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시가 있는 아침] 새해 첫 기적-반칠환
[신지혜의 시가 있는 아침] 새해 첫 기적-반칠환
  • 뉴욕=신지혜 시인
  • 승인 2020.01.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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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 시인
반칠환 시인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새해가 밝았다. 반칠환 시인의 “새해 첫 기적”으로 새 출발의 포문이 우렁차게 열린다. 

‘황새는 날아서 / 말은 뛰어서 / 거북이는 걸어서 / 달팽이는 기어서 / 굼벵이는 굴렀는데 /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각자 낱낱이 귀한, 고유한 태와 색과 능력대로 새해의 출발점에 동시에 도착하고야 마는 것이다.

이 시를 읽기만 해도 명쾌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귀한 존재성은 물론, 그 누구든 귀하지 않은 존재는 없으며 바로 기적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새해맞이에 이 세상 모든 귀한 존재들이 다 함께 출연하는 것이니, 얼마나 큰 위로이며 평등한 평화인가. 

이 시엔, 만물의 존재 하나 하나가 귀하며, 모두 다 함께 한다는 고귀한 시인의 직관과 관조의 발상, 그리고 혜안의 깊이가 향기로 번진다 

어떠신가. 이 시가 당신의 어둠을 헤치며 해돋이로 떠오르지 않는가. '새해'란 그런 것이라 시인은 말한다. 누구도 낙오되는 법 없이, 세상에 사는 모든 존재들이 하나같이 귀하며, 기실은 똑 같은 출발이며 행진이며 공평한 삶을 영유하고 있는, 함께 기적을 만들고 있는 존재들임을 시인이 일깨워준다.

사유와 성찰의 뿌리를 만져보게 하는 통찰의 시, 새해 첫날에 담겨진 빛다발 같은 시라면 단연코 이 시가 대망의 새해 축포를 쏘아 올린다.  

반칠환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92년《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웃음의 힘』 『전쟁광 보호구역』 등이 있으며  시선집 『누나야』 장편동화 『하늘 궁전의 비밀』 『지킴이는 뭘 지키지』  시해설집 『네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 『 꽃술 지렛대』 『뉘도 모를 한때 』  인터뷰집 『책, 세상을 훔치다』등이 있다. 대산문화재단 시부문 창작지원 수혜, 서라벌문학상, 2004년 자랑스런 청남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생태숲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소개
《현대시학》으로 등단,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 미주동포문학상, 미주시인문학상, 윤동주서시해외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세계 계관시인협회 U.P.L.I(United Poets Laureate International) 회원. 《뉴욕중앙일보》 《미주중앙일보》 《보스톤코리아》 《뉴욕일보》 《뉴욕코리아》 《LA코리아》 및 다수 신문에 좋은 시를 고정칼럼으로 연재했다. 시집으로 밑줄』예술위원회 우수도서>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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