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가 만들어준 소중한 인연들
[기고] ‘코로나19’가 만들어준 소중한 인연들
  • 양재경 충칭한국인(상)회장
  • 승인 2020.03.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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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만나 마스크 40만장 확보··· 대구시에 5만장 기증
중국한국인회 지역회장들이 따뜻한 만남 만들어

한국에서 중국에 들어가 자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양재경 충칭한국인(상)회장이 자가 격리를 하면서 직전에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본지에 기고했다. 필자는 칭다오 청두 선전 충칭 등지에서 자동차물류, 인테리어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편집자주]

2000년에 칭다오(青岛)로 들어와서 지금의 충칭(重慶)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20년을 거주하고 있다. 중국한국인(상)회를 알게 된 계기는 중국한국인회 5대 6대 총회장을 지낸 정효권 회장의 멋진 리더십 때문이었다.

나는 새내기 지역 회장이다. 칭다오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칭다오 청두(成都) 선전(深圳)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해 가던 중 2008년 사천 대지진이 일어났다. 이즈음 사천 청두 및 충칭에 건축 인테리어, 자동차물류, 폐기물, 한국치과 관련 사업 기반을 마련한 것이 올해 들어 충칭한국인(상)회장을 맡는 일로까지 이어졌다.

코로나는 중국에서 춘절이 시작되기 전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안하면서도 별일은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설을 쇠러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 홀로 계신 어머님도 뵙기 위해서였다. 그때만 해도 10일 후면 중국의 생활 터전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코로나로 모든 계획이 바뀌었다.

한국에서의 중국 입국을 하루하루 연장하면서 성수동 감자탕집, 대공원 조개구이집 등 옛 추억이 담긴 집을 찾아가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이 많아 마냥 미룰 수만 없었다. 결국 나는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칭다오에서 일을 보고 충칭으로 가고자 2월24일 칭다오로 입국했다. 하지만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할 수가 없어 칭다오에서 자가 격리 9일째를 맞고 있다.

서울에서 지낼 때 중국서 들어온 다른 지역 회장님들을 만났다. 성남시 소재 N2CELL 정원철 대표이 마스크 2만장을 기부하는 자리에 나갔다가 만난 것이다. 마스크 공장에서 전철역으로 가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절약을 하자 하시며 마을버스를 탑승하자고 하시던 광저우 김관식 회장님. 광저우에서 서울 마포로 들어와 어머니 병상을 지키고 있는 효심 지극한 이옥경 총연합회 부회장도 만났다. 마침 마포에서 만나다 보니 ‘마포종점’이 만남 장소가 됐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김기호 총연합회 수석부회장 지인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면담이 성사됐다. 이날 박원우 회장과 몇 개 지역 회장님들이 함께 참여해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의 현실을 알렸다. 다행히도 서울시의 중재로 GLOGENIC 박규현 대표님이 우리한테 마스크 40만장을 기부했다. 이중 현재 10만장은 중국 교민사회에 전달됐다.

다시 우리는 김덕룡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님의 방배동 사무실을 찾아 조언을 구했고, 김희철 고문님의 인맥으로 중국 칭다오 정부와 화상 전화 통화를 통해 칭다오 교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서영교 의원님과는 길거리 면담을 가졌다. 따뜻한 그 면담도 기억에 남는다. 다음날 상해 박용규 자문위원 모친의 소개로 대한간호사협회 신경림 회장님과 명동에서 만났고, 간호사분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담긴 마스크 기부를 받았다.

또 다시 마스크와의 전쟁 속에 마포에서 만나서 대책을 세우려 하는데 “중국에서 오시는 손님은 안 받겠다”고 식당에서 거절당해 다른 식당으로 가야 하는 일도 있었다.

3월3일 대구시에 마스크 5만장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박원우 회장을 비롯하여 우리 지역 회장님들의 멋진 리더십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오늘이 자가 격리 9일째다. 주변 지인들이 맛있는 음식도 전달해 주는 마음에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 9일째가 되어가니 수염도 길었다. 꽃향기는 백리를 가고 술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서로 품어주는 마음으로 중국한국인회가 발전했으면 한다.

양재경 충칭한국인(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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