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칼럼] 코로나의 역설
[대림칼럼] 코로나의 역설
  • 최옥란 재한조선족작가협회 이사 
  • 승인 2020.06.19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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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시아N의 편집장 비비안 라이츠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에 보내는 편지’(coronavirus letter To Humanity)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는 속삭였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지구는 말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지구는 비명을 질렀지만, 당신은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태어났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벌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깨우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지구는 간절하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
해양 동물은 물속의 오염 물질로 인해 죽어 가고, 놀라운 속도로 녹는 빙하,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전쟁, 멈추지 않는 탐욕. 
얼마나 많은 미움이 서로 간에 존재하든… 얼마나 많은 살인이 매일같이 발생하든…
지구가 얼마나 심하게 병들어가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마침내 듣도록 만들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피난처로 인도했습니다. 
당신의 탐욕을 멈추게 했습니다. 당신은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가를…
나는 당신을 깨우기 위해 여기에 와 있습니다. 지구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당신의 영혼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칼럼은 지구상에 사는 인류가 새삼 깨달아야 할 내용이어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 인간의 발길이 잦아들며, 자연에 뜻밖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 평소에는 도심에서 보기 힘들었던 바다사자, 퓨마, 여우, 곰 같은 동물들이 출현해 뉴스에 보도되기도 한다. 코로나는 인류에게 있어 분명 끔찍한 재앙이지만 몸살을 앓고 있던 자연에는 큰 쉼표로 작용하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운하는 물고기가 보일 정도로 투명해졌고 칼리아리 항구에는 돌고래가 목격되고 있다. 생물학자 안드레아는 베네치아에 유동인구가 줄며, 해양생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를 젓는 과정에서 흙탕물 때문에 알 수 없었을 뿐 베네치아에는 원래 해양생물이 자주 오갔다는 주장도 있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의 종식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인류에게 전해주려고 했던 메시지를 한 번이라도 경청하고 자신의 내면을 반조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위기는 곧 개인의 내면 성장과 인류의 의식 수준 향상의 전환점이 될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흙탕물 때문에 알 수 없었을 뿐 베네치아에는 원래 해양생물이 자주 오갔다는 주장은 참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우울감, 불안감, 도태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살아가는, 어쩌면 그 삶 이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이 방향성을 잃은 채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그 삶의 리듬 속에서 인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삶을 반복해 왔다. 내면의 소리에, 영혼의 울림에 귀 기울일 자유마저 스스로 박탈한 채 일렁이는 흙탕물처럼 혼탁한 마음의 늪에 빠져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수본진심’(守本眞心)은 그 옛날 선사(禪師ㄷ)들이나 추구해왔던 케케묵은 슬로건처럼 비춰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개개인에 ‘수본진심’을 할 수 있는 자신의 내면을 거울처럼 비춰볼 기회이고 인류 전체가 그동안 입으로만 외쳐왔던 “공존”과 “공동체”라는 키워드를 삶의 곳곳에 녹여낼 때가 되었다는 메시지이다. 

‘자연과 화해’를 서둘러 해도 모자랄 판에 수족관 속 물고기를 더 눈에 띄게 만들겠다는 이유로 물고기 몸에 새빨간 페인트칠을 한 몰상식한 수족관의 만행이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물고기가 눈에 띄고 더 예뻐 보이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단순히 관광객들의 재밋는 관람을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는 수족관 측의 설명은 ‘유구무언(有口無言)’하게 만든다. 

삶에 계속되는 악순환을 극복하는 방법은 모든 것을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보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방법밖에 없다. 분리가 아닌 통합에 의해 해결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실상 그 해결책이란 아주 간단해서 발상의 전환만이 필요할 뿐이다. 발상의 전환이란, 모든 시스템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연계란 원래가 스스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것을 방해해왔던 장애물을 치우기만 하면 된다. 억지로 물길을 거스르려고 하면 힘들지만 물길을 타고 흐르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자연의 전체 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얄팍한 지식을 기초로 어떻게 해보려고 애써왔다. 이제는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누려왔던 것 중 일부를 포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풍요로워질 것이다. 삶은 관계가 전부이다. 사람도, 사물도, 자연도…전체는 결국 하나이고 우린 모두 하나의 빛에서 자란 영혼이기에…

영원한 시간을 거친 유전자와 현재의 인연들이 어떤 필연의 시나리오에 부딪혀 지금의 독특한 내가 만들어졌듯이 지구의 발전도, 재앙도 꼭 만나야 했을 인연들과의 만남의 결과이며 서로 끝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디론가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크게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괜히 미워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꼈던 사람도 있었다. 그 마음의 정체는 곧 나 자신과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예리한 신호였으며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도 모두 내 의식과 감정이 불러들인 인연임을 받아들였을 때 삶은 더욱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오늘날 지구가 직면한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전쟁’이라는 단어가 ‘절대적인 대결’을 의미하는 모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올 단어지만 결국 우리는 ‘전쟁’ 종식과 물리침에만 포커스를 맞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전해주려고 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되었다. 인간관계에서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이 결국 자신과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신호였듯이 바이러스가 주는 메시지는 ‘화해’와 ‘공존’이다. 
지구엔 인류가 코로나바이러스란 누군가의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필자소개
재한조선족작가협회 이사, 동북아신문 전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현대문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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