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공자가 점(占)을 친 이유는?··· 강형기 숙장의 향부숙(鄕富塾) 강연
[참관기] 공자가 점(占)을 친 이유는?··· 강형기 숙장의 향부숙(鄕富塾) 강연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7.2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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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영동연수원에서 매월 1박2일간 열려··· 13년간 100명씩 13기 배출

공자는 왜 점을 쳤을까? 레인보우영동연수원에서 강형기 숙장(塾長)이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참석자들은 향부숙(鄕富塾) 제13기 숙생 등 100여명. 강영기 숙장이 13년째 운영해온 향부숙으로 숙생은 전국 지자체에서 지원한 공무원들이었다.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를 지낸 강형기 숙장은 이날 ‘인생도 지역도 생각처럼 된다’는 주제로 2시간 강연을 했다. 향부숙은 매월 한차례 금, 토 이틀간에 걸쳐 열린다. 전국 지자체에서 파견된 숙생들은 금요일 밤을 강연장인 충북 영동 소재 레인보우영동연수원에서 머물며,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진행되는 강연을 소화해낸다. 금요일 오후 두 강좌, 저녁 식사 후 분임토의, 그리고 토요일 오전 한 강좌로 구성돼 있으며, 연간 10회로 수료증이 발급된다.

강형기 숙장<br>
강형기 숙장

강 숙장은 강연에서 “우리는 생각처럼 된다”면서, 목표와 비전을 세울 것을 강조했다. “소가 수레를 끌 듯이 생각은 사람을 끌고 간다”는 그는 “유언실행(有言實行)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언실행은 ‘담배를 끊겠다’, ‘올해 책 20권을 읽겠다’ 같은 생각을 남한테 말로 밝히고 실행하는 것이 실제 결실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같이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서, 누구는 장관을 하고 누구는 부면장으로 끝나는 게 무슨 차이 때문일까요?”

강 숙장은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라는 공자의 말을 소개했다. 시작할 때의 성질은 비슷하지만, 습관으로 인해 가면서 멀어진다는 얘기다. 강 숙장은 목표를 정하고 행동에 옮기는 유언실행이 이같은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역설했다.

“실력이 있어야 성공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실력은 소위 빽에 당하지 못하고, 빽은 운에 당하지는 못합니다. 또 운이 따라도 명줄이 짧아서는 안 되지요.”

강 숙장은 실력과 빽, 운 같은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면서, “운명의 브랜드를 디자인하라”고 강조했다. 지자체도 발전을 위해서는 지향하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게 강 숙장이 강조하는 요점. 사람이 유언실행하는 것처럼 지자체도 미래의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유언실행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지자체는 과장들이 실무를 이끌어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자체 과장들의 평균연령이 56세입니다. 그리고 과장 87%가 그 지역 출신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동네 밖을 모르는데 그림을 그리고 계획을 세울 수가 있을까요?”

그는 “진짜 모르는 것은 미래보다는 현재”라면서, “현재의 모습을 정확히 알아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지자체도 전략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 좋은 사람은 사교성이 풍부하더라는 사회학자 막스 군터의 연구가 있어요. 거미줄을 많이 친 거미가 벌레를 많이 잡듯이, 인사를 여러 군데 많이 해놓은 사람이 어려운 일도 쉽게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공자는 왜 점을 쳤을까는 질문을 던진 것은 강의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강 숙장은 공자가 점을 친 것은 미신을 믿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지식을 다 동원해도 판단이 되지 않을 때, 실천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점을 쳤다는 것이다. 그냥 멈추는 게 아니라 점을 쳐서라도 앞으로 나가라는 의미에서 점을 쳤다는 것이다.

강 숙장의 강의는 휴식 없이 2시간 꼬박 이어졌으나 숙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국부숙(국부숙) 출범 논의를 해온 이갑산 범사련 대표, 이기우 인하대 교수(헌법학), 박우섭 전 인천 미추홀구청장, 이성권 전 국회의원 등도 이날 영동레인보우연수원을 방문해 이 강의를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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