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치러진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련) 제24대 회장 선거가 부정투표 논란에 이어 금품 제공 파문에 휘말렸다.
미국내 전.현직 한인회장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이번 선거에서는 미주총련 이사장을 지낸 김재권(64)씨와 미주동남부한인회연합회 회장 출신인 유진철(57)씨가 맞대결을 벌여 김씨가 105표 차이로 유씨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유씨 측은 부재자 투표 과정에서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개표 결과에 불복한 데 이어 지난 1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가 자신에게 15만달러를 주면서 패배를 인정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씨로부터 받았다는 수표를 물증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유씨는 13일 전화통화에서 "지난 6일 김씨가 무작정 애틀랜타로 찾아와 녹음기를 갖고 나가 그를 만났다"며 "김씨는 부정 시비를 돈으로 잠재우려 했으며, 이에 녹음테이프를 변호사에게 넘기고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내게 돈을 주며 사태를 무마시키려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씨는 "유씨를 설득해 이번 사태를 빨리 수습하라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사업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씨에게 도움을 주고 위로하는 차원에서 수표를 건넨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3시간에 걸친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하면 그와 내가 어떤 대화를 나눴고, 어떻게 15만달러짜리 수표를 건네게 됐는지를 소상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부재자 투표를 둘러싼 부정 논란도 이미 다 해명된 상태"라면서 "부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데 내가 왜 돈으로 무마하려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 일부가 부재자투표 용지를 받지 못하고, 유권자가 3명인 지역에서 수십장의 부재자 투표용지가 나오는 등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부정투표 논란에 휩싸였다.
미주총련은 미국 전역의 전.현직 한인회장 1천160명을 회원으로 두고 200만 미국 한인사회를 명목상으로 대표하는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