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80] 의사, 장기려 박사
[아! 대한민국-180] 의사, 장기려 박사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20.01.1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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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성산(聖山)장기려 박사는 1911년 평안북도 용천군에서 태어나 1995년 12월 25일 성탄절에 85세의 나이로 서거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의사이다. 1936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졸업,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백인제의 제자로서 수련하다가 1940년 나고야 제국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1947년부터 평양의과대학, 김일성종합대학의 외과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을 수술해 준 인연이 있어 북한에서 매우 우대를 받았지만 6.25한국전쟁 발발 이후에는 의사의 본분에 따라 부상당한 인민군을 치료하다가 국군의 평양수복 이후에는 국군을 치료하였다. 1950년 중공군의 개입으로 국군이 평양에서 철수하면서 그는 남쪽으로 오는 환자수용용 버스를 타고 월남했다. 부모님과 부인, 그리고 5남매가 따라오기로 되어 있었지만, 차남만 얼떨결에 동승했을 뿐 여타 가족과는 그가 죽기까지 45년간의 긴 이별을 해야 했다.

장기려 박사는 월남한 직후인 1951년 1월, 임시수도 부산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교수가 되었고, 현재의 고신의료원 전신인 복음병원을 세워 피난민 등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무료진료하면서 1976년 6월까지 원장으로 봉직했다. 1943년 우리나라 최초로 간암 환자의 암 덩어리를 간에서 떼어내는 데 성공하였고, 1959년에는 간암 환자의 간 대량절제술에 성공하였다. 그는 간의 혈관과 미세구조 등에 대한 연구업적을 독보적으로 쌓았으며 1974년에는 한국 간연구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역임하였다.

그는 또한 시대를 앞서가는 의료행정의 선구자였다. 1968년에 이미, “건강할 때 이웃 돕고 병났을 때 도움받자”는 표어 아래 한국 최초의 사설(私設)의료보험조합인 부산청십자의료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1970년대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서 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하면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은 그 롤모델이었다. 1989년 의료보험이 전국민의료보험으로 확대되면서 장기려 박사는 자신이 만든 의료조합을 정부에 양도하면서 해산을 선언했다. 이때 부산지역 조합원수가 무려23만명이나 되었다.

그는 집 한칸 없이 병원 옥상의 사택에서 지내면서 죽기 며칠전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박애와 봉사의 인술을 펼쳤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더 이상 무료 환자로 받을 수 없게 되자, 장기려 박사는 가난한 입원 환자에게 “내가 몰래 병원 뒷문을 열어놓을 테니, 그 틈에 도망가시오”라고 했다. 복음병원 초창기, 직원의 월급을 식구수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자신은 운전기사와 똑같은 월급을 받았다.

1985년, 남북관계가 해빙되어 장 박사가 특별방북 가족 상봉자로 선정되었으나, 북에 두고 온 아내와 가족들을 그렇게 그리워하면서도 “나만 특혜를 받을 수 없다”고 사양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던져 인술을 펼쳤다. 모란공원 내에 있는 그의 묘에는 그의 유언에 따라 쓰여진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이라는 묘비가 세워져 있다.

장기려 박사[사진=대한민국과학기술유공자]
장기려 박사[사진=대한민국과학기술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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