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직 전 사천성한국상(인)회장 “중국은 현금이 필요 없는 사회”
이종직 전 사천성한국상(인)회장 “중국은 현금이 필요 없는 사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7.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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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보낸 청두(成都)에서 철수
“체류 경험 살려 중국 길라잡이 책 낼 것”
이종직 전 사천성한국상(인)회장

“이제는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꾸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경제 확대와 더불어 중국 정부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어요. 중국 사람들의 생각 또한 애국심에 불타오르고 이웃 나라를 바라보는 눈도 바뀌었습니다.”

중국 중서부연합회장을 지낸 이종직 회장은 7월14일 본지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6월28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16년 만의 중국 생활을 끝내고 사실상 영구귀국한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사천성 청두에서 한국으로 오는 직항편이 코로나로 중단돼, 중경에서 출발한 전세기를 이용했다고 한다.

청두는 삼국지의 고향인 촉나라의 수도이며, 판다 곰의 고향이자 사천성의 수도이다. 2005년 청두로 간 이종직 회장은 그곳에서 16년간 외식사업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중국은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나라입니다. 양파와 같이 한 겹을 벗겨내면 또 한 겹이 나오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16년을 살고도 나는 아직도 중국통이라고는 감히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불과 40여년 만에 무섭게 발전했다. 코로나19로 약간 주춤하고는 있지만 지금도 지구상 가장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는 나라에 속한다. 지난 40년간의 변화는 가히 경천동지할 수준이다. 어느새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됐다.

하지만 중국과 관련해 확실한 것은 “중국이 우리가 생각하는 기회의 땅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과거와는 다릅니다. 앞으로도 틈새시장은 여전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한다면 우선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파악한 후 실행에 옮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중국 내수시장은 품질보다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외국제품은 쉽지가 않습니다. 지금의 중국시장은 하위소득계층의 소비자층이 많아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짝퉁도 문제입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 곧바로 짝퉁 제품이 시장에 나옵니다. 가격은 절반 이하로 판매됩니다.”

이종직 회장이 청두에서 운영한 한식당 ‘한방’.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에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에서 제조하여 한국이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로봇이나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이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이제 어렵고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3D 업종에서는 급여를 올려준다고 해도 직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젊은이들은 깨끗하고 남 보기 좋은 직장에서 일하면서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 이것은 한국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나아가 중국 노동법도 강화됐다. 노동집약적 사업에서는 직원 처우개선 및 복지혜택으로 지출되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할 때 반드시 이 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이 회장은 역설했다.

“중국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한국보다 더 빠르고 폭넓게 발전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중국은 현금이 필요 없는 사회, 지갑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됐습니다. 스마트폰에 위챗, 또는 알리페이 앱만 깔면 됩니다. 앱을 깔아 본인 은행계좌에 있는 돈으로 결제합니다. 하루에 정해진 금액 안에서는 수시로 주고받을 수 있어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현금 없이 사회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심지어 홈리스들도 QR코드를 들고 다니면서 구걸을 합니다.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나온 아이디어이겠지요.”

2015년 열렸던 중국 서안에서 열린 중서부연합회 총회. 사진 가운데가 이종직 회장.

중국은 개인소유에서 나아가 공유경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서로 공유하는 것으로 이념이 바뀌는 공유경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회구조로 바뀌고 있다. 공유자전거, 공유 자동차, 승용차, 택시, 핸드폰 충전기 등은 앱만 깔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호출한 차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를 앱을 통하여 볼 수가 있어요. 주차된 공유 자동차는 차량 외부 사진을 찍어 보내면 앱을 통하여 차 문이 열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가까운 주차장이 안내됩니다. 주차해 차 열쇠를 안에 두고 ‘목적지 도착’이라고 보내고 금액을 정산하면 됩니다. 사용한 요금이 택시 요금보다 더 저렴합니다.”

이런 점이 우리나라보다는 빠르다는 것이다. 중국 거리에 흔하게 주차된 공유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앱을 통하여 사용하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열쇠만 잠그면 이용요금이 자동 부과된다. 대중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공유 핸드폰 충전기 박스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앱을 통하여 충전기를 꺼내어 사용하고 다른 장소에 있는 충전기 박스에 반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중국이 이처럼 무섭게 변하고 있다면서 나아가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도 외부에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해졌다고 소개했다.

2014년 재중국한국인회 연합회장단 회의.
2014년 재중국한국인회 연합회장단 회의.

“중국은 14억 인민들에게 한결같은 나라 사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중국은 더욱 빨리 발전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려서부터 배운 사회주의 사상교육과 우월주의 교육이 한 몫을 차지하지 한다는 거지요.”

이 회장은 중국 정부가 새로운 5G 시대의 선진기술이나 최첨단의 기술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투자해서 거침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16년을 지내면서 20여곳의 중국 성, 시도 다녔습니다. 한국인회 연합회장단 모임 덕분이었어요. 지금도 모임을 계속하고 있어요. 특히 이상철 의장님, 박희성 회장님, 손명식 회장님, 김인수 회장님, 현승진 회장님, 채규전 회장님, 하정수 회장님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 그분들과의 만남이 더욱 그리울 것 같아요. 이런 경험들을 살려서 중국 생활의 길잡이가 되는 책을 내려고 합니다.”

이 회장은 중국 16년의 체류 경험을 살려 ‘중국 생활 길라잡이’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원고는 완성됐으며, 출판을 위한 편집작업 중이다. 이 책은 8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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