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코로나19’ 시대에 사술도(史術道) 독서법
[박대석칼럼] ‘코로나19’ 시대에 사술도(史術道) 독서법
  •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 대표
  • 승인 2020.04.2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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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친구들이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수선하니 각자 나름대로 변화하는 세상에 길을 찾고 놓치지 않기 위하여서인지 필자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단톡방’에서 청해왔습니다. 독서 대상자의 지적 수준,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하니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제가 심백강 박사(역사가)의 역사광복학교를 진행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사술도(史術道)입니다.

역사(歷史), 술(術), 도(道)의 줄임말인데, 공부할 때는 일단 역사를 배우고 술수(처세술, 손자병법 등)를 익히며, 다시 인간 본연의 자리(道)로 돌아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감하는 공부 방법입니다.

그래서 공부(독서도 마찬가지임)는 먼저 역사책을 보아야 하고, 다음에 경제, 경영, 병법, 법률, 처세술(화법, 협상, 자기계발) 등 술수(術手)에 관한 공부를 하다가 도덕, 종교, 철학으로 반드시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의 지성인들은 대체 이런 방식으로 공부, 수양하나 중국인들은 술수 공부를 많이 하고 술수에만 머물러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술수(術手)만 공부하면 속이고 감추고 이간질하는 계책, 이해만 따지는 얕은 인간관계 등 시쳇말로 보여 주는 Show(쇼)에만 치중하여 순간은 통하나 결국은 자기가 자기 꾀에 빠지게 됩니다. 한국 정치가 술수만 난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저는 사술도에 과학을 하나 더 붙여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진석 교수는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채로 철학만을 공부하면, 답답한 사람이 되기 쉽고, 요즘처럼 과학 발전의 속도가 심하게 빨라진 시대에는 과학공부 우선이라고 하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독서의 순서는 우선 ‘독서 지침서’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필자가 본 독서 지침서는 김열규 교수의 독서(1, 2권),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1, 2 박경철 노회찬 등), 독서의 기술(모티머 J 애들러)입니다. 사실 이 책(권수로는 5권)만 보아도 무슨 책을 보아야 하는지 또 그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앞에서 설명 한 대로 우선 역사책을 독파해야 합니다. 모든 책은 실상은 역사의 여러 가지 표현입니다.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 예술사 등등 따라서 독서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한국사와 세계사에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서야 합니다.

좋은 책들의 단어에는 역사의 내용이 함의돼있어 역사를 모르면 책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책에 쓰인 역사가 전부는 아닙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므로 그 이면도 보아야 합니다. 신문, 방송, 정치인들의 말도 그 배면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독서를 통한 사유(思惟)를 하면 보이게 됩니다.

다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합니다. 고전은 이미 많은 분이 필독서를 엄선해 놓아 별도로 제가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고전은 세상의 변화를 준, 그러니까 시대를 처음으로 앞서가게 해준 책입니다. 고전의 배경이 현실에 맞고 안 맞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역사를 쓰게 창조한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에 자신의 관심 및 전문분야별, 즉 도덕, 철학, 종교 등 인문학, 경영, 자기계발 등으로 독서를 하면 됩니다.

역사책으로는 통세계사 시리즈(6권)를 추천합니다. 필자가 읽어본 한국사 및 세계사 책 중 가장 짧은 시간에 볼 수 있고, 잘 정리된 책으로서 역사 전문가(사학자)가 아닌기자출신(김상훈)이 쓴 역사책입니다. 저자의 아들에게 설명하듯 썼는데 한번 읽고 필요할 때 꺼내 보면 유용합니다. 책이 술술 읽히고 재미있습니다. 세상의 과거를 체계적으로 잘 알게 하며, 이 책들만 읽어도 지성인 반열 입성합니다.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추천합니다. 철학서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철저히 뒤흔들며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책입니다. 다른 철학서들과 달리 철학의 탄생과 의미를 파고들며, 더 나아가 삶의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했던 이 책은, 우리에게 ‘인문’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합니다.

그리고 동국대학교 출판부에서 내놓은 ‘불교학개론’입니다. 동국대학교 신입생을 위한 교재인데,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불교입문서입니다. 불교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에 머물러있는 일반인들에게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부처님의 생애와 근본 교리에 대해 인지시키고, 정교한 불교 교리체계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두 번 정도 읽어보니 참으로 깊은 생각에 끝이 어딘지 많은 사유를 하게 하는 책입니다. 

꼭 읽어 볼 책으로 ‘4대 복음서’를 권합니다. 신약성경의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을 통틀어 말하는데 주변에 있는 성경을 통하여 문학적으로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야오간민의 ‘노자강의’ 재미있고 유익한 책입니다. 노자와 장자 사상에 관한 책도 필독서입니다. 서양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오래 가장 널리 읽힌 책으로 꼽히며, 세계의 지적 유산이라 불리는 책이 바로 『도덕경』입니다. 그중 위 책은 재미있고 현실에도 부합 하며 특히 현대의 경영자에게 좋은 지혜가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 책의 서문에는 “공자는 노자에게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활한 지혜의 바다를 보았고, 현대인은 노자에게서 난세를 돌파할 평정, 균형의 통찰과 생존의 지혜를 배운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지식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유가(儒家) 책을 빼놓을 수는 없지요. 논어입니다. 많은 논어책 중 저는 도올의 ‘논어 한글 역주’를 권합니다. 약 700쪽짜리 3권으로 구성하였는데 한번 읽을 때마다 자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을 알게 합니다. 단지 도올 책들의 특성상 전반부는 화려하고 좋은데 후반부는 제 입장에서는 전반부와 같이 알차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논어를 통독하는 데는 괜찮은 책입니다. 원문과 해설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읽고 추가로 강신주의 ‘철학 VS 철학’을 읽으면 도덕, 종교, 철학에는 나름대로 자신의 큰 축이 생기게 됩니다. 고수에 입문하는 것이지요. 강신주 책 역시 분량이 많습니다만 철학의 집대성을 익히는데 그 정도 시간은 투자하실 필요가 있겠지요.

여기까지 읽으면 인간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왜 사는지 좀 알게 되고, 다른 책들은 필요에 따라 하루 또는 두어 시간 안에 한 권씩 볼 수 있는 내공(內功)이 생깁니다.

과학책으로는 뭐니 뭐니해도 칼 세이건(Carl Sagan)의 코스모스(Cosmos)입니다. 코스모스는 과학입문에 기초적이고 중요한 책입니다. 전 세계 60개국에 방송되어 6억 시청자를 감동시킨 텔레비전 교양 프로그램을 책으로 옮긴 것입니다. 이 책에서 에라토스테네스, 데모크리토스, 히파티아,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다윈 같은 과학의 탐험가들이 개척해 놓은 길을 따라가며 과거, 현재, 미래의 과학이 이뤘고,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 이룰 성과들을 알기 쉽게 풀이해 들려줍니다.

실생활에 중요한 경제책을 마지막으로 추천해드립니다. 홍진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학입니다. 경제활동에 알아야 할, 환율, GDP, 물가, 실업률, 최저임금, 조세 부담 등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리하여 경제학자들이 쓴 책보다 이해가 쉽고 실생활에 바로 활용 가능한 책입니다. 카이스트 학생들도 신입 때 읽는 경제학책으로 돈을 벌고 번돈을 지키는 방법에 기초가 됩니다. 추천합니다.

고향 친구들이 20권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역사책 6권, 4대 복음서 4권, 독서 지침서 3종류 (5권)을 합치면 모두 22권이 됐습니다. 위 추천도서를 모두 읽은 후 필요한 책은 이제 스스로가 선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독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을 만날 때 무슨 책을 보느냐고 넌지시 물어보십시오. 그가 보고 있는 책이 현재의 그 사람입니다. 무슨 대화를 하셔도 좋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아니요. 책 본지 오래됐는데요’라고 답하면 그 사람과는 절대 정치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그 이유는 글쎄요. 스스로 책을 통해서 아시길….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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