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미-중 ‘코로나 전쟁’··· 대한민국의 도전과 기회
[박대석칼럼] 미-중 ‘코로나 전쟁’··· 대한민국의 도전과 기회
  •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 대표
  • 승인 2020.03.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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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보이지 않는 적과 3차 대전 중··· 코로나19 시작 전과 후의 세상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코로나19의 피해 책임은?

온 세계가 보이지 않는 적과 3차 세계대전 중이다. ‘코로나19전쟁’이다. 부상자가 속출하여 병실이 부족하고 사람이 죽어 나간다. 그런데 치료제도 없고 일정한 전선(戰線)이 없다.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구분이 안 된다. 기껏해야 공항에서 피아(彼我)를 가려보려고 해보지만 적은 교묘하게 숨어서 알 수가 없다.

2019년 12월에 시작한 코로나19 전쟁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과 유럽에서 치열한 전투 중이다. 올해 3월22일 현재 부상자가 31만명, 사망자가 1만3천명이다.

3월22일 국내외 코로나19 실시간상황판(한국에스리 홈페이지)
3월22일 국내외 코로나19 실시간상황판(한국에스리 홈페이지)

필자는 역사단체를 운영(사무처장)하면서 한국이 주변 강대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태평양 건너 미국 등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힘(주인공)으로 항구적인 평화를 누릴 방안을 찾아왔다. 이 절실한 과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방책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려고 5년 전부터 노력해왔다.

연구하다 보니 실마리가 보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력의 힘을 지금보다 일정 수준까지 더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력은 그 나라의 자율, 효율, 공정이라는 잣대와 인구와 영토의 크기, 경제력, 군사력의 크기로 평가한다.

한국의 2018년도 수출 6,000억 달러, 1인당 GNP 3만 달러를 달성, 세계 7위권의 경제 대국이 됐다. 하지만 외교력, 군사력, 문화력, 기술력에서도 한국은 경제력만큼 강국인가?

지정학적 역량의 국가별 순위
지정학적 역량의 국가별 순위

런던에 있는 외교연구소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enry Jackson Society)가 2019년 1월 4일 지정학적 역량의 국가별 순위를 발표했다. 지정학적 역량 측정(An Audit of Geopolitical Capability)은 국가의 기반과 구조, 수단, 의지 등 4가지 주요 범주에서 경제력·기술력·문화력·외교력·군사력 등의 세부 항목을 기준으로 세계 주요 20개국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20개국 중에서 11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영국, 중국이 각각 1~3위를 차지했고 프랑스 4위, 독일 5위, 일본 6위 순이었다.

대단한 기록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바탕으로 50여년 만에 민주, 경제, 군사력이 급성장한 나라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우리의 영토가 남북을 통일하고도 그보다는 좀 더 커야 한다. 인구조차 1억명 이상이면 우리를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 오히려 그러면 우리가 주요 축(軸)으로 주변국과 미국에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대국들이 우리를 무시할 수 없는 국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만약 주변국 1개 국가와 연합하면 아시아 패권을 잡을 수 있는, 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통일을 지원하는 미국의 힘이 필요하다. 미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통일을 마다할 리 없다. 하지만 주변의 일본, 중국, 러시아는 대한민국의 통일이 자신들의 이익이 될 리가 없다. 특히 중국의 힘은 만만하게 볼 수 없다. 그래서 미중 패권 경쟁의 판도가 우리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신흥 강국이 기존의 세력판도를 뒤흔들고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패권국과 신흥국이 무력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 ‘투키디데스 함정’(Tuchididdes Trap, 스파르타는 신흥국 아테네를 물리침)이다.

미국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 '예정된 전쟁' 투키디데스의 함정
미국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 '예정된 전쟁' 투키디데스의 함정

명실상부한 패권국인 미국이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그냥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벌써 무역으로 시작돼 진행 중이다. 이미 2011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으로 미국 권력의 중심축을 이동하는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분명하게 ‘중국 주저앉히기’이다.

그래서 필자는 미중 간의 패권경쟁을 분석하고 예측하고자 하였다. 그 예측에 따른 대한민국의 항구평화전략(가칭 Balancing & Rebalancing)의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지난 2월에 코로나19 세계대전의 확산을 보고 집필을 중단하였다. 예측 못 할 많은 변화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세상을 코로나19전쟁의 시작 전(前)과 후(後)로 나누어서 봐야 한다고 하면 성급한 것 일까? 한국에서도 2005년에 출간된 토머스 프리드먼(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의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 A Brief History of the Twenty-First Century)”에서 저자는 윈도우, 넷스케이프, 구글, 오픈소스, 디지털장비 등과 페이스북, 트위터 (책 출간시 시작) 등으로 2004년부터 세계는 폭발적으로 연결된다고 하였는데 실제 무역과 관광을 포함해서 그렇게 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쥐를 통해서 나온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현재 온 세상의 이동을 막고 있다. 국가 간의 이동은 물론이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사람 간 교류도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바이러스의 확산종식, 백신개발, 치료제개발에 따라 앞으로 이 전쟁이 수개월, 아니 늦어도 해가 넘어가면 반드시 끝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국제간의 교류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에 대한 변화와 이에 따른 정치, 경제에도 그 폭과 넓이를 가늠하기 힘든 새로운 변화가 온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와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묘한 다툼을 하고 있다. 필자의 시각에서는 변함없는 패권경쟁의 연속이다.

미·중이 무역 전쟁에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발원지 및 확산 책임론을 주고 바이러스 전쟁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양국 모두 험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에선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우한 바이러스’란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역병에 대해 중국이 제일 먼저 알았지만, 은폐로 일관해 귀중한 두 달을 놓쳤다. 그 결과 수백만이 우한을 빠져나갔고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이 재앙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9일 미 공화당 하원의원 폴 고사와 트럼프 대통령까지 ‘우한 바이러스’ 사용을 고집했고 “중국인이 배불리 먹지 못해 박쥐나 뱀을 잡아먹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가 생겼다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16일 짐 뱅크스 미 공화당 하원의원은 급기야 “우리는 신종 코로나가 미국에 끼친 피해에 대해 중국에 물어내라고 강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러한 방법의 하나로 “대통령이 중국에 대부분의 미국 채무를 감면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반발도 만만하지 않다. 지난 12일 자오리젠이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가져갔을 것”이라면서 27일 중난산(鍾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가 출현은 중국에서 했어도 발원이 꼭 중국은 아니다”라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 포스에서 브리핑하는 미대통령(businessinsider 캡처)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 포스에서 브리핑하는 미대통령(businessinsider 캡처)

왜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와 전쟁 중에 이런 다툼을 벌이나?

3월19일 기준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 상황을 점검한 결과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간 3.2경원이 줄어들었다. 한국 GDP의 17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한국의 시총도 약 40%가 쪼그라들었다.

8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충격 수준별(시나리오1~4)로 올해 세계 GDP가 최저 1천870억 달러(223조원)에서 최대 2조6천810억 달러(3천197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은 발표 당시 보다 사태가 더 넓고 깊어져 감소금액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하는 GDP금액에다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망자, 방역비 등 직접 피해액을 합산하면 그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피해액(블룸버그 홈페이지 )

바로 이 피해 금액이 핵심이다. 미국은 당연하게 패권의 우위를 유지하고 중국의 패권도전 의지 및 힘을 빼기 위하여 코로나19의 문제를 그냥 예전의 유행 전염병처럼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미국 우방국의(유럽, 일본 및 한국?) 피해금액에 대하여 중국의 감염원 책임과 초기 방역 대응의 중과실을 이유로 미국은 강력하게 구상권청구 등 피해에 대한 배상, 보상을 요구할 것이다. 중국도 그 낌새를 알아채고 향후 발생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방어에 노력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연간 10% 경제성장률이 2020년에 반 이상 줄어들어 극심한 경제문제에 봉착할 그것으로 예상하는데, 일부라도 코로나19에 대한 피해보상이 현실화하면 패권 도전은커녕 현 시진핑 정권의 유지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2017년 중국의 GDP는 1경 224조원인데(미국은 약 2경원) 블룸버그 추산 피해액(증시와 GDP 감소)에 크게 부족하다.

필자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분석 결과 미국은 코로나19의 중국책임론과 그에 따른 구상권 행사는 1석 4조의 좋은 기회로서 절대 놓칠 리 없다. 먼저 미국 내에서 중국책임론으로 국론 결집과 트럼프 권력안보에 도움이 된다. 또 미국 우방과의 동맹 또는 유대 결속에 도움이 되고, 중국의 경제력을 무역전쟁과 같이 지루하게 쌍방 피해를 보지 않고도 약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 중국과 절충, 타협하여 당분간 패권 도전의 의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 관심 있게 미국과 중국의 공방전을 지켜볼 대목이다. 추이 및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주변 4개국과 미국에 대한 외교의 틀을 잡아야 할 것이다.

도전(挑戰)과 응전(應戰)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피해액(블룸버그 홈페이지 )

아놀드 토인비가 1961년 12권으로 출간한 <역사의 연구> 서머벨의 축약본을 다시 펼쳐본다. 문명의 흥망성쇠는 자연조건이나 사회적 조건 등에서 비롯한 외부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따라 성장 혹은 정체 등의 여러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그의 창의적 시각은 지금까지의 역사학은 물론이고 인류 정치·경제사 연구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는 발원지 중국과 한국,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들은 묻는다. 너희는 도대체 이번에는 어떻게 그 도전에 응할 것이냐고?

인류가 화합하여 어려움을 딛고 인류문명이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서로 다투고 막대한 피해를 입어 인류문명의 성장의 정체하거나 퇴보하는지, 그것도 아니면 각 나라별로 도전에 대한 응전의 결과에 따라 국가의 위상이 크게 변하게 되는지?

고(故) 아놀드 토인비와 필자는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이번 도전과 응전이 대한민국의 패러다임을 전환(paradigm shift)하는 기회란 것을.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DNA를 갖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 대표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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