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촌만필] 재난이 선거를 만나면…
[선비촌만필] 재난이 선거를 만나면…
  • 김도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 승인 2020.03.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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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최강의 코로나19 사태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응에 실패했거나 전염병 문제를 정략화(政略化)하는 우를 범했다. 때 늦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선언을 보면서 WHO의 전문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자 글로벌 분업경제시스템이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도 패닉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변종 코로나 방역시스템 작동에 국가권력의 정략이 개입되면서 국제경제나 외교기조도 각자도생(各自圖生)식 혼돈을 거듭하며 리더십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둔 나라들은 선거용 정략이 난무하고 보건 의료 전문영역인 전염병의 방역, 진료 정책을 정쟁화(政爭化)하며 특정 국가나 지역 또는 집단에게 발생 및 감염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양으로 삼아 방역 관리의 실패와 무능을 호도하고자 하는 작태에 시민들은 절망한다.

우리의 경우를 보더라도 경제주권을 상실했다는 1997년 말 ‘외환위기’는 당시 정부의 노동, 금융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좌초되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의심받으며 외화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초래된 위기였다. 15대 대통령선거라는 정치의 계절에 표 계산에 분주한 정치권이 노동, 금융개혁 추진을 선거 논리로 무산시키면서 일어난 인재(人災)였다.
국가적 ‘재난’이 선거를 만나면서 ‘재앙’이 되어버린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부실한 한국의 방재(防災)시스템과 안전 불감증이 합작해 일어난 사고였다. 구조현장과 사후수습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부재는 물론 청와대와 관련 기관의 상황 오판이나 대처방식에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수습과정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고 두 달 뒤인 6월에는 지방 선거가 있었기에 세월호 참사는 야당의 좋은 공격 자료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비극적인 사고가 선거논리에 오염되면서 정권은 심각한 내상(內傷)을 입었으며 국격(國格) 추락하고 국론분열이라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세월호 사태 1년 후인 2015년 봄 신종 바이러스인 ‘메르스’가 한국을 강타했다. 메르스 환자 발생 후 환자 동선(動線) 정보를 차단한 방역 당국의 황당한 방역 대책도 문제였지만 의료 보건분야 비전문 집단인 정치권이 이 문제에 개입하면서 방역 및 진료활동에 막대한 혼선을 초래했다. 1년 뒤에 치러질 20대 총선이 그들의 정쟁(政爭) 본능을 자극했던 것이다. 

공방(攻防) 당사자들이 여야로 입장만 바뀌었을 뿐 그때의 공격, 방어 논리와 언어는 지금 코로나19 사태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으니 놀랍지 아니한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문제와 집단감염의 진원지 ‘신천지’ 문제 못지않게 뉴스의 헤드라인은 ‘마스크’ 문제에 쏠려있다. 단순 간단하기 그지없는 마스크 수급조차 원시적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국민들은 코로나 감염 공포보다 마스크 구입 스트레스로 일상이 망가졌다는 비명이 온 나라를 불신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헝클어진 방역 시스템과 방역장비 공급차질에 전 국민이 불안해하고 세계가 한국을 봉쇄하는 상황에서도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방역 모범 국가’라는 자찬(自讚)으로 상황을 호도하고 있으니 이 또한 4월로 예정된 21대 총선이 임박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악화된 여론을 호도할 책임전가용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것도 14세기 흑사병 때나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사태 때와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선거를 앞두고 국가적 재난을 당한 정치권이 민심이반(民心離反)을 걱정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럴수록 국민은 재난을 극복할 슬기롭고 투명하며 믿음직한 정부를 기대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방역활동에 비전문가 집단이 정략이나 선거논리로 방역문제에 접근하고 오염시켜 방역과 의료시스템에 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위신 추락과 함께 경제, 외교기반까지 손상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선거논리나 정략으로 왜곡되어 ‘코로나 사태의 조기 종식’이라는 본질이 정쟁의 소재로 전락함으로써 그 후유증이 제2의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질까 두렵다.

악성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면서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국가적 재난 극복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역사적 아이러니를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 현장에서 목격되고 있다.

김도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김도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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