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율 칼럼] 두만강은 흐른다
[이승율 칼럼] 두만강은 흐른다
  • 이승율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0.06.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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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두만강 유역에 있는 방천 전망대에 오른 것은 1991년 9월 중순께였다. 연길시 북산가 언덕에 있는 공동묘지 부지를 헐고 연변과학기술대학 본부동과 학사동 건축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던 때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배려로 아침 일찍 공무용 지프를 타고 훈춘과 경신진을 거쳐 방천사구공원(防川沙丘公園)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 경이었다.
방천 전망대는 공원의 동쪽 끝 언덕 위에 중국식 고전 건물로 자리 잡고 있었다.(지금은 언덕 아래 강변 쪽으로 팔각형 신축건물 꼭대기에 전망대가 설치되어있다)

전망대 옥상에 올라서니 동북아 3국의 접경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좌측으로 하산역이 가깝게 바라보이는 러시아 땅이고 우측으로 두만강 건너 멀리 두만강시가 보이는 북한 땅이며, 중국은 해안으로부터 15Km 떨어져 있어서 동해로 나가는 출구가 막혀 있었다. 러시아 땅과 북한 땅 사이로 동쪽 하늘 아래 저 멀리 가물가물 동해가 바라보였고, 그쪽으로 뻗친 두만강 하구에 열차가 왕래하는 철교가 뚜렷이 보였다.

한순간 나는 숨이 멎는듯했고 뱃속 저 깊은 곳으로부터 용암이 솟아 오르는듯한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소리 없는 울음과 함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발해의 꿈'이 서려 있는 곳, 이순신 장군의 근무지였던 녹둔도가 자리 잡고 있는 곳, 남북으로 갈라져 있어서 중국을 거쳐야만 찾아올 수 있는 곳···. 민족주의적 감흥이 드세게 느껴지는 것을 참을 길이 없었다.

필자는 그렇게 두만강을 만났고, 두만강유역을 끼고 3국이 함께 접경하고 있는 특수지역 전경을 난생처음으로 구경했다. 그 후 그 지역을 탐방한 횟수는 15회가 넘었고, 신축한 전망대 아래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두만강 삼각주 일대를 망원경으로 관찰하기도 여러 차례 했다. 갈 때마다 계절에 따라 주변 풍경이 사뭇 달랐지만, 두만강의 주류가 유유히 흐르고 있는 주변으로 부챗살처럼 펴진 삼각주 일대에는 마치 사막지대 모래 언덕(砂丘)처럼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는 사이사이로 실개천 물길이 수도 없이 흩어져 흐르고 있었다.

거기에 이름 모를 키 작은 수변 식물군과 풀들이 물가에 여기저기 듬성듬성 자라나 있으며 그 물가 수초 밑에는 여러 가지 작은 어류들과 파충류가 서식하고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해서 필자는 두만강과 30년 인연을 쌓아 왔고, 1992년 유엔개발계획(UNDP)에 의거 두만강개발계획(TRADP)이 시작됐을 때 연변과기대 일원으로 국제회의 및 세미나에 참여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 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추구해 왔던 비전(vision)이 바로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자연경제권 국제협력개발사업'이었다. 그리고 이를 기초베이스로 하여 남북한 경제공동체 및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지식인연대 싱크탱크를 설립(2007년, 통일부 등록), 연구 활동을 해온 단체가 바로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 모든 과정과 성과를 이룬 데는 1990년 10월 북경에서 우연히 만났던 김진경 총장의 요청에 이끌려 대학 설립에 동참했던 연변과기대(1992년 개교) 사역과 그 후 2001년 남북 합작교육사업으로 시작했던 평양과기대(개교 2009년,개학 2010년) 사역이 중국과 북한을 관통하는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디딤돌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깊이 되새겨 본다….

'동북아 자연경제권'이론은 버클리대학 스칼라피노(Robert Scalapino) 교수가 1980년대 말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중국의 동북삼성, 북한, 극동 러시아의 접경지역 발전 가능성을 논의할 당시에 동북아 소지역(sub-region)개발에 대한 개념적 틀로서 제시한 것이다.

'자연경제권(Natural Economic Territory)의 개념은 국가 간 인접한 소지역 경제권들이 정치적 국경선 때문에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자원의 부존도, 발전 격차, 체제의 다양성을 활용하여 SOC인프라와 물류로 상호 연결되면 초국경 지역공동체로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필자가 연변과기대 사역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켜온 비전의 실천적 목표도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초국경 지역공동체 건설이며 이는 곧 남북한 통일의 첩경이 될 것을 믿어 의심해본 적이 없다.

주지하다시피 1992년 유엔개발계획(UNDP)에 의거 두만강개발계획(TRADP)을 수립하여 소삼각지대(훈춘-포시에트-나진, 선봉)와 대삼각지대(연길-블라디보스톡-청진-한국의 속초에서 부산까지의 동해안)로 단계별 개발을 추진했으나 지정학적으로 각국의 이해관계와 안보문제가 첨예하게 걸려있는 지역이라 답보상태를 거듭하게 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2005년 광역두만강개발사업(GTI)으로 전환했다.

GTI 사업 범위는 중국, 러시아, 북한, 한국뿐만 아니라 몽골까지 확대하여 의욕적으로 출범했으나 이마저도 2009년 북한이 탈퇴함으로써 4개국 회원으로 위축됐고 이후 남북한 대립 및 북핵 문제로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기류가 겹치면서 동북아 지역의 국제거버넌스로 자리 잡았던 GTI사업은 유명무실하게 형식적인 명맥만 유지한 상태로 남아 있다.

그동안 접경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대립했던, GTI 사업에 대한 주요 국가 간의 민감한 입장을 간추려보면 이와 같다.

첫째, 러시아는 처음부터 나진항을 중심으로 두만강 개발사업에 대하여 적극적이었으나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북한 나선특구 진출 및 경협)이 커지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함께 경계를 취해 왔다. 둘째, 북한은 중국이 요구하는 두만강 통행권 문제를 주권에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고 반대하고 있으나 자체적인 개발 역량이 없으므로 중국으로 부터의 지원 및 협력을 마다할 수 없는 애매한 태도를 보여 왔다. 셋째, 역대 정권으로부터 한국은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두만강 개발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북핵 및 유엔제재와 미국의 대 북한 강경책 등으로 접점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문재인 정권에 이르러 신북방정책으로 새길을 모색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복잡한 지정학적, 지경학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가운데 최근 미·중 관계가 최악의 경우(G2 간 디커플링 시대)를 치닫고 있으며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접국가들 간에 고립주의 경향이 나타나 앞으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국제협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공산이 크다.

아무튼 필자가 1991년 처음으로 두만강유역 방천 일대를 답사하고 동북아 역사의 비상을 꿈꾸며 달려온지 30년이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볼때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분야가 바로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중단된 '동북아 소지역(sub-region) 국제협력개발사업'이다. 무슨 좋은 방안이 없을까? 무슨 새로운 창의적 대안이 없을까? 잠을 자면서도 늘 꿈꾸듯 생각해온 과제가 이 일이다.

접경국들은 저마다 3국 협력의 필요성을 외치면서도 자국 중심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중 제 머리 못 깎으며 남 탓만 하는 이런 여건을 뒤집고 한국이 '게임 체인저'로 파고들어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새롭고도 강력한 출구 대책은 없을까? 아! 두만강은 저렇게 유유히 흐르고 있는데, 저 두만강의 출구인 동해는 우리를 오라고 손짓하며 저렇게 푸르게 넓게 열려 있는데….

드디어 일을 벌였다. '일은 벌여야 일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얼마 전 본 재단에서 출간한 연구총서<린치핀 코리아>의 실질적인 후속 작업의 하나로 러시아 연해주를 신북방경제협력의 전초기지로 구축하는 일을 올해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채택했다.

지난 6월11일 저녁에 12명의 전문가가 모여 '환동해경제권 국제협력 플랫폼 구축'이라는 주제를 걸고 기획 회의(1차)를 시작했다. 본 재단 산하 북방경제정책연구원 김재효 원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참여진들이 돌아가며 질문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코트라 부사장 출신으로 세계 각지를 다니며 30여 년 이상 무역 일선에서 근무한 베테랑일 뿐 아니라 모스크바 책임자로 오랜 기간 근무했다.

특히 나중에 코트라 퇴임 후 북한 나선특별시 및 함경북도까지 포함하는 동북아 6개국 80여 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포괄하는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의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GTI 업무에도 직접 참여해온 터라 이분을 간사장으로 하여 '환동해경제권 소지역(sub-region) 국제협력개발사업'에 대한 기획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주 첫 기획 회의를 시작하면서 김 원장은 그동안 있었던 두만강개발계획(TRADP)과 광역두만강개발사업(GTI)의 과정을 평가하면서 본 재단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러시아 하산 포세이트만 개발 협력 플랫폼 구축에 대한 목적과 추진 전략 및 이를 위한 국제콘퍼런스 계획(안)을 소상히 발표했다.
이전 GTI사업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기존계획을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 방안으로 두 가지 중점적 항목을 제시했다.

첫째, 기존계획은 다자외교, 다자협상 방식으로 시작하다 보니 처음에는 협의가 잘 진행되는 것 같다가 결국 끝에 가서 서로의 견해 차이로 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단계 외교전략'을 택하여 먼저 한, 러 간 양자 협상부터 성사 시킨 후 러시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는 범위에서 중국과 몽골 및 북한을 차례대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그들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상호이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둘째, GTI 사업의 소삼각지대중 러시아 포세이토만 일대를 일차적으로 선제 개발한 후 그 여파를 훈춘과 나선 쪽으로 파급시켜 단계별로 지역 특성에 맞게 연쇄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포세이토만 일대 개발 계획도 기존계획안을 뛰어넘는 스마트형 신산업도시개발계획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①크라스키노: 스마트신도시개발지구(훈춘-하산역-블라디보스톡으로 갈라지는 교통요충지,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유적지, 최재형 선생 독립군양성훈련장 소재지)
②포세이토항: 주변 해안 국제 관광위락 리조트개발지구(발해 5경 중 동경 용원부가 있었던 곳, 일본 및 신라와 무역)
③자루비노항: 국제물류산업개발지구(컨테이너 부두 확장 및 자동화 설비 물류단지 조성, 배후에 보세가공산업단지 확충)를 하나의 신산업 벨트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즉 3개 개발지구를 포세이토만의 반달형 지형을 따라 벨트형으로 연계하면서 20만 명 인구를 수용하는 스마트형 신산업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며, 이 지역을 연해주 선도개발구역 가운데 국제관광물류중심경제특구형 변경도시로 발전시켜, 푸틴 대통령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극동개발정책에 새로운 효시적 개발사업의 하나로 관심을 두도록 만들 생각이다.

다만 여기에 필수적으로 요건을 갖추어야 할 항목이 있으니 곧 트라이 포트(Tri-Port)개념으로서의 항만, 철도, 공항이 동시 연결되는 복합터미널형 플랫폼 구축이다.

여기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제안하거나 구상해보지 않았던 접경지 3국 간 공용 국제공항(가칭'극동공항,Far East Int'l Airport') 건설 계획을 키 플랜(Key Plan)으로 제안코자 한다. 공항 위치는 녹둔도가 있는 하산역 인근 지역으로, 활주 공간이 충분한 광활한 평지와 주변에 호수들과 동해안 백사장이 연결된 천혜의 경관 지역이다.

얼토당토않은 얘기 같지만, 필자는 (김재효 원장이 발표한 대로) 동북아 3국이 만나는 두만강 유역 접경지에 3국 간 기존 철도를 이용하여 그 중간지점인 하산에 국제공항이 들어서게 함으로써 두만강 유역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일신시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 그리고 이런 구상을 가능케 하는 성공적 사례를 한곳 제시하겠다. 즉 프랑스, 스위스, 독일 3국이 접경하는 곳에 세워져 연간 4백만 명이 이용하는 명소가 있으니 곧 바젤국제공항(EuroAirport Basel-Mulhouse-Freiburg)이다.

위치는 프랑스 땅에 있지만, 공항 이름은 스위스 말이다, 그리고 독일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항이다. 그리고 그 공항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승객들이 공항 터미널에서 세관은 물론 가고자 하는 목적지(프, 독, 스위스)로 바로 연결되는 교통편(철도, 버스 등 육로)이 있어서 상대방 국가에 안보상으로 어떤 위해나 부담을 주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3국이 함께 공동 관리하는 국제공항으로서 자국민과 함께 상대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호 관리할 수 있는 이런 국제공항은, 교통 여건이 매우 불편한 두만강 유역 접경지 같은데 적용하기 딱 좋은 아주 멋진 성공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옵션 프로젝트로 연결코자 하는 게 두만강 유역 해양관광 개발사업이다. GTI에서 그동안 여러 가지 사업안을 기획, 추진해 왔으나 모든 길이 막히자 4~5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주력해온 사업이 두만강 하구 및 동해, 포세이토만을 연결하는 3국 접경지 노비자 유람선 관광지개발사업이다. 이는 GTI 훈춘사무실에서 요청하여 연변과기대 건축부(팀장 박세영 교수)가 2년간 용역 실무를 맡았던 프로젝트이다.

필자도 연변과기대 건축부 자문위원 형태로 이 프로젝트에 간접적으로 참여했는데, 지금까지 육로로만 방천 전망대를 오갔지만 이와 별도로 경신진-방천-두만강시(북한)-두만강 철교-동해-포세이토항-경신진으로 순환하는 유람선 관광지개발계획안을 입안하여 두만강 유역관광을 입체적으로 공간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획이었다. 이 안을 기획하고 협의할 때 박 교수를 적극적으로 지지, 격려했던 일이 지금도 큰 보람으로 남아 있다.

불행하게도 이 계획안은 러시아의 비협조와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로 인해 햇볕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필자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이 계획안을 하산 (가칭) 극동공항 건설안과 포세이토만 신도시개발사업 그리고 두만강 삼각주 국제생태공원 조성계획과 함께 패키지 사업으로 묶어 두만강유역 및 포세이토만 일대가 명실공히 세계적인 국제관광물류산업지대로 개발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집중할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이 가진 지리적 효능 가치와 개발 가능성을 러시아 당국에 새로운 각도에서 제안(정부 간 대화보다 지자체와 민간베이스 1.5트랙으로 운용) 하고 설득함으로써 한, 러 간 양자 협상의 틀을 실용주의적 판세로 공고히 하고자 한다.

이처럼 러시아 당국의 공감과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개발 조건을 연구하는 게 우리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의 실력이고 임무라 여겨진다. 러시아 당국의 입장을 우선으로 채택하여 이를 선도적 리더십으로 활용하면서 주변 접경국들의 상대적 이익을 최대한 도모해주는 게 우리 들의 Win-Win 전략 패턴이 되어야 할 줄 믿는다. 다시 말해 한-러 간 선도 프로젝트로 추진하게 될 '연해주 하산지역의 국제화 계획'은 러시아에 어떤 이득을 주게 될 것이라는 이론적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또한 당연히 중국과 북한에도 어떤 이득을 준다는 설명이 필요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에도 어떤 이득이 있을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장차 정부 간 프로젝트로 업그레이드하여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과정에 단계별로 진척되는 사항을 사후 보고 형태로 UNDP와 GTI 사업부에 보고하여도 그들은 결코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방치해 놓고 있는 상태에서 만일 우리의 제안이 성공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30년을 두고 지켜봐 왔던,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환동해권 국제협력 플랫폼 구축'을 위한 다단계 전략의 일환이고 북방경제영토 확장을 위한 새로운 희망 사항이다. 희망이 희망으로만 그치면 망상에 불과하겠지만 그 희망이 조그만 구름이 되어 큰비를 몰고 올 징표로 존중받을 수 있다면 그 희망은 이미 하나의 위대한 현실이 되어 우리 앞에 '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갖고 전문가 동지들과 함께 그런 '일'을 한번 벌려 보려고 한다.

우선 일차적으로 올해 11월 초로 일정 계획을 잡은 블라디보스톡 국제콘퍼런스에서 러시아 당국자 앞에서 그 '일'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협의할 예정이다. 그리고 3년 전에 본 재단에서 신북방정책을 위한 연구총서 <북방에서 길을 찾는다' NEO Nordpolitik'>를 출간했을 때 이런 주제와 추진방안을 미리 러시아 당국과 협의하기 위해 국제콘퍼런스를 열고 현장까지 답사했던 나데진스키 공단부지와 하산 지역(슬라방카, 자루비노항, 포세이트항, 크라스키노 등)을 다시 한번 탐방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이런 즈음 최근에 한 가지 좋은 소식을 들었다. 3년 전 2017년 4월 본 재단이 주관하여 25명의 산학관 전문가들을 모시고 블라디보스톡에 가서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했을 때, 그때 러시아 당국자들에게 나데진스키 선도개발구역 공단부지에 한국기업전용공단조성을 과감히 제안하고 협의한 적이 있었다. 이 일이 잘 풀려 그때 함께 갔던 LH가 후속 업무를 진행한 결과 올 9월에 제6차 동방경제포럼 일정 중에 28개 입주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과 함께 VIP를 모시고 기공식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길잡이 역할에 불과했지만, 시대적 흐름을 분별하고 그 길목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이들에겐 하늘이 반드시 새날의 기회를 열어 주신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귀한 일이다.

연해주는 북한을 우회하여 북한에 진출할 수 있는 첩경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해주 일대를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신경제 발판으로 삼고 장차 남북경제공동체의 전초기지로 전략화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발전과 한반도 통일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우리의 꿈이 하나씩 이루어져 가고 있는 듯한 착각(?)과 감동을 느낀다.

그렇다. 결국 '두만강은 흐른다.'. 그리고 두만강 유역개발사업도 언젠가 반드시 다시 흐를 것이다. 그날 우리 함께 유람선을 타고 두만강과 동해와 포세이토만을 유유히 유람하며 동북아 시대의 새날을 맞이해 보자. '발해의 꿈'이 열리는 서막의 현장-'동북아 자연경제권'의 길목에서 한반도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놀라운 꿈이 생생한 현실로 다가오는 그 날을 위하여 우리 함께 수고하며 힘껏 뛰어나가자.

필자소개
연변과학기술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의 대외부총장,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중앙회장 역임
현 참포도나무병원 이사장, 신아시아산학관협력기구 이사장, 북경대동북아연구소 객원연구원, (중국) 중앙민족대학 민박동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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