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배 아중동회장 “해외 오지에 마스크 나누는 공공외교 필요”
김점배 아중동회장 “해외 오지에 마스크 나누는 공공외교 필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9.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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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샘물 등 나눔운동 지속해야”··· “이를 위한 비영리 법인화도 검토”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을 위해 연합회에서 코로나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사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진단키트를 반도 사용하지 못했어요. 진단키트 40개 묶음에 시약이 한 병씩 들어있어요. 검사 때 키트에 시약 3방울을 떨어뜨리도록 돼 있으나, 교민들이 전문 의료인이 아니다 보니 4,5 방울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그러다 보니 시약은 모자라고 키트는 남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의 소개다. 김 회장과의 인터뷰는 9월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뤄졌다. 김 회장이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아중동연합회는 코로나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번져나가자 현지 한인회의 요청을 받아 마스크는 물론이고 코로나진단키트까지 어렵게 구해서 보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단하는 게 아니다 보니 이 같은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40개들이 진단키트에 시약이 한 병씩만 가다 보니 교민이 몇 명 안 되는 곳으로는 시약을 가를 수 없어 진단키트도 보낼 수 없었다고 한다.

“마스크를 보내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송료가 마스크 구매 비용보다 더 들어갔어요. 뿐만 아니라 마스크에 관세도 듬뿍 매겨서 쉽게 통관시키지 못하는 한인회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단체 SNS방에 오른 글을 소개하면 이렇다.

“총연합회에서 지원해주신 코로나 진단키트를 보츠와나 도착 20일 만에 여러 번의 방문과 항의, 그리고 세금 잔뜩 내고 어제 오후에 찾아왔습니다. 보낸다고 수고해주신 회장님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한 박스를 열어 사용 설명서를 보니 진단시약을 키트 한번 테스트할 때 3방울을 떨어뜨리라고 나왔는데 진단 시약이 내 새끼손가락만큼도 안 되는 병에 반도 안 들어있습니다. 한 박스에 40개이고 3방울씩 사용하면 120개의 물방울 양이 필요한데 저 작은 병의 반도 안 차인 진단시약이 다 커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진단키트는 모든 교민한테 한두 개씩 나누어 줘야 하는데 저 작은 병의 진단시약을 어떻게 나눠줘야 할지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정선재 보츠와나한인회장)

“저희도 받았는데 마찬가지 문제였습니다. 시약이 너무 적어서 교민들에게 일일이 나누어줄 수가 없어 일단 시약을 주사기로 뽑아내 작은 안약 병에 넣어 시약 병 수를 늘렸습니다. 그래도 시약 한 병이 6 ml 밖에 안돼 보든 교민에게 나누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나이지리아는 시약병을 반으로 나누어서 3 ml 씩 담아서 우선 한국인이 많은 큰 업체에 일부 배포를 하고 나머지는 한인회장댁, 한인교회, 라고스분관, 전임회장댁 등에 비치해 놓고 교민들에게 가까운 곳을 방문해서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를 했습니다.”(조홍선 전 나이지리아한인회장)

9월 서울 노량진에서 열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임시총회.

아프리카중동총연은 지난 9월 초 임시총회에서 이런 논의를 하면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 총연합회에 아직 마스크가 10만장이나 남아 있습니다. 1차로 보낼 때 다 보내려 했으나, 보낼 방법을 찾지 못해 아직 보관하고 있습니다. 외교부에서는 교민사회에 보내는 마스크라고 해도 외교행랑을 이용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그래서 현지 통관이라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우리 대사관을 수령자로 해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합회에서 지역 한인회를 돕자고 마스크를 확보해 놓고도 현지의 물류 및 통관 제약 때문에 보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과연 우리 외교부는 이런 실정을 파악해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보낼 방안을 찾는다면, 교민사회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도록 더 많은 마스크를 보내고 싶어요. 현지인들에 도움을 주면 교민사회의 위상도 올라가고 우리나라를 보는 눈도 달라집니다. 코로나 시기에 우리 교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중동연합회는 그간 아프리카 오지에 우물을 파주는 ‘평화의 샘물’ 운동을 전개해 왔다. 또 ‘맑은 눈 아프리카봉사단’을 통한 ‘안경 보내기’, 비전케어를 통한 백내장 수술 지원 등의 나눔운동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올해 한국에 큰 수재가 났을 때는 고향 돕기에도 마음을 모았다. 지난 수재 때는 아중동총연합회에서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았으면서도 큰 피해를 본 전남 곡성에 2천만원 상당에 이르는 전기밥솥을 사서 기증하기도 했다.

“수재 때 짧은 시간의 모금인데도 너무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어요. 코로나로 다들 어려운 상황인데도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김점배 회장은 신임회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을 묻자 “돌아가신 임도재 전임 회장을 뜻을 받들어서 화목하고 단합하는 총연합회가 되도록 하고, 현지인 사회와 더욱 융화하는 한인사회로 만들겠다”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오지에 우물을 파주는 ‘평화의 샘물’ 같은 운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크지 않은 자금이지만 지속적인 자금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면서 “연합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든지 아니면 산하에 나눔운동을 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연합회 집행부가 새로이 구성되면 이 일을 심도 있게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남아공 소볼로 마을에서 열린 ‘평화의 샘물’ 개수식.
2018년 남아공 소볼로 마을에서 열린 ‘평화의 샘물’ 개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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