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코로나가 초래한 국제적 편가르기와 미중패권전쟁
[박대석칼럼] 코로나가 초래한 국제적 편가르기와 미중패권전쟁
  •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대표
  • 승인 2020.06.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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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전망을 보면 올해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국내총생산 손실분이 9조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약 1경966조가 증발한다.

ADB가 5월1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팬데믹에 따른 세계 경제 손실액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8조8000억달러(약 1경826조원)다.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지속하고 각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통한 손실 축소가 없을 경우 이런 천문학적인 피해를 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앞서 ADB가 4월3일 발표한 보고서는 글로벌경제 손실액이 2조~4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불과 1달 만에 피해 추정액이 배 이상 늘어났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1억5800만명에서 최대 2억4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실직자 중 70%가 아·태 지역에서 나올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ADB의 제임스 빌러푸에르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최대 9,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공항과 항만을 폐쇄하여 ‘국가 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국가 간 무역과 인적교류와 교환이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국가 간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국제주의 또는 세계주의는 약화된다.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국제적이 되기보다는 국내문제에 치중하는 내향적(inward-oriented) 시민으로 바뀐다. 대외적으로는 배타적 민족주의가 힘을 얻게 될 것이고 민주주의는 쇠퇴할 것이다. 코로나의 세계화가 일어나면서 방역과 치료에 있어서 종족적 불평등이 민족주의의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은 일국단위로 해결할 수 없는 세계적 전염병이다. 자국이익 우선주의나 민족주의는 팬데믹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을 종결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자주의적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중국은 초기의 혼란을 수습하고 코로나 확진과 치료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모양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약 200만 명의 확진자와 11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엄청난 인명손실과 그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한 희생양을 중국에서 찾으려하면서 미중 간에 ‘책임 떠넘기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미중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인도를 포함한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중국에 대해 코로나 발원의 책임을 지라면서 천문학적인 배상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군사력, 경제력, 기술력 패권전쟁에 더한 코로나 사태로 방역 소프트 파워 경쟁도 미중 간에 벌어지고 있다.

미중패권전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승리지상주의자들(triumphalists)들은 일방적 승리를 거둘 때까지 패권전쟁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헨리 키신저 같은 공진론자(co-evolution)들은 미중이 협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양쪽 주장 중에 이길 때까지 밀어붙이자는 쪽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키신저의 공진론은 미중간의 수교를 위해 약소국인 대만을 희생시킨 것처럼, 강대국인 미중 간의 협조체제를 위해 주한미군철수와 같이 약소국인 한국의 안보 이익을 희생시킬 수 있는 위험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미중패권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일부 학자들은 경제 등에 중국 부상론으로 빠르면 십여 년 등 향후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힘의 비교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중국은 경제, 국방, 동맹 등에서 현재 미국의 가슴 수준에 와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중국은 무려 25개 국가와 인접하여 있고 8개국 이상과 국경분쟁을 지금도 하고 있어 변방을 지키기에도 많은 국력을 소모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대양과 우호적인 이웃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어 지정학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에너지 면에서도 미국은 세일가스 혁명으로 이제는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였다. 반면에 중국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통과하는 에너지 공급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미군이 해군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요한 한 가지는 미국은 중국에 비해 인구통계학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Standford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향후 수십 년 안에 미국의 노동인구는 5%가 증가하는 반면에, 중국은 ‘한 가족 한 아이’ 정책으로 9%가 줄어든다고 한다. 중국의 노동인구는 지난 2015년에 이미 피크를 이루었으며, 조만간 인도가 중국을 추월하여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이다.

재론할 필요는 없겠지만, 미국의 힘은 핵심적 기술인 바이오-테크, 나노-테크, 그리고 정보기술 등의 발전에서 선두를 지키는 위치에서 나온다. 미국과 서구진영의 연구대학들이 고등교육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런던에 있는 외교연구소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enry Jackson Society)가 2019년 1월4일 지정학적 역량의 국가별 순위를 발표했다. 지정학적 역량 측정(An Audit of Geopolitical Capability)은 국가의 기반과 구조, 수단, 의지 등 4가지 주요 범주에서 경제력·기술력·문화력·외교력·군사력 등의 세부 항목을 기준으로 세계 주요 20개국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순위에 따르면 미국은 100점으로 단연 독보적으로 1위이고 2위는 영국이 57.11이며, 중국은 56.86으로 3위에 불과하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의 힘을 재확인시킨 것이 미국의 금융 권력이다. 세계경제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성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달러의 유일한 공급원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약칭 Fed)이다. Fed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금융시장 안정과 세계경제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 세계 14개 중앙은행과 스와프협정을 맺었고 타 국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미국 국채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도 개설하였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의 경제권력을 현실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경제권력의 핵심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생산에서 금융으로 넘어갔듯이 세계경제질서를 운용하는 주체는 생산의 중국이 아닌 금융의 미국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따라서 경제, 무력과 금융권력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은 아직 미국에 못 미치고 있고 창의와 자유로운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미국이 게임의 패를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자신만의 권력을 위한 잘못된 정책으로 카드를 잘못 사용하여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한국을 포함한 핵심적인 동맹들과 주요한 국제기구들을 무시하는 독선적 판단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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