쯤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면서 그를 알게 됐다. 이후 사무실에서 편집본을 봤는데 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은 것 같았다. 여기까지 끌고 온 그의 끈기에 찬사를 보낸다.”

영화 ‘헤로니모’ 시사회가 11월12일 용산 CGV에서 열렸다. 영화 시작 1시간 전부터 표를 받는 줄이 제법 길었다. 입간판 카피가 멋졌다. ‘쿠바를 사랑하고, 조국을 꿈에 그리다’

이 영화는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해 만들어진 영화다. 스크린 왼쪽 아래엔 ‘디아스포라필름’이라고 쓰여 있다. 시사회는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그는 한 달 전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처음으로 전후석 감독을 만나, 헤로니모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전 감독은 미국 시라큐스대학 법학과를 다닌 재원이다. 헤로니모는 그가 3년의 세월을 바쳐 만든 영화다. 이날 시사회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배우 정우성, 가수 노사연, 이계진 국회의원 등 정부 부처 및 유관 기관, 국회, 언론, 방송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그리고 전후석 감독의 부모도 이날 시사회장을 찾았다.

한 이사장은 “전후석 감독은 100년의 역사를 가져왔다. 이분이 전하고자 하는 얘기는 1900년대 초부터 살아왔던 과거를 사실로 드러내 주고 있다. 또 앞으로 살아갈 100년을 밝혀주고 있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 국민이 알아야 할 영화이고, 이것은 우리 재외동포재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올라온 전후석 감독은 약 4년 전 이맘때쯤 쿠바에 놀러 갔던 일을 떠올렸다. “저는 재미교포로서 재외동포 사업, 또는 개인 여행, 인턴십 등을 통해서 세계 전역에서 한인의 후손으로 살아가는 여러 친구를 많이 만났습니다. 조선족이 될 수도 있고, 고려인이 될 수도 있고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 친구들, 재미교포 등 많은 친구를 만났는데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같았습니다. 조국,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떠나셨던 그런 조국과 자신과의 연관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삶의 목적이 코리안, 한인이 되는 것, 그것으로 평생 자신의 사명이 되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이스라엘 안에 있는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밖에 있는 유대인들에 대해서 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대한민국은 왜 그런 게 조금 부족할까?’라는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4년 전 쿠바에 가서 처음 탄 택시의 기사가 한인이었고, 그분이 바로 헤로니모 선생님의 딸이었습니다. 제가 느꼈을 흥분과 감정을 여러분들이 같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헤로니모는 말 그대로 ‘헤로니모’ 한국이름 ‘임은조’에 대한 영화이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를 ‘아름답고 신성한 사람’이라는 말로 그리워한다. 부모를 기억하는 단어가 이럴 수 있다면 그 부모는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헤로니모의 아버지인 ‘임천택’은 나라가 하나일 때 1905년 멕시코의 애니깽(선인장) 농장에 왔다. 이후 나라를 잃고 돌아갈 곳이 없어졌다고 판단한 그들은 잘사는 나라 쿠바를 동경하며 배를 타고 이주한다.

그들은 선인장을 베며 그 푼돈을 모아 독립자금으로 보냈고 그 내용은 백범일지에도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는 그렇게 독립운동을 했고, 사후 건국훈장을 수여하고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아들인 헤로니모는 쿠바의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아바나 법대의 대학생이 되고 전설적인 인물들인 카스트로와 함께 법대를 다니며 쿠바혁명에 중추적 역할을 했고, 나중에는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꼬레아노로서 한인을 모으고 교육하고 조직하는 일을 진행하며 한인사회의 중심이 된다.

그가 노년에 원하는 것은 오로지 세 가지였다. 쿠바에 온 한인 이민사와 관련해서 기록을 남기고 싶다. 책을 만든다. 둘째,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한글학교을 만든다. 셋째, 한인회를 만든다. 그는 한인회를 만들기 위해 쿠바에 있는 한인 하나하나를 만나며 기록을 정리했다. 그리고 정부에 제출했지만, 한인회는 끝내 만들어지지 못했다. 서류의 부족이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였다. 그는 제일 처음 멕시코에서 한인들이 도착한 마나티 지역에 한국이 보이는 서쪽을 향해 한인 이주 기념비를 만들기도 했다.

영화 속의 헤로니모는 잘 생겼다. 그리고 맑고, 엄숙하고, 정결하다. 실제 그랬을 것이다. 말 그대로 재외동포는 한국을 떠난 사람이다. 그들이 유대감을 가지고 거주하는 나라에서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본국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성공한 나라의 재외동포는 본국과 탄탄한 유대로 더욱 자존감이 높아져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드러낸다.

시사회는 모든 사람이 같이 단체 사진을 찍으며 막을 내렸다. 영화 헤로니모는 오는 11월21일, 목요일 전국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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