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대사 “미얀마에서 한국 드라마 인기 대단하죠”
이상화 대사 “미얀마에서 한국 드라마 인기 대단하죠”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2.2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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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주미얀마한국대사

“미얀마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몽의 주인공 송일국의 인기가 대단했고 많은 미얀마인이 아직도 주몽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상화 미얀마대사의 말이다. 미얀마에서 한국 드라마가 소개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인데 얼마나 미얀마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으면 가을동화가 방영됐을 시간대엔 이웃집에 전화하면 실례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였다고.

특히 주몽의 인기가 상당해 미얀마 외교관들 사이에선 주몽 디플로머시(외교)라는 말이 회자됐다고 한다. 조민마웅 주지사가 2018년 한국 전통무용 행사에서 축사를 하면서 ‘주몽 디플로머시’라고 말했던 것이 시초였는데, 지금까지 한국 최신 드라마, 음악 등이 미얀마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이상화 대사와 서면인터뷰를 진행하며 미얀마와 한국의 관계, 현지 한류 붐, 교민사회 등에 관해 물었다.

1991년 외무부에 입부해 주유엔대표부 서기관, 주콜롬비아대사관 참사관, 외교부 정책기획관 심의관,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거친 이 대사는 올해 초 월드코리안신문이 수여하는 베스트 공관장으로 선정됐다. 다음은 이 대사와의 일문일답.

지난 2월2일 열린 미얀마 소수민족 태권도 대회.
지난 2월2일 열린 미얀마 소수민족 태권도 대회.

- 미얀마는 어떤 국가인지 소개해 달라.

“미얀마는 전통과 예의, 그리고 사람 간의 정을 중시하는 등 우리나라와 공통점이 많습니다. 지리적으로는 중국, 인도, 아세안을 잇는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에 천연가스와 광물, 목재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는 국가입니다. 한국과 미얀마는 올해 수교 45주년을 맞이합니다. 지난해 한국과 미얀마가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양국의 협력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 미얀마하면 불교가 떠오른다.

“불교를 국교로 지정하지도 않았고,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도 인정하고 있는 미얀마이지만, 미얀마를 떠올리면 불교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을 만큼, 미얀마에서 불교의 위상은 절대적입니다. 전 국민의 약 90%가 불교 신자이며 승려의 수도 50만명에 이릅니다. 미얀마 사람들에게 불교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 문화이자 생활입니다. 미얀마인들은 새벽에 일어나 탁발승에게 공양하고, 생일이 되면 자신을 위한 성대한 잔치를 열기보다는 고아원이나 병원 등을 찾아가 나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음식과 옷을 기부합니다. 선행과 보시로 공덕을 쌓아 내세의 복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정치에서도 불교의 영향력이 큽니다. 예로부터 승려는 각별한 존경을 받으며 국민들의 교육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미얀마인들은 삶에서 고난을 겪을 때마다 승려에게 지혜를 청해 해답을 찾습니다. 미얀마의 국가 고문이나 대통령 등이 승려와 함께 있는 사진을 미얀마 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019년 12월에 열린 미얀마 한국영화제.
2019년 12월에 열린 미얀마 한국영화제.

- 미얀마의 또 다른 독특한 문화를 소개한다면.

“불교 문화 외에 또 소개하고 싶은 것은 복식입니다. 미얀마에서는 거의 모든 국민이 전통 복장을 즐겨 입습니다. 서양식 디자인의 치마와 바지에 밀려난 전통 복장은 미얀마에서만큼은 다른 나라 이야기입니다. 남녀노소 모두 ‘론지’라는 치마를 입는데, 발목까지 오는 긴 천을 허리에서 여며 입는 형식입니다. 론지는 일반 국민으로부터 국가원수에 이르기까지 모두 즐겨 입는 옷으로, 특히 구두를 신지 않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식 석상에서도 론지와 맨발에 신은 슬리퍼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전통 정장 차림입니다. 론지가 이처럼 오래도록 사랑받는 것은 그 실용성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얼굴의 땀을 닦을 수도 있고 더러워지면 뒤집어 입을 수도 있습니다. 체형 변화가 있더라도 옷을 새로 살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허리에 여민 부분이 느슨해지면 고쳐 입어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 미얀마의 경제가 상당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미얀마에 대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7% 성장했습니다. 로힝야 사태로 유럽, 미국이 미얀마 투자를 중단했는데요, 로힝야 사태가 없었더면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한국보다 3배나 넓은 영토를 갖고 있고, 젊고 우수한 인력이 많아 미얀마의 경제적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큽니다.”

미얀마한인회 및 부인회가 주최한  2020 설맞이 떡국 나눔행사.
미얀마한인회 및 부인회가 주최한 2020 설맞이 떡국 나눔행사.

- 미얀마에서의 한류 붐이 어느 정도인지.

“미얀마인들이 한국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한류 때문입니다. 민간, 정부 인사를 막론하고 한류의 인기는 상당합니다. 아웅산 수지 고문도 한류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네피도에서 주미얀마한국대사관이 개최한 K-Wind Soul Beat 공연에 직접 참여하고, 2019년 3월 K-Pop Friendship Concert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할 만큼 대사관의 공공외교 활동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고 있으며, 지난해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인 문화혁신포럼에서도 가장 먼저 참석을 확정한 아세안 국가 정상이었습니다.”

- 한류와 관련해 공관이 주최하고 있는 행사가 있는지.

“한류 관련 여러 가지 행사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K-pop World Festival 미얀마 예선, 한국어 말하기 대회, 대사배 태권도대회, 한국영화제, 한식 관련 행사가 개최되어 왔고, 올해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미얀마 수교 45주년 인만큼, 한류를 활용한 특별한 문화행사도 열고자 고심 중입니다.”

지난 1월18일 열린 양곤 한글학교 세배 행사.
지난 1월18일 열린 양곤 한글학교 세배 행사.

- 미얀마 교민사회 규모는.

“미얀마에는 4천여명의 우리 국민이 있으며 약 95%는 양곤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 외는 만달레이와 네피도 등에서 모범적인 동포 사회를 구축하고, 무역, 봉제, 유통, 관광 및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교민사회 중 가장 큰 행사는 무엇인가. 대사관과 교민사회가 함께 하는 행사도 있는지.

“2018년 9월15일 미얀마 국립국장에서 열렸던 국악대공연이 생각납니다. 우리의 오랜 전통이 빚어낸 국악과 혼용문화컨텐츠가 국경을 초월하여 미얀마 국민과 우리 동포를 가슴을 울렸던 행사입니다. 이외에도 통일강연회, 명절 맞이 행사, 그리고 각종 문화행사 등은 매년 대사관과 교민사회가 같이 하는 행사입니다.”

2019년 11월에 열린 미얀마 진출기업 CSR 간담회.
2019년 11월에 열린 미얀마 진출기업 CSR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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