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편 돌아올 때 마스크 보내주면 어떤지?
“존경하는 영사님께”로 시작하는 현지 교민의 호소문이 담맘을 중심으로 하는 사우디 동부지역 교민 단체SNS방에 오른 것은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이었다. 이어지는 글은 이랬다.
“COVID-19로 인해 업무가 더 가중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 염치없이 감히 여쭤봅니다. 이번에 우리 교민을 위해 마련된 전세기 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남아 있는 교민들이 우리 정부로부터 마스크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전세기 탑승 신청도 못하고 생업에만 열중하는 우리 남편들이 제대로 된 마스크라도 있다면 좀은 안심하고 출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가족들까지 다 지원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지나친 욕심이겠지요? 식품을 사러 갈 때도 저는 제가 대충 만든 마스크를 착용하고, N95 마스크는 아껴 출근하는 남편에게 양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스크가 귀하긴 오십보백보일 것입니다. 이 점 깊이 헤아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는 외화벌이와 납세로 조국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이 오른 것은 귀국행 특별기 운행 안내에 대한 공지가 단체방에 오른 다음이었다. 사우디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주사우디한국대사관은 주젯다한국총영사관은 4월7~9일에 걸쳐 현지 교민을 상대로 귀국행 특별기 탑승 신청을 받은 뒤, 특별기 운항 일정을 공지했다.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서 출발해 동부지역 도시인 담맘을 거쳐 인천으로 오는 특별기는 4월 16일 운항하고, 사우디 서부도시인 젯다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특별기는 4월21일에 운항하며, 탑승 신청자들한테는 이미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이메일로 연락을 했다는 내용의 안내였다. 운항하는 특별기는 사우디 항공사인 사우디아 에어라인이었다.
이같은 공지가 단체방에 오르자, 현지 교민의 ‘아내’ 되는 사람이 어차피 갔다가 되돌아오는 비행기 편에 교민을 위한 마스크를 싣고 올 수 있도록 우리 외교부가 노력해주면 어떠냐고 글을 올린 것이다.
사우디도 코로나 확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인환 담맘한인회장이 단체방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 4월14일 오후 4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내 확진자 수가 5,369명으로 하루 동안 435명이 늘었고, 전체 사망자 수도 73명으로 증가했다.
담맘이 있는 동부지역도 담맘이 하루에 69명이 늘어 확진자 수 259명이 됐고, 다른 도시까지 합치면 동부지역만 4월14일 현재 651명이 됐다.
사우디 전체로 매일 4백여명이 느는 확진자 증가 추세에 교민사회가 불안에 떨면서, 일부는 특별기를 마련해 귀국을 준비하지만 공사현장을 지키는 일 등으로 귀국을 못 하는 교민들로서는 마스크가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
교민 ‘아내’의 마스크 호소문은 이같은 현지의 안타까움을 절절히 담고 있었다. 이 글이 오른 뒤 단체방에는 마스크와 관련한 몇몇 글들이 뒤따라 올랐다.
“동부지역이 급증했네요. 어제는 끝이 보인다 싶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여기 마스크가 품질이 낮아서 한국에서 보내 달라 했더니 우체국은 항공편이 없어 안된다 하고 DHL은 금지 품목이어서 안된다는군요.”(교민A)
“세상에 그 어떤 보호 마스크도 새벽부터 일 나가는 남편 것부터 챙기는 아내의 마음과 철부지 아이들 염려하는 엄마의 마음과 나보다는 국가,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들보다 강하고 단단한 마스크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들 멋지십니다.”(교민B)
“(교민B에 회신하며) 왜 그렇게 눈물이 왈칵 나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뭐든 잘 되더라고요. 모두 힘 내십시다!”(교민 아내)
사우디 동부지역에서는 이렇게 교민들이 SNS방에서 정보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심지어 나라 걱정까지 하고 있다.
과연 이런 해외한인사회의 재외국민들을 위해 우리 정부는, 우리 외교부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귀국 교민들을 태워주고 빈 채 돌아가는 항공편에 현지에서 공사현장을 지키는 우리 ‘외화벌이꾼’들을 위해 마스크를 보내주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고 있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ㅜ ㅜ
정부에서는 해외근로자에게 하루 빨리 마스크를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Saudian님, 제발 한가한 소리 그만하세요. 24시간 통금 오래 가지 않죠? 앞을 내다보고 이야기하면 잠자코 따라 오기나 하세요. ㅇㅎ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