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명상(Meditation)
[해외기고] 명상(Meditation)
  • 황현숙(객원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0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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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으며 명상훈련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명상은 절의 수도승이나 도를 닦는 구도자들의 심오한 종교의식 같은 수행의 하나이며, 신비하고 행하기 어려운 구도의식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심리학자에 의해서 새로운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명상은 초자연적인 능력이나 초과학적인 힘과는 무관하며 마음의 훈련, 즉 인간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고 집중력과 의지력을 훈련하며 우리의 삶을 좀 더 효과적으로 살기 위한 기술이라고 한다.
   
베트남 승려 출신이며 시인이기도 한 틱낫한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플람빌리지(자두마을)” 라는 명상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은 ‘흙과 사람,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운 곳’으로 세계 각국에서 인종을 초월한 많은 사람이 몰려와서 수행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틱낫한 스님은 ‘화(Anger)’라는 책에서 사람의 마음을 밭에 비유했다. 그 밭 속에는 아주 많은 씨앗이 있는데 기쁨, 사랑,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도 있고, 짜증, 우울, 절망 같은 부정적인 씨앗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법칙이라고 가르친다. 

내 속에서 거칠게 출렁이는 자아의 파도를 잠재우고 고요와 평정을 찾아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화를 억제하고 용서를 하려고 애를 쓰며 마음의 평정심을 갖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타인의 실수로 인해서 내가 피해를 보았을 때는 조정이 안 돼서 한동안 마음이 괴롭고 미움이 쌓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나이 한 살씩을 더 먹을 때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흐트러진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요가도 하고 타이치도 하면서 신체적인 건강을 되찾고 싶은 욕심을 부려보았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운동 중에서도 나와 맞는 것이 있고 더 힘들어지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취침을 늦게 하는 편인데 잠이 들어도 몇 번씩 깨기 때문에 잠이 부족하고 자주 피로를 느낀다. 오랫동안에 해왔던 직업의 긴장감이 아직도 내 몸과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탓이 아닐까 하는 으레 짐작해본다. 그래서 글을 쓰는 습관이 한밤중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이어질 때가 있다. 삶이 잠을 통제하는 것인지 잠이 내 삶을 통제하는지 간혹 헷갈리기도 하면서.

몇 년 전에 브리즈번을 방문한 법륜스님을 만난 적이 있다. 청중들과 즉문즉설(卽問卽設)을 나누며 어려운 질문을 쉽게 이끌어내고 질문자 스스로가 대답을 찾게 만드는 지혜가 놀라웠다. 나도 명상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싶다. 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명상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했더니 ‘코끼리 명상’이라는 앱을 보내주었다. 내가 집중하고 싶은 명상의 주제를 선택하고 매일 다른 주제로 10여분 정도 듣는 프로그램이다.

지도자인 혜민 스님은 차분한 목소리로 “무의식적으로 구부렸던 어깨를 펴고, 숨 깊이 들이마시고, 편안하게 내쉬고”라는 말을 3번 정도 반복하며 호흡조절을 통해서 먼저 심신의 긴장이 풀리게 해준다.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호흡하던 일이 명상의 중요한 첫 단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명상이란 생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아를 가지고 있고 나(Self)를 통해서 바깥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다. 명상의 마무리 단계에서 혜민 스님은 늘 이렇게 고마운 위로를 전해준다. 

“여러분이 어딜 가시나 항상 보호받으시고, 사랑받으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제는 적절한 훈련을 통해서 나의 일상이 건강해지고 평온한 마음으로 잠을 잘 잘 수 있는 날들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스트레칭과, 타이치(Tai Chi; 기 운동), 요가 동작이 뒤섞인 것 같은 운동을 느리게 삼십 여분 정도 하고 나면 몸이 부드럽게 풀리며 밸런스가 맞춰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눈을 감고 편안하게 바닥에 누워서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진다. 명상한다고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명상센터에 가서 꾸준히 명상하며 나를 단련시키려고 한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고 큰 바위 위에 앉아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음악을 감상하는 것, 땅을 밟고 걷는 것, 머리로 배운 심리치료 이론을 가슴으로 성찰해 보는 것도 명상에 속한다고 한다. 숲속의 바람 소리와 새소리를 듣는 것 또한 명상이라고 하니 이 모든 것의 의미를 추구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명상을 하면 삶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부터 가져보려고 한다. 어느 정도의 훈련시간이 지나면 일상의 순간순간을 즐기게 되어 전보다 나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만 같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말을 가슴에 새겨둔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참 어렵다.

황현숙(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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