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OC한인회가 어쩌다 이런 지경이 됐을까?
[이종환칼럼] OC한인회가 어쩌다 이런 지경이 됐을까?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0.09.02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관위원장 뺀 선관위원들은 선거 불공정 이유로 당선자 ‘당선보류’ 결정
한인회장은 질의에 답 안 하면서 보도 기사만 비난

팩트를 묻는 질의에 답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기사가 틀렸다고만 주장한다. 나아가 “책상머리에 앉아 투서 내용을 팩트로 알고 있으니 대단한 용기”라는 등의 말로 기자의 속을 뒤집는다. 뿐만 아니라 “맞지 않는 팩트임을 알고도 올리는 저의가 무척 의심된다”면서 기사가 마치 모종의 계획 아래 나온 것처럼 ‘음모론’으로 이끈다. 이것은 본지가 게재한 기사에 대한 김종대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C)한인회장의 반응을 정리한 것이다.

OC한인회는 최근 10여년을 되돌아볼 때 미국에서 큰물의 없이 운영된 모범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이웃 LA한인회만 해도 한때 시끄러웠다. 특히 한인회장 선거를 두고 소란이 일었다. 한인회장 선거를 주관하는 선관위가 ‘장난을 친 게’ 문제의 핵심이었다. 선거라면 후보자들이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투표를 해서 다수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자가 되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LA한인회에서는 언젠가부터 회장을 뽑는 선거가 사라져 버렸다. 해당 선관위는 선거공고를 한 후 특정 후보를 제외한 경쟁 후보들을 구구한 이유를 들어 실격시켜 버리고는 선거를 진행했다. 단독 후보니 선거라고 할 것도 없었다. 선관위가 무투표 당선을 선언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일종의 ‘돈 잔치’를 했다. 사실상 선거를 하지 않았으니 선거비용이 대폭 줄어든 것은 당연지사다.

후보들로부터 공탁금을 받아서는 선관위원들의 모임 비용 등으로 흐지부지 낭비했다. 그러면서도 남은 돈을 돌려주는 데는 인색했다. LA한인회의 회장 후보 출마 공탁금은 10만불이다. 과거 후보로 나온 사람 중에는 무려 10만불씩 두 번에 걸쳐 공탁금을 냈지만 한 번도 선거를 치러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 선관위로부터 두 번 다 ‘결격’ 처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탁금 20만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해 그대로 날린 셈이 됐다.

그는 차를 운전하면서도 그 생각만 하면 화가 치밀어서 남의 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이 사고로 그는 결국 자신이 몰던 벤츠조차 폐차시켜야만 했다. 20만불 날리고, 벤츠도 날리고, 마음고생도 하고, 변호사비도 대거 날렸으니 LA한인회장에 도전했다가 ‘패가망신(?)살’이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LA한인회를 보는 현지 교민들의 눈도 싸늘해졌다. 덩달아 한인회장의 위상도 과거와 같지 않았던 것이다. 선관위가 정작 투표는 치르지 않고 후보의 결격사유를 찾아 단독 후보를 만들어내는데 몰두한 ‘전통 아닌 전통’은 미주총연에도 전염됐다.

박균희 후보와 남문기 후보가 나선 지난 미주총연 선거가 그런 예다. 선관위원장을 맡은 유진철 전 미주총연 회장은 남문기 후보를 결격 처리하고 박균희 후보를 단독후보로 만들었다. 남 후보가 낸 공탁금 5만불을 돌려주지 않은 것조차 LA한인회와 꼭 닮은 행태를 보였다. 선관위는 선거를 치르지 않고 박균희, 남문기 후보가 낸 공탁금 10만불로 선관위 ‘잔치’를 벌였다. 이 10만불은 지금도 사용처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C한인회도 이번에 이같은 전철을 밟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권석대, 박미애, 김경자씨 등 세 명의 후보가 차기 OC한인회장으로 등록했다. 김태수 선관위원장이 중심이 된 선관위는 김경자 후보와 박미애 후보를 결국 실격시켰다. 박미애 후보 측이 발간한 ‘선거백서’에 따르면 당초 선거공고에는 들어있지 않은 은행신용 관련 서류를 새로이 제출하도록 요구해, ‘신용 문제’를 빌미로 박 후보도 실격시켰다. 그리고 권석대 전 OC민주평통위원장을 단독 후보로 만들어 당선시켰다.

그러면서 권석대 후보가 단독 후보가 됐을 때 갑자기 공탁금을 5만불에서 5천불로 내려서 공탁금 부담도 덜어줬다. 박미애 후보는 ‘백서’에서 김태수 선관위원장과 김종대 한인회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발끈했다. 5만불 공탁금을 낸 자기는 떨어뜨리고 권석대 후보는 공탁금을 5천불로 내려서 투표 없이 단독후보로 당선을 시켰다는 문제 제기였다.

또 선관위는 박미애 후보가 낸 5만불의 공탁금조차 돌려주니 마니 하면서 아직 돌려주지 않은 채 시간을 끌고 있다. 박 후보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흐지부지 썼던 선관위 비용 내역도 공개했다. OC선관위의 ‘잔치’를 비난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태수 선관위원장을 제외한 선관위원들이 8월27일 권석대 당선자의 당선을 보류한다고 발표해 OC한인사회에 다시 한번 충격을 던졌다.

이용훈 쟌오 손영혜 최재석 김기덕 윤미영 선관위원의 이름으로 발표된 이 ‘당선무효 공고’는 김태수 선관위원장과 김종대 한인회장이 진행해온 OC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선관위원들의 공개적인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당선 보류를 결정하게 된 이유로 선거의 ‘불공정’을 들었다. “김태수 선관위원장은 직분상 공정한 선거관리의 책임과 중립성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석대 당선자를 한인회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후견인의 역할을 했다”고 ‘공고’에서 밝혔다.

그 ‘공고’에 따르면 “김종대 한인회장 역시 새로운 한인회장의 선출을 위한 선관위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였으며, 김태수 선관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또 “특히 선거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특정 후보가 유리하도록 선거 세칙을 개정하면서(예: 공탁금 금액 하향조정, 은행 대출 자격 조건, 비영리단체에 대한 소송 등) 편파적인 지도자의 자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종대 회장은 관련 팩트를 묻는 본지의 질의에 한사코 대답하지 않았다. 기사가 틀렸다고만 주장하면서 “책상머리에 앉아 투서 내용을 팩트로 알고 있으니 대단한 용기”라는 비아냥으로 기자의 감정만 자극했다. “맞지 않는 팩트임을 알고도 올리는 저의가 무척 의심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어쩌다 모범적이던 OC한인회가 이런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앞길이 캄캄한 듯하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