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길 이동춘 회장의 북한 방문기··· 평양에서 새해를 맞다
[기고] 연길 이동춘 회장의 북한 방문기··· 평양에서 새해를 맞다
  • 이동춘 연변오덕된장술산업연구유한회사 사장
  • 승인 2020.01.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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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회장은 중국인민대표(국회의원) 출신의 중국동포 사업가다. 20대에 김좌진 장군이 마지막 머물렀던 중국 흑룡강성 해림시에서 김좌진장군연구회 부회장으로 기념관 성역화 사업을 했고, 조선족촌의 촌장으로서 여러 개의 조선족촌을 합병하고 백두산 기업집단을 일구며 근대적 문명촌으로 건설한 공로를 인정받아 40대 중반에 중국인민대표(국회의원격)가 됐다. 

한중수교 직후 중국인으로서는 한국새마을운동중앙회를 최초로 방문한 인사로, 중국 내 조선족촌을 생태문명촌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연변자치주 백두산자락에 생태산업구 발효식품된장기지를 건설하고 된장 연구에 몰두하면서 오덕된장술을 개발했다. 기능성식품술인 오덕된장술은 연변자치주 시장의 70%를 석권하고 있다.  그가 북한을 방문해 2020년 새해를 평양에서 맞으면서 소회를 담은 글을 기고했다. 원문을 살려 북한을 조선으로 표기했다.<편집자주>

이동춘 연변오덕된장술산업연구유한회사 사장

나는 원래 12월15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정을 바꾸었다. 조선에서 2020년 새해를 맞이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조선은 1월1일 원단이 최대 설명절이다. 최고 지도자가 신년사를 발표하는 날이다. 나는 지난해부터 조선에서 된장술 프로젝트를 추진해, 조선의 국주와 명품술만 생산하는 평양시대동강식료공장에서 된장술 생산을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의 정책 방향을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잘 생각한 걸음이었다. 평양에 들어서자 농후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건물들은 정갈하게 단장돼 있었고 거리에는 채색 깃발과 청홍색국기가 나부끼고, 로동당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내용을 견결히 집행한다는 구호판과 플랜카드들이 거리를 장식하고 있었으며, 오가는 인파들은 평화로운 모습들이였다.

나는 김일성광장에 설치한 새해맞이 공연장에 찾아갔다.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로 공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비집고 나갈 수 없도록 한 덩어리가 돼 무려 100만명이 넘게 모인 것 같았다.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었다. 

마침 조선 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막 폐막한 시점이라 무대 위는 공연 배우들과 무대 아래의 관객들이 하나같이 호흡을 맞추며 전원회의의 원만한 폐막을 열광적으로 축하했다. 수령님을 높이 모시고 당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영원히 사회주의를 지켜나간다는 공연을 관람하면서 나는 문득 된장 민족의 문화함량이 이곳에 더욱 짙게 어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민족의 특성은 섭취하는 음식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띠고 있다. 조선 민족의 음식에서 전통 된장은 빠질 수 없는 신토불이 식품이다. 된장이 완벽함을 이르는 ‘된’자를 지니고 탄생되는데는 메주로 3개월, 장독에 들어가서 3개월 해서 최소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된장 속에서는 풍부한 영양성분과 암과 치매와 같은 질병을 방지하고 치료할 수 있는 수 백종의 미생물이 생성된다. 더욱 신기한 것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양분이 되는 단심(丹心), 화심(和心), 선심(善心), 불심(佛心), 항심(恒心)이란 다섯 가지 영성 문화가 배어있다는 것이다.

큰 그릇을 구워내려면 기나긴 작업과정이 필요하다. 전통 된장 역시 인간의 몸에 꼭 필요한 영양과 기능과 문화를 겸비한 식품으로 탄생하기까지는 유익한 미생물과 유해한 미생물 간에 벌어지는 처절한 대결과 기나긴 완숙의 과정과 시간이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조선 민족의 성격 특징이 된장의 다섯 가지 영성 문화와 아주 흡사하다 말해도 무방하다.

단심 한 가지만 들여다 봐도 답이 나온다. 그 속에는 ‘화이부동 고수본성(和而不同~固守本性)’이란 문화기능이 있다. 된장은 어떠한 식자재와 함께 섞어서 끓여도 절대 다른 맛에 의해 동화되지 않고 자기의 맛을 굳건하게 지켜나간다. 인간으로 말하면 자기의 존엄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조선이 현실적으로 아주 어려운 생존환경에 처해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금번 개최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핵심내용은 가혹한 국제제재의 환경 속에서도 사회주의 진영을 끝까지 지켜나간다는 것이었다. 이미 터득한 자체의 힘으로 살아가는 법, 적과 난관을 이기는 법, 자기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삶의 법칙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새로운 경제발전의 길을 지향하여 나간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존엄을 끝까지 지키면서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여 나가는 조선인민들의 기상에서 꼭 된장과 같은 대기만성의 기질이 엿보였다.

조선 민족은 새해 첫날 설이 되면 조상에게 아침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는 전통적인 민속습관이 있다. 그것은 조상들의 공덕을 기리면서, 후대에게 그 전통을 잊지 말고 길이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조선에서는 전국적으로 매년 1월1일 양력설이 되면 온 나라 인민들이 건국수령을 참배하는 행사를 한다. 태양전 참배행사에는 국가 지도자들과 군장성들, 그리고 여러 인민 세포조직의 대표들과 특별초청을 받은 해외조선족대표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나는 운이 좋았다. 원래 행사 참석명단에 없었지만, 해외동포원호위원회의 특별한 추천으로 참배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태양궁전에는 건국수령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위원장을 참배하는 사람들의 대오가 줄에 줄을 이었다. 중국에서 모택동주석기념관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이 연상됐다. 

요즘 중국에서도 ‘초심을 잃치 말고 사명을 지켜 나가자’는 주체제교육이 한창이고 전통문화를 되찾는 교육 활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통의 뿌리가 썩어버리면 혼을 잃어버린 세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라를 세워준 위인들의 공덕을 기리고, 초심의 혁명전통을 이어가도록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것이야말로 금전만능에 빠진 영혼을 정화시키는데 아주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어서 평양소년궁전에 가서 학생 소년들의 설맞이 공연을 관람했다. 소년궁전의 건축물은 어마어마하다. 미래의 희망이 소년들에게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생에 어린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로그램 안내인이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져가는 예술공연에 관람객들의 박수 소리는 끊임이 없었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표현으로 조국의 역사와 오늘에 사는 행복, 그리고 부러움 없는 세상을 지향하여 창조적 역사를 그려가는 뛰어난 예술표현에 관람객 모두가 눈시울을 적셨다. 지구 땅 위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세상이 바로 조선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예술적 기량은 내가 마치 그곳에 살면서 향수하는 것 같았고, 그렇게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문뜩 생기도록 했다. 새롭게 감수하는 예술의 향수는 나의 가슴속에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낙인이 찍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번 방문걸음은 이미 된장술을 생산하기 시작한 평양시 대동강식료공장의 향후 발전계획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평양시 대동강식료공장은 김정일위원장의 배려로 2009년에 세워져 나라를 대표하는 국주와 명품술만 생산하는 공장이다. 하여 다른 일반제품은 생산하지 않고 된장술만 생산한다고 한다. 지난해 이미 우리가 제공해 주는 양조기술에 따라 된장술을 생산하여 조선의 3대 관광지역으로 한창 개발·건설되고 있는 삼지연시에 풀었다고 한다. 시장의 반응은 예상대로 폭발적인 인기라면서, 새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조선의 국주와 명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된장술생산을 시작했으니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조선 민족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브랜드화하여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그 목적을 위해 나는 조선 측에 된장술 양조기술을 조선에 기증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상업제안을 했다.

중국의 국주라 불리는 모태주와 오량액과 같은 고급술들은 된장향을 으뜸으로 자랑하며 여러가지 된장술들을 우후죽순으로 출시하고 있다. 말하자면 귀주에서 생산하는 죽춘된장술(筑春酱酒), 된장풍채(大酱风度), 모태주공장에서 생산하는 한된장술(汉酱酒), 오량액공장에서 생산하는 영복된장술(永福酱酒), 귀주에서 나오는 된장술장군(酱酒大师), 봉단된장술(封坛酱酒) 등이다. 향과 냄새로만 말하는 이들 제품과 달리, 된장술은 실제로 전통 된장의 물질이 융합되여 23가지 아미노산과 풍부한 미네랄이 녹아들어 있어 타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아주 우수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부터 된장과 된장술을 소재로 하여 영화로 찍자는 제안도 있었고 시나리오도 이미 나와 있다. 된장을 알고 보면 그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 조선영화 연극대학의 학장과 영화문학 작가, 그리고 연출 감독을 만나보았다. 

나는 전통 된장의 단심, 화심, 선심, 불심, 항심의 다섯 가지 오덕문화자체가 조선 민족의 근성을 세상에 알리는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민족의 뿌리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통 된장의 질적 기능과 영성문화가 명실상부한 문화식품작품으로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란다.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상업술이자 문화식품으로 조선에서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꿈을 안고 나는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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