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사우디 교민 ‘아내’의 호소문··· “남편이 마스크라도 끼고 일터로 갈 수 있다면”
[이종환칼럼] 사우디 교민 ‘아내’의 호소문··· “남편이 마스크라도 끼고 일터로 갈 수 있다면”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0.04.16 11:1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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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교민 마스크 해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전세기 편 돌아올 때 마스크 보내주면 어떤지?
사우디아라비아 코로나19 확진자수.
사우디아라비아 코로나19 확진자수.

“존경하는 영사님께”로 시작하는 현지 교민의 호소문이 담맘을 중심으로 하는 사우디 동부지역 교민 단체SNS방에 오른 것은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이었다. 이어지는 글은 이랬다.

“COVID-19로 인해 업무가 더 가중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 염치없이 감히 여쭤봅니다. 이번에 우리 교민을 위해 마련된 전세기 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남아 있는 교민들이 우리 정부로부터 마스크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전세기 탑승 신청도 못하고 생업에만 열중하는 우리 남편들이 제대로 된 마스크라도 있다면 좀은 안심하고 출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가족들까지 다 지원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지나친 욕심이겠지요? 식품을 사러 갈 때도 저는 제가 대충 만든 마스크를 착용하고, N95 마스크는 아껴 출근하는 남편에게 양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스크가 귀하긴 오십보백보일 것입니다. 이 점 깊이 헤아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는 외화벌이와 납세로 조국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이 오른 것은 귀국행 특별기 운행 안내에 대한 공지가 단체방에 오른 다음이었다. 사우디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주사우디한국대사관은 주젯다한국총영사관은 4월7~9일에 걸쳐 현지 교민을 상대로 귀국행 특별기 탑승 신청을 받은 뒤, 특별기 운항 일정을 공지했다.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서 출발해 동부지역 도시인 담맘을 거쳐 인천으로 오는 특별기는 4월 16일 운항하고, 사우디 서부도시인 젯다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특별기는 4월21일에 운항하며, 탑승 신청자들한테는 이미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이메일로 연락을 했다는 내용의 안내였다. 운항하는 특별기는 사우디 항공사인 사우디아 에어라인이었다.

이같은 공지가 단체방에 오르자, 현지 교민의 ‘아내’ 되는 사람이 어차피 갔다가 되돌아오는 비행기 편에 교민을 위한 마스크를 싣고 올 수 있도록 우리 외교부가 노력해주면 어떠냐고 글을 올린 것이다.

사우디도 코로나 확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인환 담맘한인회장이 단체방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 4월14일 오후 4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내 확진자 수가 5,369명으로 하루 동안 435명이 늘었고, 전체 사망자 수도 73명으로 증가했다.
담맘이 있는 동부지역도 담맘이 하루에 69명이 늘어 확진자 수 259명이 됐고, 다른 도시까지 합치면 동부지역만 4월14일 현재 651명이 됐다.

사우디 전체로 매일 4백여명이 느는 확진자 증가 추세에 교민사회가 불안에 떨면서, 일부는 특별기를 마련해 귀국을 준비하지만 공사현장을 지키는 일 등으로 귀국을 못 하는 교민들로서는 마스크가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

교민 ‘아내’의 마스크 호소문은 이같은 현지의 안타까움을 절절히 담고 있었다. 이 글이 오른 뒤 단체방에는 마스크와 관련한 몇몇 글들이 뒤따라 올랐다.

“동부지역이 급증했네요. 어제는 끝이 보인다 싶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여기 마스크가 품질이 낮아서 한국에서 보내 달라 했더니 우체국은 항공편이 없어 안된다 하고 DHL은 금지 품목이어서 안된다는군요.”(교민A)

“세상에 그 어떤 보호 마스크도 새벽부터 일 나가는 남편 것부터 챙기는 아내의 마음과 철부지 아이들 염려하는 엄마의 마음과 나보다는 국가,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들보다 강하고 단단한 마스크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들 멋지십니다.”(교민B)

“(교민B에 회신하며) 왜 그렇게 눈물이 왈칵 나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뭐든 잘 되더라고요. 모두 힘 내십시다!”(교민 아내)

사우디 동부지역에서는 이렇게 교민들이 SNS방에서 정보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심지어 나라 걱정까지 하고 있다.

과연 이런 해외한인사회의 재외국민들을 위해 우리 정부는, 우리 외교부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귀국 교민들을 태워주고 빈 채 돌아가는 항공편에 현지에서 공사현장을 지키는 우리 ‘외화벌이꾼’들을 위해 마스크를 보내주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고 있을까?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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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희 2020-05-04 21:51:34
오늘 안타깝게도 두바이에서 비보가 들리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ㅜ ㅜ
정부에서는 해외근로자에게 하루 빨리 마스크를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Saudian님, 제발 한가한 소리 그만하세요. 24시간 통금 오래 가지 않죠? 앞을 내다보고 이야기하면 잠자코 따라 오기나 하세요. ㅇㅎㄱ

이복희 2020-04-19 07:27:13
- 봄날에 부치는 글 -

어느 봄날이었지......

따스한 봄볕과는 소름 끼치리만큼 다른
인간의 마음을 보았다
한순간에 어이없이 자식 잃은 어미의
피눈물 젖은 두 손을
야멸차게 뿌리치고 등뒤로 재빨리 감춰버리던
얄밉도록 새하얗던 그 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몇 년이 지난 이 봄날에
그런 모습 또 보게 될 줄이야
이웃의 어려움에 슬픔에 공감은 커녕
허연 이빨로 어기적어기적 마구 씹고 있다
그 하얀 손이
그 어설픈 논리가
전혀 고와 보이지 않는다
조금도 이성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다음 봄날에는
봄을 봄이라 느낄 수 있을까?
그 차디찬 손이
온정의 손길로 변해 있을까?
그런 봄날에는
손에 손잡고 동산에 뛰어 올라
목청껏 야~호~ 외쳐 봐야지

그런 따뜻한 봄날에는......

이복희 2020-04-18 07:26:35
Saudian님께,
어제 님의 글에서 구시대의 관료 냄새를 맡았습니다, 한 주부의 글에서 말입니다. 반면 그 "아내"의 글에는 "대아"와 "애국심"이 보였어요. 교민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도움이 되고자 용기 내어 글을 쓴 듯 했습니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마스크 한 장이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판국입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등 많은 지출이 예상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이럴 때 국민이라면 건강과 직장을 잃지 않고 한 푼이라도 더 벌어 가정과 국가에 보탬이 되어야 하고, 정부라면 그런 국민을 최대한 지켜야 하는 절박한 때입니다. 남편을 챙기는 "아내"의 마음과 국민을 챙기는 정부의 노력이 하나가 될 때 그 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정부를 믿고 전체 교민을 위해 용기를 낸 그 아내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이복희 2020-04-17 06:21:31
추측성 글은 타인에게 상처를 줍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그 "아내"의 남편이 아람코 직원이 아닙니다. 가족의 안위가 달렸는데 두손 놓고 정부 바라기만 하고 있었을까요, 지면이다 보니 미주알고주알 다 적지 못했겠지요. 24시간 통금하에도 출근하는 집은 피가 마르는 나날들입니다. 정부에서 해외가족에게 1달에 8장 마스크 발송을 허락했지만 사우디는 항공길이 막혔으니 방법이 없어, 교민 이송 특별기를 통해 지원받고 싶어하는데도 태클을 걸어야 하나요? 꼭 교민이 아니신 것 같아요, 아니면 출근 안하셔도 배부르신 분이시든지... 다른 나라에도 지원하는데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비상시기에 목숨줄인 제대로 된 마스크를 정부에 부탁하는 것도 지나칩니까? 누굴 탓하는 게 아니라 부탁하는 거잖아요!

Saudian 2020-04-16 18:36:27
쓰신내용에 좀 다른 견해를 올립니다.
팩트체크는.. 역시 어려운거겠단 생각이 먼저드네요
저도 동부지역에.20여년째 설고있는 주부입니다.
글 올린분은 누구신지 알지못하나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에 취업한분의 아내라 짐작이 되어지구요.
현재 아시겠지만 24시간 통금으로 자가격리처럼 지내고 있어서 주에 1번 수퍼외엔 나가지 않아 마스크가 크게 필요치 않아요.아이들은 더욱이 나가게 할일이 없는건 말할것도 없구요. 글 쓴분은 출근하는 남편을 걱정하신건데요.
제 사견은 아람코에 먼저 강력히 요청해보는게 맞는 순서라 생삭되요. 이 시국에 불가피하게 출근을 시키니 안전도 회사가 먼저 책임지는것이 우선이지 싶습니다.
그 노력뒤에 정부나 외교부에 호소? 드리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부디 기사올리실때는 다른의견도 실어주십사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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