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 “해외 한국학교 건립은 미래 위한 백년대계”
정효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 “해외 한국학교 건립은 미래 위한 백년대계”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1.0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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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
정효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

지난 10월 중순, 중국 칭다오 한인사회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새해에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에 들어가야 하는데, 신년도 정부예산편성에서 학교 건축지원금이 누락됐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정효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은 주청도한국총영사관과 한국 교육부로부터 거의 같은 시간에 이 소식을 접했다. 한국학교 신축은 한인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현안이었다. 당장 학교를 신축해 이전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의 학교 건립지원금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으니 큰일이었다.

신축될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중국 칭다오시정부 요청으로 이미 지난 9월에 기공식도 마친 상태였다. 칭다오시정부와 주청도한국총영사관이 주최하고 칭다오한국인회가 주관한 ‘2019 칭다오세계한상대회’ 때 청도시 정부 요청으로 신축될 학교 부지에서 성대한 기공식이 열렸다. 기공식 행사에는 칭다오시정부는 물론, 주청도한국총영사관, 청도한국인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대거 참여해 함께 삽을 떴다. 이처럼 기공식까지 치른 마당에, 우리 정부의 건립지원금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고 하니,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총영사관에 들어가니 모두 풀이 죽어있었습니다. 큰일이었어요. 정부 지원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교민사회에 알리기도 어려웠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져서 교민사회 전체가 낙담하기 전에 예산을 되살리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정부예산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기 전이었거든요. 기재부가 국회로 보낸 예산안에서 빠진 것이니, 백방으로 뛰어서 되살려보자고 한 것입니다.”

정효권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의 말이다. 정 이사장은 1월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재외한국학교 이사장 세미나 및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월7일 서울을 찾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정부 예산 누락이 누구 잘못이냐를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었어요. 서둘러야 했습니다.”

지난해 9월4일 열린 칭다오청운한국학교 기공식
지난해 9월4일 열린 칭다오청운한국학교 기공식

잠실의 한 커피샵에서 만난 그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가감 없이 소개했다. 해외 한국국제학교는 매칭펀드 시스템으로 지원된다. 교민사회에서 모금한 금액에 맞춰 정부가 지원한다는 원칙으로 진행돼왔다. 교민 모금 금액 50%, 정부지원금 50%로 해서 학교를 건립하는 것이 그간 우리 교육부의 원칙이었다.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75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고, 또 100명이 넘는 교직원이 땀을 흘리고 있는 곳이다. 학교 건축비용은 모두 128억원. 30무(1무=200평), 다시 말해 6천평의 대지 위에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꿈나무들을 키우는 배움의 전당이 들어서는 것이다.

“청도 교민사회에서 학교 건립기금으로 그동안 23억원을 모았습니다. 청도는 악세사리 귀금속가공 등 우리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곳입니다. 한중관계 악화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우리 교민들이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해 모금을 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학교부지 대금이었다고 한다. 학교부지를 적은 돈만 주고, 사실상 기부받는 형태로 매입했으나, 교육부가 ‘기부’ 부분을 매칭펀드 요소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칭다오청운한국학교 기공식에서 정효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칭다오청운한국학교 기공식에서 정효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축할 학교부지는 시내의 요지입니다. 이 땅을 소유한 민간기업인 신화진그룹이 한국학교에 싼값으로 땅을 제공했습니다. 시가로 치면 우리 돈으로 170억원 정도에 이르지만, 이를 23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땅을 관할합니다. 깎은 금액인 147억원은 사실상 기부받은 것으로, 신화진그룹 나아가 칭다오시정부가 한국에 선심을 쓴 것입니다.”

학교부지 매입 절차는 이미 끝나, 땅을 학교 명의로 등기까지 해놓고 심지어 중국 정부 요청으로 칭다오한상대회가 열릴 때 기공식까지 성대히 마친 상태에서 우리 정부 예산이 누락됐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당시 총영사관이나 학교 이사회에서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으리라는 것은 상상할 만하다.

“한국으로 가서 교육부와 기재부, 국회를 찾아다녔습니다. 누락된 예산을 다시 살리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을 두드리고 반드시 성사시켜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산을 살려낼 수 있을지 조언을 받고, 그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학맥 인맥 지맥 등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야만 했다. 청도에서 자라는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일이었다. 새해 안에 착공이 되지 않으면, 학교 부지도 반납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었다. 성사를 위해 밀어붙여야만 했다.

지난해 9월3일부터 6일까지 열린 청도세계한인상공인지도자대회
지난해 9월3일부터 6일까지 열린 청도세계한인상공인지도자대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교육부도, 기재부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적극 도와줬습니다. 국회도 도움을 줬습니다. 여당은 물론 야당의원들까지 나서서 도와줬습니다. 청도의 학교 상황에 대해 공감해줬습니다.”

결국 지난 12월 국회에서 청도한국학교 건립 지원 예산이 통과됐다. 1차연도분으로 37억원이 통과됐다고 한다. 이때도 교민사회 모금액 23억원에 맞춰 23억원만 지원될 수밖에 없다고 해서 이를 37억원으로 증액하는 일로 다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학교 설계 및 착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금액이었다.

“우리 정부가 해외한국학교 건립지원에 대해 인색한듯합니다. 이번에도 해외에서 5개 학교가 건립지원 예산을 신청했으나, 칭다오청운한국학교 한 곳만 예산이 편성됐다고 합니다.”

정효권 이사장은 “교육은 백년대계”라면서 “정부가 해외한국학교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효권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1월 말까지다. 2년 임기다. 그동안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사장직은 청도한국인회장이 겸임하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당시는 청도한국인회 회장직이 공석이어서, 정효권 이사장이 직무를 떠맡게 되었다고 한다.

청도세계한인상공인지도자대회에서 만난 심상만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장(가운데), 김선엽 미주상공총연회장(왼쪽).
청도세계한인상공인지도자대회에서 만난 심상만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장(가운데), 김선엽 미주상공총연회장(왼쪽).

“정부 예산이 편성돼, 빠르면 2월경에는 설계안이 나오고 이어 착공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128억원에 이르는 학교 건립비용에 대해 우리 정부는 여전히 매칭펀드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추가모금을 하라는 것인데, 교민사회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모금에도 부담이 따르겠지요. 후임 이사장한테 부담이 되겠지요.”

부산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정효권 이사장은 ㈜대우에 근무하다 2001년 중국 칭다오로 건너가 누가의료기 제조유통으로 입지전을 썼다. 2015년까지 누가의료기 중국법인을 경영했으며, 2016년부터는 칭다오에 ㈜효승을 세워 일화용품인 샴푸 린스 치약 세제액 등을 생산 유통하고 있다. 국내에는 식품 바이오분야의 회사인 ㈜유그린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좌우명은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 늘 낮은 곳으로 흘러드는 겸손한 삶을 살겠다는 뜻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한국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중국한국인회 고문과 한중친선협회 상임고문, 청도한국인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물의 눈물’(월드코리안신문사 간)이 있으며, 자작 시와 수필 원고도 쌓아놓고 있다.

청도 교민사회는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이전을 위해 모금운동을 펼쳤다.
청도 교민사회는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이전을 위해 모금운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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