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전기차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다(상편)
[이동호의 미래세상] 전기차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다(상편)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20.08.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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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다
사진:LG전자 제공
사진:LG전자 제공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제일 잘 하는 사업이 무엇일까? 요즈음 나오는 이야기로 반도체, 배터리, 인터넷, 게임(BBIG)이라고 선뜻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중에서 반도체는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인터넷은 아직 우리나라를 따라 올 나라가 없고, 5G를 앞세운 K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게임시장의 약진이 눈부시다 . 전기 배터리 분야는 일본이 항상 앞서 있었고, 중국이 일본을 따라 잡아 성장세가 파죽시세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의 신문 보도를 보고 놀랐다.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아우디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E-트론 EV'가 출시되고, GM, 포르세 등 세계 유명 브랜드가 K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해 속속 상용화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또 다른 소식 하나는 LG화학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올 2분기 6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했다는 소식이었다.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나선지 25년,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선지 20년 만에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는 쾌거를 이룩했다는 사실이다.아울러 올해 1분기에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LG화학은 1~5월 누적 기준으로도 24.2%를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이러한 소식은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엔진에 각 기업의 기술력이 집약됐던 시대에서 전기자동차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기술력의 핵심은 엔진이 아닌 배터리가 됐다. 더 빠르게 충전해 더 오랜 시간,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드는 기업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해외시장 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올해 38조8000억 원에서 2025년 18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약 170조원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큰 규모가 되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이유다. 이런 연유로 재계 리더들이 전기차 배터리 협업을 위해 자주 만난다는 뉴스가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빅딜이 LG에 준 교훈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이래 IMF 사태로 나라가 온통 구조조정 물결 속에서 재벌들의 빅딜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그당시 반도체 사업 분야에 삼성, 현대, LG 그룹들의 피 튀기는 전쟁에서 정부는 삼성그룹의 손을 들어주고  LG와 현대는 반도체에서 손을 떼는 상황에 몰리었다. 현대그룹은 자동차로 집중할 수 있었으나 LG그룹은 판정패의 쓴 맛만 다시는듯 국민들에게 비쳐졌다. 이런 일을 예견했듯이 LG는 1990년 대에 들어서면서 그룹 성장의 두 축을 전자와 화학에 두면서 전자는 반도체, 화학은 2차전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추진했다.

1992년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고 구본무 회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영국 출장길에 올랐고 현지에서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충전을 하면 여러번 반복해서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를 접하고 새로운 성장사업이 될 가능성을 직감했다. 귀국하면서 2차전지 샘플을 챙겨 온 구 전 회장은 계열사이던 당시 럭키금속에 2차전지 연구를 지시했다. 럭키금속은 1996년 1월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초기 어려움이 많아 럭키화학이 럭키금속의 연구조직을 이전받아 1997년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에 성공했지만 양산을 하기에는 품질이 좋지 않았다. 수년간 투자에도 가시적 성과가 나지 않자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 시점에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빅딜이 삼성전자에게 밀리는 분위기 속에서 구 전 회장은 뚝심있게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하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뚝심 경영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당시 구본무 전 회장의 결단이 오늘의 LG화학을 있게한 원동력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마침내 LG화학은 1997년 11월 개발 1년여 만에 일본 제품보다 우수한 세계 최고 용량(1800mAh), 세계 최경량(150Wh/kg)의 시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국내 최초로 첫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전기차용 중대형 2차전지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001년에는 2200mAh급 노트북컴퓨터용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같은 성과에도 적자는 계속됐다. 2005년에만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구 전 회장은 "2차전지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이고,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다시한번 임직원들을 다독여 나갔다. 마침내 2009년 미국에서 낭보가 전해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이 LG화학을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한 것, 이는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을 추격하던 입장에 있던 한국이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LG화학은 경쟁자들보다 한 발 빠른 투자로 세계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구광모 현 회장의 선택과 집중

이어진 구광모 현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이익 기반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LG화학은 올 2분기 전기차 배터리 흑자 전환에 한껏 고무된 상태다.생산 설비 증설에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폴란드 공장 수율 안정화와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한 원가 구조 혁신 등을 통해 안정적인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기차 배터리가 LG화학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효자 사업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제2의 반도체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업계에선 지난해 약 220만대였던 전기차 시장 규모가 2025년이면 12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연간 흑자는 물론 매년 3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이익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현재 150조원 이상 수주잔액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 역시 성장을 지속할 것인 만큼 2024년 배터리 분야에서만 30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의 호실적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업계도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K배터리의 선두주자인 LG화학이 흑자 달성에 성공함으로써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중편에서 계속>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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