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의 코로나 대책··· 정치적 비판은 금기시
[기고] 미국의 코로나 대책··· 정치적 비판은 금기시
  • 김동수(미국내과 전문의, 전 인랜드한인회장)
  • 승인 2020.03.16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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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인 영국조차 입국 금지··· 국민건강 보호에 주안점

지난 한 주일 미국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며 많은 점을 느꼈다. 먼저 백악관에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지난 수요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 담화만으로서는 안정대책에 큰 효과가 없다고 본 다우존스(Dow Jones) 주가지수는 다음날 하루 만에 10%가 곤두박질쳤다. 1987년 블랙먼데이(Black Monday) 이후 가장 큰 하락을 기록했던 날이었다.

금요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보건 관련 관료들과 민간기업 CEO들을 대동하고 나와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역에 500만달러를 풀겠다고 발표했다. 이튿날인 토요일 미국은 다시 유럽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에서 나아가 영국과 아일랜드로부터의 입국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인 영국조차 미국인에게 전염병을 확산시킬 염려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 가차 없이 입국 금지하는 이 같은 조치는 사람들을 무척 놀라게 했다. 미국은 자국인들을 보호하는 데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오로지 공공위생(public health)의 원칙을 따랐던 것이다. 미국 내 스포츠 경기도 코로나 충격을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국은 스포츠 천국이라 불린다. 그런 미국에서 인기종목인 NBA가 남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야구 메이저리그 경기도 올 시즌 개막식을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이 모이는 디즈니랜드(Disneyland)도 토요일부터 문을 닫고 손님들을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 모두가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비즈니스보다 국민의 생명이 더 중요함을 알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였다.

프랑스 총리가 3월15일 모든 식당과 카페, 극장, 클럽의 영업을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16일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에릭 가세티(Eric Garcetti) 시장도 비슷한 명령을 내렸다. LA지역의 모든 식당과 바(bar)는 3월31일까지 문을 닫아야 하며, 오로지 캐이터링(배달)과 투고(to go)만 허용된다.

이는 캘리포니아주의 조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가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주지사는 250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했다. 로스앤젤레스는 이보다 더 엄격한 코로나 방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 질병예방통제국(CDC)도 사람들이 50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코로나의 경제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0%로 내리는 조치도 나왔다.

이와 더불어 LA는 앞으로 3주간 학교 문을 닫기로 했다. UCLA와 USC를 비롯한 많은 대학교도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필자가 사는 모레노밸리와 로마린다도 예외가 아니다. 16일부터 3주간 학교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을 한다. 이곳 교회들도 3월 말까지 교회에서 모이는 예배를 하지 않고 온라인 예배로 대치하고 있다.

시간을 다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모습은 숨에 찰 정도다. LA뿐만 아니라 미국 전 지역이 비슷하다. 대통령과 백악관 정부, 의회, 주정부, 시와 학교, 교회가 일사불란하게 하나가 되어 협조하며 이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할까?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고, 이를 실천하려는 공공의식 때문이라고 본다.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리고 누구를 비판하는 것은 아주 적다. 특히 이것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금기시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단키트를 많이 빨리 준비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비판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전염을 막기 위해 정책을 세우고 거기에 따르는 모습이 돋보인다.

이것이 미국의 힘 아닐까 싶다. 미국은 역경이 있을 때마다 많은 다른 민족, 종교가 섞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을 위한 일에는 서로 협조한다. 15일이 미국에서 ‘국가를 위한 특별 기도의 날’로 정해진 것도 아주 좋은 예다. 나는 코리안 어메리칸으로서 우리도 이런 성숙한 모습으로 국가의 재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나부터 더 성숙하고 조용히 나라를 위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

김동수(미국내과 전문의, 전 인랜드한인회장)
김동수(미국내과 전문의, 전 인랜드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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