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제 전 세네갈한인회장 “수산물 냉동유통업 종사 교민 많아”
민병제 전 세네갈한인회장 “수산물 냉동유통업 종사 교민 많아”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8.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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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술자로 아프리카 진출해 지금은 수산냉동유통업 경영
교민사회에 마스크 전해질 수 있도록 관심 부탁
민병제 전 세네갈한인회장
민병제 전 세네갈한인회장

북쪽으로는 모리타니와 강으로 국경을 이루고 있고, 동쪽에는 말리, 남쪽에는 기니, 기니비사우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다. 그리고 감비아는 통째로 이 나라 국경 안에 들어있다.

이렇게 설명하면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를 얘기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로 세네갈이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최서단의 나라다. 대부분 지역은 평평하며, 유일하게 솟아 있는 지역은 남동부에 있는 해발 400m의 푸타잘롱 산악지대다. 평평한 모래사장으로 덮여 있는 대서양 해변은 길이는 500km에 이른다. 시네 강, 살룸 강, 카자망스 강 하구의 삼각주는 넓은 맹그로브 숲으로 덮여 있다. 긴 사주, 석호, 소금이 덮인 모래 언덕이 북부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다.

백과사전에 나오는 이런 설명을 해나자면 끝이 없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에게 세네갈은 ‘축구’와 ‘갈치’ 정도가 알려져 있는 나라가 아닌가 싶다.

“세네갈의 우리 교민수는 모두 합쳐서 240여명 정도다. 일시적으로 방문해 단기체류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300명이 된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적잖은 교민들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현지에 파견돼 활동하던 코이카와 코피아 등 국제협력사업 단체들도 대부분 귀국했다.”

민병제 세네갈한인회장의 소개다. 민 회장을 만난 것은 8월23일 오후였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장단이 수해성금을 모아 곡성에 기부한 일을 소개하던 차에 민 회장이 일시 국내에 귀국한 사실을 알고 연락해 인터뷰가 성사됐다.

코이카는 정부대외협력기구인 한국국제협력단이고, 코피아는 농진청이 파견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단이다. 코피아는 연수생 포함해 6-8명, 코이카는 많을 때는 40명에 이르기도 하며, 보통 6개월에서 1년을 체류하고 돌아간다고 민 회장은 덧붙였다.

“세네갈에 있는 우리 대사관이 인근 감비아, 기니비사우, 기니, 섬나라인 카보베르데, 내륙국인 말리까지 관할한다”고 말하는 민 회장은 “세네갈 교민사회 규모가 적어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도 한인회에 준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민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세네갈 한인들

-한인회는 언제 만들어졌나?

“세네갈에 한인회가 만들어진 것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한인회장이 임기 채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등 한인회가 몇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한인회장을 지냈고, 올부터는 김점봉 회장이 한인회를 맡고 있다. 김회장은 세네갈에서 수산업에 종사하시며, 한국원양산업협회가 위촉한 현지 수산관 업무도 겸하고 있다.”

민 회장은 “세네갈에는 수산물 냉동업에 종사하는 교민이 많다”면서 수산물 냉동공장을 운영하는 우리 기업만해도 11개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세네갈 갈치는 한국에도 알려져 있다. 냉동공장을 경영하며 현지에서 잡힌 각종 생선을 수매해서 보관 유통한다는 것이다. 동원산업도 진출해 참치캔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 귀국하셨는지?

“지난 7월23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에어프랑스 항공편으로 세네갈 수도인 다카르를 출발해, 파리, 암스테르담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 코로나로 항공편이 줄어들면서 세네갈주재 한국대사관이 해외 항공편 정보를 매일 업데이트해 교민사회에 제공해주고 있다. 나도 이것을 이용했다.”

민 회장은 “9월 초순 다시 세네갈로 돌아갔다가 일을 본 후 되돌아와서는 12월 말까지 다시 한국에 머물 예정”이라면서 “집사람과 중학교 2학년생인 늦둥이 막내는 4월 말 한국으로 먼저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민 회장은 세네갈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내가 세네갈에 간 것은 1990년이다. 그해 2월5일 다카르에 도착했다. 나는 한국에서 사진현상 기술자였다. 2011년까지 사진현상업 하다가 수산업으로 바꿨다. 바다에 나가 직접 조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냉동공장을 운영한다. 갈치 등 수산물을 현지에서 수매해서 냉동보관했다가 한국과 주변의 해외 나라로 보낸다.”

민 회장이 경영하는 냉동시설은 급속냉동시설 8개와 냉동창고 4개로 이뤄져 있다. 하루 50톤의 수산물을 급속냉동할 수 있으며, 냉동창고는 5천톤 보관 규모로 40피트 컨테이너 50개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 시설 모두 민 회장이 단독투자해 경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강원도에서 열린 아프리카중동총연 단합대회

-세네갈 갈치가 유명하다. 민 회장께서도 한국으로 갈치를 보내고 있는가?

“그렇다. 하지만 지금은 갈치가 예전만큼 잡히지 않아 한국으로 보내는 물량이 줄었다. 전체로 연간 40피트짜리 250개 컨테이너를 한국과 해외로 보낸다. 갈치 외에 다른 수산물도 다루고 있다. 매출액은 1천만불 규모다.”

민 회장은 “냉동공장을 경영한 첫해는 한국으로 갈치 100 컨테이너를 보냈다”면서, “지금은 갈치가 잡히지 않아 연간 30-40 컨테이너를 보내기도 빠듯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세네갈로 가게 된 계기는?

“한일칼라에서 사진현상 기술자로 있다가 증명사진이 칼러로 바뀔 때 아프리카로 갔다. 1988년 3월 카메룬 최대도시인 두알라에 사진 기술자로 갔다. 회사에서 같이 근무했던 사람이 먼저 갔는데, 그가 연락해 도와달라고 해서 나갔다. 세네갈로 간 것은 1990년 2월이다.”

그는 카메룬에서 잠시 한국으로 귀국해 서울 명동 신한칼라에서 현상 기술자로 일하다가 세네갈의 사진 현상가게에서 일해 달라는 얘기를 듣고 다시 나갔다고 했다. 카메룬에서 알게 된 미국동포 가발공장 사장이 세네갈에 있는 자기 사진현상 가게에서 일해 달라고 해서 갔다는 것이다. 그는 세네갈에서 현장 기술자로 1년 계약해 일을 한 후 다른 사진관 인수하면서 현지에 정착했다.

민 회장은 당시 아프리카로 간 사진 기술자들이 독립해 현지에서 사진현상소를 많이 냈다면서,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서 사진현상 수요가 급속하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화로 사진을 뽑지 않는 경향이 생기면서 사진현상업체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아프리카 사진업의 사업성은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2018년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한인회장대회
2018년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한인회장대회

-세네갈은 이슬람 국가로 분리를 원하는 기독교반군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하지는 않는가?

“아프리카에서 상대적으로 정치가 안정돼 있는 나라다. 정치 교통 사회 항만시설 등이 완벽할 정도로 갖춰져 있다. 공무원들의 부패는 있으나 수출입이 자유롭다.”

- 세네갈의 관광 명소를 소개하면?

“다카르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고레섬이 있다. 노예 중개무역을 한 섬이다. 영화 ‘뿌리’에도 나왔을 것으로 안다. 자동차 경기인 다카르랠리도 유명하다. 장미호수인 라크로즈는 찾는 사람들도 많다.”

-세네갈에서 비즈니스 전망이 밝은 분야라면?

“세네갈에서는 수출 1호가 수산물이다. 땅콩재배도 많다. 세네갈 땅콩은 씨알이 잔 것이 특징이다. 망고도 많이 생산된다.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꾸준히 파고들어야 한다. 한인 가발회사들이 들어와 있지만,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한다.”

-이웃 감비아와 기니비사우, 말리 등에도 한인회가 있으며, 서로 교류하는지?

“한인회는 다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교민수가 적다보니 행사가 많지 않고 활성화돼 있지 않다. 감비아에는 선교단체들이 있고, 기니비사우에는 교민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 기니에는 교민 70여명이 있으며, 말리는 내륙국으로 교민수가 많지 않다. 교민수가 얼마 안 되다 보니 특별한 교류는 없고, 대사관 업무 보러 세네갈로 올 때 만난다. 주변 지역 교민들은 사진사업들을 많다가 지금은 잡화를 많이 유통하고 있다.”

-달리 하실 말씀이 있다면?

“코로나 발생 후 현지 대사관이 수고를 많이 해주고 있다. 교민들이 출국할 때면 공항에 나와 수속서류도 해준다. 감사드린다. 부탁이 있다면 마스크 같은 것이 현지에 쉽게 올 수 있도록 각계에서 도와달라는 것이다. 재작년과 작년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여했을 때 재외국민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는 투표 3일을 앞두고 현지 재외국민 투표가 취소됐다. 재외동포나 재외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있었다면, 그처럼 쉽사리 재외국민투표가 취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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