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우한폐렴’ 극복 위해, 출퇴근시간 조정 등 지혜 모아야
[이종환칼럼] ‘우한폐렴’ 극복 위해, 출퇴근시간 조정 등 지혜 모아야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0.02.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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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매하는 장사진 만들어서야··· 리더십과 혜안이 필요한 시점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대구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장사진을 치도록 하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일까? 연합뉴스는 2월24일 “마스크 구하러 가족 모두 줄 섰다…대구 이마트 점포마다 인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대구발로 전했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가능한 한 많은 마스크를 확보하려고 가족을 모두 데리고 나왔어요”라고 시작되는 이 기사는 “24일 보건당국이 이마트와 공동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대구·경북지역 이마트에서 대량 판매하자 매장마다 시민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며 사진과 함께 전했다.

뉴스는 장사진을 친 인파들이 “저마다 마스크와 모자를 깊이 눌러썼고, 상당수는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면서, “잇따르는 확진과 사망자 발생 소식에 불안해하는 시민 심리가 역력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일은 이마트가 대구경북지역에 마스크 특별공급하면서 시작됐다. 이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 221만장을 우선 공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마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 제조업체 필트와 협력해 221만장 중 141만장을 24일부터 이마트 경산·감삼·만촌·반야월·성서·월배·칠성점 등 7개 점포, 트레이더스 비산점 등에서 판매키로 했다.

공급되는 마스크는 ‘프리미엄 마스크’로 불리는 필트의 ‘에티카’ 브랜드로, KF94 등급이다. 판매가는 시중가보다 45% 저렴한 1장당 820원. 다만 1인당 구매개수는 30개로 한정된다고 이마트는 전했다.

이 소식에 대구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장사진을 친 것이다. 하지만 접촉이나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때 과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빽빽이 모여 장사진을 이루도록 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아마 이마트는 당초 이처럼 사람이 몰려드리리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을지 모른다. 좋은 의도로, 많은 양의 마스크를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일을 추진했을 것이다.

연합뉴스 기사 캡쳐

하지만 정부는 달라야 한다. 가급적 많은 사람이 모이는 일을 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코로나19 바이러스 경보수위를 ‘심각’으로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23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특별 당부를 했다.

정 총리는 “국가의 방역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사기 위해 이마트에서 장사진을 치는 것은 ‘무리한 대중집회’는 아니다.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할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한 것은 맞으나 정부가 자제하라고 권고한 ‘행사’라고 보기에는 어려우니, 행정 당국도 눈을 뜨고 보고만 있는 모양새다.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경륜, 지혜가 필요하다. 통찰력도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조기 수습을 위해서는 가급적 사람들이 ‘밀집’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출퇴근 시간 조정, 재택근무 확대 같은 것도 한 방법이다.

마스크 구매를 위한 장사진을 치도록 만드는 것보다는 정부가 구매해서 동사무소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같은 곳을 통해 배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리더십과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남일보 기사 캡쳐
영남일보 기사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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