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의 사자성어] 서자여사(逝者如斯)
[미학의 사자성어] 서자여사(逝者如斯)
  • 하영균(상도록 작가)
  • 승인 2019.12.07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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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자여사(逝者如斯)

서자여서의 뜻은 가는 것이 이와 같다는 말이다. 이 말은 논어에 나오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흘러가는 것(변화하는 것)은 이와 같구나. 밤이나 낮이나 그치지 않네.” (『논어』 「子罕」 9-17: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여기서 부(夫) 문장의 감탄형 종결사이다. 즉 “같구나” 같은 표현을 하는 것이다. 물가에 앉아 공자의 이 말에는 물을 보고 끊임없이 흘러간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다만 그 물이 언제의 물이고 언제까지 흘러 가는 것이냐를 중요하게 보았다.

인생의 허무함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해 가지만 인생은 한 번 흘러가면 돌아 오지 못한다고 보는 것도 있다. 다른 해석은 비록 흘러갔다고 하더라도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옛것을 보고 그 속에 담긴 것이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마치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옛것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것도 좋다고 보는 것이다. 

미학적 관점으로 보면 온고지신의 개념으로 해석한다. 즉 옛것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다. 그때의 아름다움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미술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즉 이미 지난 옛날 것으로 보이는 문화재나 고서화 고미술에서도 충분히 오늘의 아름다움을 찾아낸다고 보는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옛날 미술품이나 오늘날 미술품이나 그 속에 담긴 아름다움은 같다.

단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므로 옛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그 옛것을 보는 방식은 처음에는 그 시대 환경을 보아야 한다. 즉 예술 사회학의 관점이 필요하다. 그때의 사회적 환경 속에서 이런 작품들이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 확인을 해보면 달리 보인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그때의 환경과 지금의 환경을 비교해서 보는 것이다. 그러면 또 현재의 미학적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 즉 옛것에 대한 오늘의 해석이다. 이 속에서 다시 그때의 아름다움을 현재화시키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런 미학적 관점을 가장 잘 제시해준 학자가 바로 유홍준 교수이다. 86년인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 고미술에 대한 관점을 정리해주는 강의였는데 그때는 너무 새로웠다. 그때 가르쳐준 핵심 포인트는 이 작품이 존재하던 시기의 사회적인 환경과 기술의 진보 그리고 사상체계를 이해할 때 정확히 미적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나의 문화유산 탐사기를 통해 한국 문화재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었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까지 누구도 못 한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해석을 대중적으로 해냄으로써 후학들이 어떤 방식으로 찾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 주었다. 그 출발은 바로 서자여서의 사상이다. 미적 가치는 시간이 변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다만 그 시간의 축을 어디에 두고 설정하는가에 달린 것이다. 

공자가 흘러가는 물을 보고 느꼈을 또 하나의 관점은 바로 근원에 대한 관점이다. 미적 가치나 미학적 완성은 그 출발이 근원에서 출발한다. 하루아침에 미적 가치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흘러간다. 그 흐름을 정확히 보는 사람은 그 근원에 대해서 알 수가 있다. 아무리 미적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미적 근본에 대한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인생은 짧아도 예술은 영원하다는 의미는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바로 미적 가치가 영원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장의 물에 근원을 생각하는 것이 예술의 영원성에 부합된다. 서자여사의 구절은 예술의 영원성에 대한 또 다른 의미라 보인다. 인생은 짧아도 정말 예술을 영원하다면 예술가는 영원성을 창조해 내는 사람이 어쩌면 신의 손길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 졸업,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 전공 수료, 가치투자 전문 사이트인 아이투자 산업 분석 칼럼 연재(돈 버는 업종분석), 동서대학교 전 겸임교수(신발공학과 신제품 마케팅 전략 담당), 영산대학교 전 겸임교수(신제품 연구소 전담 교수), 부산 정책과제-글로벌 신발 브랜드 M&A 조사 보고서 작성 책임연구원, 2017년 상도록 출판, 2018년 대화 독법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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