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기록실종’ 코이카··· 봉사단 활동수기 왜 없나?
[이종환칼럼] ‘기록실종’ 코이카··· 봉사단 활동수기 왜 없나?
  • 이종환 월드코리
  • 승인 2020.04.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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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전에 올린 11개뿐··· 홈피 기관소개도 3년 전 내용

“‘안뇽하세요! 안뇽하세요!’ 머나먼 에티오피아 땅에서 듣는 한국어라니, 이토록 반가울 수가! 이곳은 수도 아디스아바바 외곽의 예카 지역에 자리 잡은 히브레 피레(Hibre Firre) 초등학교. 한국전 참전용사촌 내에 위치하고 있어 참전용사들의 후손들이 이 학교에 많이 다닌다. ‘에티오피아에 웬 참전용사촌?’ 하고 눈이 휘둥그레질 사람들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에티오피아는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국의 황실근위대인 각뉴(Kagnew) 부대를 한국에 파병한 참전국이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 했던가. 한국은 KOICA를 통해 50여 년 전 목숨을 담보로 우리를 도와주었던 에티오피아의 은혜를 갚고 있다. 우선 참전용사들의 후손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히브레 피레 초등학교를 개보수하고 World Friends Korea 한국해외봉사단원들을 파견해 학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글은 김용섭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 2017년 쓴 활동수기다. 에티오피아에 파견돼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은 것으로 코이카 봉사단 홈페이지에도 올라있다. 다음과 같은 활동수기도 있다.

“튀니지는 아시아 음식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실정이다. 아시아 음식은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튀니지에서도 아시아 음식 조리사 양성 교육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담당 교수들조차 아시아 조리학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 수업 진행이 어렵고, 서점과 도서관에서 관련 조리 서적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게다가 빵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밥을 담을 만한 오목한 그릇이나 숟가락, 젓가락조차 구하기 어렵다. 이렇듯 아시아 식문화를 정착시키기 힘든 튀니지에서, KOICA 봉사단원으로서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내가 활동하는 곳은 튀니지 관광청 산하 기관인 국립관광교육센터(Centre de Formation Touristique). 고급 관광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하에 1979년 설립돼 튀니지 전역 8곳에 분포해 있다. 이 중 규모가 큰 하마메트(Hammamet)와 수스(Sousse) 지역에 KOICA 봉사단원이 파견됐는데, 나는 하마메트에서 아시아 조리학을 강의한다. 지난해 3월 새로 생긴 튀니지 최초의 아시아계 조리학 교육으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태국과 중국, 일본, 등 전반적인 아시아 음식을 다룬다.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은 높은 편이다. 수업은 매번 쏟아지는 학생들의 질문과 함박웃음이 더해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파견된 나현정씨의 활동수기다. 현지 사진과 함께 올라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이 수기 역시 2017년 작성됐다. 코이카봉사단 홈피에 가면, 이처럼 봉사단원들의 활동수기가 있다. 현지 소식과 함께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이 생생하게 들어있어서 흥미롭기도 하고 현지 정보도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문제는 코이카 홈페이지에 이 같은 수기가 달랑 11개만 올라있다는 점이다. 또 작성 시기도 2017년 말을 끝으로, 이후에는 하나도 올라 있지 않다.

코이카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코이카 봉사단은 현재 52개국에서 1천986명이 활동 중이다. 한국국제협력단은 우리정부의 대외무상원조 전담기관으로, 우리나라와 개도국의 우호 협력관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하고 이들 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여 국제개발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1991년 4월 정부출연으로 설립됐다. 학교·병원 · 직업훈련원 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사업, 개도국 공무원을 한국으로 초청해 관련분야 교육 및 개발경험을 전수하는 국내 초청 연수사업, 국내 청·장년 인력을 개도국에 파견해 현지 개발을 지원하는 해외봉사단 파견사업, 해외 긴급재난 발생 시 지원하는 재난복구지원, 우리나라 개발 NGO들의 해외사업을 돕는 민관협력사업 등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월드프렌즈 코이카봉사단은 대한민국 정부가 파견하는 해외봉사단으로 3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1만 명이 넘는 월드프렌즈 코이카봉사단원이 파견됐고, 지금도 52개국에서 1천986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의 활동경험으로 글과 사진으로 남기면 어떨까? 지금까지 파견된 1만여명 중에 겨우 11명이 활동수기를 남겼고, 그나마 모두 2017년 이전 수기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최근 들어서는 달랑 사진 한 장씩 올려서 이를 대신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기관 소개조차 2017년 말을 끝으로 멈춰서 있다. 코이카는 우리 선조들의 ‘기록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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